마크로비오틱 집밥 - 몸은 가벼워지고 면역력은 높아지는, 개정판
이양지 지음 / 성안북스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마크로비오틱 집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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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이 어디를 가나 화두입니다. 마치 집밥이 세상의 달콤하고 유혹적인 음식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안식의 음식인양, 요즘 대한민국 사람들은 집밥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막상 '집밥?'이라고 해봐야, 백종원 레서피에는 설탕이 듬뿍 들어가고, 후쿠시마발 방사능 오염의 시대에 재료의 안전성을 확보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젠 그냥 '집밥'이 아니라, '내 몸 살리는 집밥'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크로비오틱 집밥>의 표지에 적힌 '몸은 가벼워지고 면역력은 높아지는, 자연의 에너지를 통째로 먹는 힐링 음식'이란 표현이 참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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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할테지요? 마크로비오틱(macrobiotic)이라니 말입니다. 이는 '음식을 버리는 것 없이 섭취해 음식의 생명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건강할 수 있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한 곡채식섭생법입니다. 쉬운 말로 '건강식'으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오염된 식품이나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육류 위주의 식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상태의 재료가 지닌 '있는 그대로'의 생명력을 섭취하자는 취지를 따른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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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비오틱 요리법은 신토불이와 일물전체(하나의 온전한 형태를 가진 살아 있는 음식)라는 2가지 원칙을 따릅니다.전자는 자신이 사는 곳에서 난 제철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의미, 후자는 하나의 음식을 통으로 먹으라는 의미입니다. 의외로 쉽지만은 않습니다. 위생관념이 높아지다 보니, 무껍질, 연근껍질 다 벗겨내고 '하야면 하얄수록'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또, 실제 모든 식재료를 100% 믿을 수 있는 유기농으로만 구비하고 요리하기도 어려운 현실이기에 껍질까지 먹기는 어려운 도전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통째로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식품 고유의 에너지를 함께 섭취한다는 마크로비오틱 요리법의 철학에는 신뢰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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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비오틱 요리법에서 배척하거나 제외하는 식재료는 없지만, 육류보다는 곡물과 채소를 더 자주 활용합니다. 특히 <마크로비오틱 집밥>에 소개된 레서피를 보니, 뿌리식물의 다채로운 활용법이 눈에 들어옵니다. 원래 마크로비오틱의 본고장은 일본이었던지라, 마늘을 사용하지 않았으니 요리연구가 이양지는 한국의 밥상에 맞게 마크로비오틱을 변형했습니다. 즉, 마늘도 김치도 고추장도 활용합니다.

식재료를 참 살뜰하게 활용합니다. 심지어 표고기둥을 떼어 말렸다가 장조림의 식감을 내는 조림요리를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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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비오틱 집밥>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먼저 1장에서는 '구하기 쉬운 재료, 만들기도 쉬운 식단'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2장에서는 이양지의 표현을 빌자면, '입의 호사를 누리고 싶은 주말이나 특별한 날 어울릴 식단'으로 꾸렸다고 합니다. 3장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조리법이 주를 이룹니다. 저자 역시 미취학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인지라 엄마로서의 살뜰한 마음을 담아 아이들용 레서피를 제시합니다.

 

 

 

 

 

마크로비오틱의 기본주식은 현미밥입니다. 백미는 생명이 없는 음식인반면, 도정하지 않은 현미에는 생명력이 가득하답니다. 수수, 조, 보리, 메밀 은 중용에 가까운 성질을 지닌 곡류이기에 적극 섭취하라고 합니다. 다행히도 <마크로비오틱 집밥>에서 현미밥 맛있게 짓는 법을 소개해줍니다. 첫물을 생수로 씻는 것이 좋답니다. 몸을 탄탄하게 조이고 싶을 때는 소금의 양을 좀 많이, 몸을 느슨하게 풀어주고 싶을 때는 적게 추가하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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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바오틱의 채소 써는 법에도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껍질 째 가급적 음식 재료 전체를 사용하기에 껍질을 벗기지 않는 것은 기본이며, 뿌리도 사용합니다. (설마, 대파 뿌리 버리는 분은 없으시죠? 육수로 활용하면 그만입니다). 양파도 뿌리(양)와 줄기(음)가 고루 들어갈 수 있도록 부채꼴 형태로 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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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비오틱 집밥>에서는 총 33가지 식단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각 식단은 2가지에서 5가지 정도 요리로 구성되었기에 요리하는 이들의 부담감은 크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곡류의 활용이 눈에 뜨이고, 뿌리채소의 다채로운 활용, 재료 본연의 성질과 향을 살린 요리법이 눈에 들어옵니다.

33가지 식단을 차근차근 살피다보니, 늘 접하기에 새로울 게 없어보이는 식재료를 참신한 마크로비오틱 요리로 재탄생시킨 이양지 요리연구가의 노력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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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당근채전, 종종 해보았으나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요리였는데 마크로바이틱의 채소썰기 비법 덕분인지 요리책에서는 새로운 음식으로 보입니다. 감자의 전분을 제거하고, 감자 당근을 얇게 써는 것이 관건입니다. 다른 말로 정성이 관건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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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한국 사회에서도 '브런치'라는 말이 일상어로 통용되면서, 브런치 사교모임도 많아졌지요? 브런치 까페도 활성화되었고요. 자꾸 외식만 하지말고, <마크로비오틱 집밥>에서 제시하는 브런치 세트 메뉴 중 다만 한 두가지라도 시도해서 친구들을 초대해보면 어떨까요? 말린채소 김밥이나, 샐러드피자 보기만 해도 식욕이 돌지 않나요? 혼자서만 건강해지지 말고, 친구와 이웃에게까지 마크로비오틱 철학을 소개하고 요리를 나눴으면 합니다. 함께 건강해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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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밥을 사랑합시다. 밀가루 가공식품 말고, 쌀밥을 먹어야 몸도 건강해지고, 이 땅을 지키며 고생하는 농민들 은혜에도 보답하는 셈이고, 길게 보아 식량자주국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입니다. 쌀밥, 이왕이면 현미밥 먹어 나라도 사랑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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