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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컬러링북 ㅣ 아름다운 고전 컬러링북 1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글, 최연순 옮김, 이호석 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2월
평점 :
어린왕자
컬러링북
최근
출판계 키워드로는 단연 '힐링 아트'로서의 '컬러링 북'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컬러링 달력에 엽서, 컬러링 대형 벽지 등등 다양한 컬러링
제품을 만나봤지만, 고전 컬러링북은 참신하다. 도서출판 '북로그컴퍼니'에서
'세상에 오직 한 권밖에 없는 나만의 고전 명작 만들기'를 모토로 기획하였는데, 완간되기도
전에 이미 중국과 대만에 판권을 수출했다니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을 보내고 싶다. 출간된 '아름다운 고전 컬러링' 시리즈 3권 중,
<어린왕자>를 만나보았다.
컬러링북인만큼 컬러링이 주를 이루고, '번역은 액세서리?' 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류!
파리에서 공부한 최연순이 번역을 책임졌다. 불어, 독어, 영어에 능통한 번역가는 프랑스어 원전은 물론이거니와 독일어 번역본까지 두루 참고하여
자연스럽고도 정확한 번역을 추구하였다. '어려서 읽었는데? '어린 왕자' 정도는 다 읽어본 책 아닌가?'하는 성인이라도 반드시 다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을 만큼 문장이 아름답다.
어린 시절, '문학 소녀'니
'문학 소년'이라고 불려봤던 이 중에 <어린 왕자>를 '내 마음의 책'으로 꼽지 않을 이 있을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던
<어린 왕자>, 불어 공부 5년 하고 원서로 읽었던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라는 어린왕자의 말을 적어도 심정적으로는 따르며 살고 있으니까.
여름 휴가가면서 챙겨가길 참 잘했다. <어린왕자 컬러링 북> 덕분에 아이들이 얌전히 잘 놀았으니까. 4살, 7살
꼬맹이들은 <어린왕자>의 문학사적 가치니 생텍쥐베리의 독특한 세계관 따위는 아랑곳 없다. 어린왕자가 실존한다고 믿는 아이들은 왕자를
예쁘게 치장해주는 데 온 정성을 쏟는다. 바오바브 나무는 미완의 여백으로 넘기더니, 어린왕자만큼은 열과 성을 다해
칠한다.
마지막 장의 일러스트레이션 만큼은 꼬마들이 칠하기 전에 내가 채색하고 싶다.
사막에서 살아 돌아온 자신을 환영하는 사람들(어른들)에게 '어린왕자'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가슴에 6년이나 묻었다는 동화 속 조종사는 사실
셍택쥐베리의 분신일지도 모르는데 ……. 꼬맹이들이 냉큼 칠해버리기 전에, 조종사만큼은 내가 천천히 색 입혀주고 싶다. 나 역시 그처럼, 말하느니
차라리 내 안에만 담아둔 꿈이 있기에 조용히, 천천히 그 꿈을 나누고 싶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