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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 ㅣ 우리 아이 인성교육 시리즈 8
로버트 버레이 글, 웬델 마이너 그림, 이정모 옮김 / 불광출판사 / 2015년 7월
평점 :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 !
(2007)라는 다큐멘터리에서 걸작 다큐멘터리에서는 혹등고래 (
humpback whale)의 여행을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심장 무게만도 200킬로그램 가까이 나간다는 거대한 덩치의 혹등고래는 한 달에
16,000km를 이동할 수 있는 바다의 수영선수이죠. 1,000가지 이상의 소리를 내는 1인 오케스트라이기도 하고요.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 (원제: Trapped! A Whale's Rescue)>는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실제 있었던 혹등고래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습니다.
2005년, 샌프란시스코 근해, 게를 잡을 때 쓰는 그물에 걸려 처참한 상태였던 혹등고래를 어부들이 발견합니다.
이들이 해양 포유류 구조센터에 연락을 하자, 구조센터에서는 고래 전문가와 잠수부로 팀을 꾸려 현장에 파견했습니다. 무려 20여개, 도합
60미터가 넘는 밧줄이 고래의 살을 찢고 파고 들어가 고래는 숨구멍을 물 밖으로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잠수부들 역시 고래가 몸만 한 번
비틀어도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서 한 시간이나 밧줄을 조심스레 끊어내어 고래를 구조했습니다. 신기하게도 고래가 마치 구조대들에게
말이라도 걸듯, 잠수부 한 사람 한 사람을 조심스레 만졌다고 합니다. 그 놀랍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로버트 버레이의 글과 웬델 마이너의 그림과
함께 아름다운 작품으로 태어났지요. 바로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가 그 작품입니다.
혹등고래는 북극 바다에서 캘리포니아
해안까지 이동해 다녀요. 몸집이 어마한 만큼 먹이도 많이 먹습니다. 플라크톤과 크릴 등을 하루에 2.3톤이나 먹는데요. 바닷 속에서는
1,000가지도 넘는 다양한 소리를 내지요. 일본을 비롯한 몇몇 나라에서 고래잡이를 많이 해서 혹등고래는 한 때 멸종 위기에 이르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1966년
고래잡이를 제한하는 국제조약과, 1971년 상업용 고래잡이 금지법이 미국에서 발효되면서 혹등고래의 개체수는 지난 50년간 8배 정도 늘었다고
합니다. '다행'이라고 하기엔, 여전히 혹등고래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많이 있어요. 고래 고기에 탐닉하는 사람들, 그물 등이 고래의 생명을 위협하지요.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의 주인공 고래가
겪은 일처럼 말이에요.
그물에 걸려 숨이 막혀 죽을 뻔한 고래를 잠수부들이 살려주었다는 훈훈한 이야기이지만, 역으로
그물에 걸려서 고귀한 생명의 끈을 놓게되는 고래도 많이 있겠지요. 작가들이 서문에 썼듯이, "바다에 사는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앞으로 해양
포유류 친구들을 구해 줄 미래의 해양생물학자" 독자들이 그런 불행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멋진 행동을 했으면 좋겠네요. 어른들 역시, 더욱 고래
보호, 해양생물 보호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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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로서 감사할 일인데, 불광출판사 측에서는 혹등고래의 습성과 고래 구조 작업 및 관련 도서를 부록 형식으로 소개해주고 있어요.
영어 원문도 고스란히 옮겨 실어주었답니다. 미래의 생태학자, 해양학자가 될 꼬마독자라면 이왕이면 전세계 과학자들과 통할 수 있는 영어로
혹등고래에 관한 어휘와 표현을 익혀두면 좋겠지요? 혹등고래의 움직임을 시적으로 묘사한 마지막 문장의 원문을 옮겨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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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thrusts herself out of the water, breaches, slaps the
surface in a final good-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