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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재발견 - 나는 언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가
론 프리드먼 지음, 정지현 옮김 / 토네이도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The Best Place to
Work
공간의
재발견
한국어판 제목 때문에 단단히
착각했다. <공간의
재발견>이 소린 벨브스 (Xorin
Balbes)의 <공간의 위로> (원제 SOULSPACE : Transform Your Home, Transform
Your Life)류의 공간 리디자인(redesign)에 관한 책일 거라고
착각했다. 저자 약력을 제대로 확인했더라면 피할 수 있는 착각이었는데 말이다. 저자 론 프리드먼((Ron Friedman)은 사회심리학자로 대학
강단에 서왔지만, 학문을 실용적으로 응용해보고자 기업 세계로 눈을 돌려 경영컨설팅업체 이그니트80(Ignite80)을 설립했다.
생산성, 창의성, 몰입력을
장려하는 작업환경을 밝힌 많은 연구물을 읽어온 학자로서의 그는, 실제 현장에서 그런 통찰력이 적용되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태어난 책이 바로, <공간의 재발견>. 사회 심리학의 통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기업의 채용부터 리더의
동기부여, 오피스 공간의 배치와 디자인까지 ‘가장 일하기 좋은 작업환경’을 조목조목
설명해준다.
책 읽으러 자주 '코 워킹(co-working)' 을 위한 까페를 이용하는데(음료 포함 1일 이용에
최소, 11,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신기하게도 이곳에만 오면 몰입을 경험한다. 비결은 뜻밖에 간단하다. 천장이 압도적으로 높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실제 론 프리드만도 '창의성을 북돋는 공간의 힘'이라는 소챕터에서 천장 높이를 언급한다. 2007년 미국 라이스(Rice
University)대학에서 시행한 시험에 따르면 천장 높이가 더 높은 방에서 시험을 치른 학생들이 추상적 사고에서 더 높은 성취를 보였다고
한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론 프리드만이 공간 배치의 전략을 진화 심리학의 관점에서 설명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바나 가설(Savanna
Hypothesis)을 끌어와서 사람들 역시 안전함을 느끼는 장소를 본능적으로 선호하며 이는 사무실의 공간배치에도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사회심리학자로서의 저자의 전문지식과 통찰은 그 외에도 여러 부분에서 빛나는데, 특히 그는 진화심리학이나 인류학의 이론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독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예를 들어, 그는 인류학자 로빈 던바(Robin Dunbar)의 뒷말이론(gossip theory)을 빌어와서
뒷말의 순기능을 짚어주고(179쪽), 편견 역시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보면 생존가능성을 높여주는 메커니즘이라는 역발상의 해석을
보여준다(3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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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리더들이 <공간의
재발견>에 격찬을 아끼지 않은 이유는 여럿이겠지만, 그중 하나는 이 책에서 저자가 최고의 성취를 내는 요건으로 단순히 업무환경뿐 아니라
조직 문화 등을 지적하며 총체적 접근을 보여준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학자이자 사업가로서 저자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진화생물학, 사회심리학, 인류학, 행동경제학, 경영학, 뇌과학의 최신 연구성과들을 현장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쉽게 전달해주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일하고 싶고, 일하기 좋은 일터를 설계하고 직원들을 이끌고 싶은 경영인뿐 아니라, 스스로 최고의 능력을 끌어내며 행복하게 일하고 싶어하는
잠재적 독자들에게 보약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