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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을 말한다 - 국민은 왜 국정원 수술 동의서에 서명하는가
신경민 지음 / 비타베아타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국정원을 말한다>는 2013년 9월 30일에 초판되었다. 1981년 MBC에 기자로 입사한이후, 9시
뉴스데스크 앵커,민주통합당 대변인에 국회의원까지 역임한 신경민 의원이 쓴 책으로, "국민은 왜 국정원 수술 동의서에 서명하는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신 의원은 최근에도 국정언이 이탈리아 소프트웨어업체 해킹팀의 해킹 프로그램 RCS(Remote Control System) 구입에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015. 7.14 JTBC뉴스 참고).
머리말에서 신경민 의원은 "이 기록을 모으고 밤새워 일한 보좌진에게 감사를 드린다"(8쪽)이라고 적은 것을
보면 사안이 사안인만큼, 출간일을 앞당기려는 노력을 많이 한 듯 하다. 저자는 "진실은
언젠가 드러난다고 믿을 만큼 순진하지 않다. 그러나 지금 알고 있는 역삼동 오피스텔 사건과 연이은 사건의 사실을 제한적이더라도 흩어지기 전에
기록하고 묶어두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8쪽)며, 기꺼이 그 기록자의 소심을 맡았다. 그렇게해서 2013년
대한민국 국민을 만났던 책이 바로 <국정원을 만한다>이며, 2015년 이제 알만한 사람은 이 사건의 기승전결의 윤곽을 그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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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을 말한다>는 2012년 12월 대통령 선거 기간에 발생해서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박근혜 후보자와
문재인 후보자 사이에 설전을 오가게 했던 국정원 오피스텔 댓글 공작 사건을 시발점으로 기술된다. '모르쇠' 혹은 '여성 인권침해'라는 코드로
몰고가려했던 국정원은 수사의 물길을 돌리기 위해, 사상 초유로 NLL문건 전문을 공개하며 탁월한 물타기 능력을 발휘했다. 신경민 의원은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중병에 걸렸기에 국민의 요구로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주장 일변도가 아니라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한 일련의 흐름을 구체적인 정보를 마치 생중계방송인양 펼치며 독자에게 보여주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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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진실 드러내기' 총대를 매었으면 좀 대중에게 쉽고 흥미롭게 어필할 수 있는 필체로 잠재적 독자층을 늘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는 지엽적인 지적에 불과하다. 국정원 댓글 조작사건은 빙산의 일각. 빅 브라더스 사회에 세치 혀 놀리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 액정 두드리는 내 손끝조차 감시당하는 불안감, 여론의 흐름을 조작하여 민주주의를 공허한 수사로 전락시키는 이 무서움에 떤다. 떨기만
하면 아니 되는데, 어떻게 드러내고 결집해야하는가?
자료 사진으로 완전 동일한 사진을 같은 책에 여러 번 올리는 일이 드물텐데, <국정원을 말한다>는
예외이다. 139쪽과 231쪽에 동일한 사진이 편집조차 달리하지 않고 자료사진으로 실렸다. 저자 신경민의 단독 사진 역시 같은 프레임에서
127쪽, 159쪽, 232쪽 등에 실렸다. 시안이 촌각을 다루는 민감한 시안인만큼 출간일에 대한 압박도 있었을테고, 사진자료로 현장감을 더하기
위한 의도였겠지만 편집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