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먼지가 내려와요 미래 환경 그림책 9
이경국 그림, 김수희 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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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먼지가 내려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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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생각이 든다. 봄볕 쐰다고 참 무던히도 일부러 바깥 나들이 일부러 다닌 지가 몇 년 째인데...... 초미세먼지(PM 2.5)는 예전부터 있었으나, 정작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기에 일반인들은 그 명칭조차 모르고 볕 좋은 날이면 밖을 쏘다녔으니 억울하다. 솔직히 아직도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동의어라 생각하거나, "먼지도 마셔주어야 더 건강해진다"라는 궤변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웃어넘기는 이들도 보아왔다. 일반인으로서의 경각심은 대기질 안내지도가 보라색이나 갈색으로 덮여야 잠시 올라갈 뿐, 초미세먼지는 이내 삶의 다른 문제들에 자리를 내어준다. 눈에 직접 보이지 않고, 피해가 당장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방심하는 것이다. 특히 미술 시간이면 "하늘은 파란색"의 공식을 순진하게 따르는 꼬마들에게 '저 하늘에 독성 발암물질이 가득하니 밖에 나가지 말라'한들 그 말을 믿겠는가? 다행히도 <죽음의 먼지가 내려와요>같은 진지한 환경그림책이 있어 아이들에게도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생생하게 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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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쓴 이 그림책은 표지부터가 텁텁한 회갈색으로 덮여 있다. 이경국 그림작가가 오염된 공기의 무거움을 숨 막힐 듯 두꺼운 질감으로 잘 표현해냈다. 첫 장에는 귀여운 또래의 소녀 사진이 그려있다. 노래를 잘 불렀다는 메이링. 하지만, 이제 더는 노래하지 못하고 차가운 땅 밑으로 들어가버렸다. 미세먼지로 인한 폐암이 원인이라는데 믿어지지 않는다. 불과 여덟 살인데......, 아무 잘못도 없는 가련한 아이인데......, 장쑤 성 지역의 더러운 공기 마시면서 운동장에서 뛰어논 죄밖에 없는데.....

아이는 그렇게 친구, 메이링을 떠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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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새파란 맑은 하늘은 영화나 그림책 속 풍경일 뿐이다. 태어나서부터 줄곧 장쑤성 지역에 살아온 아이는 하늘이 원래 회색인 줄 안다. 경제가 급속히 발전한 지역답게 이 지역에는 많은 공장이 들어섰고 그 대가는 무고한 시민이 죽음과 질병으로 치르고 있다. 여덟 살 짜리 친구를 세상에 떠나보내고 혼자 아홉 살을 맞은 소녀. 아이는 훗날 아흔 살을 맞을 수 있을까? <죽음의 먼지가 내려와요>의 후반부에서 소녀가 독백한다. "나는 달라졌어요./ 이제 지난봄처럼 달릴 수 없어요. / 혹시 나도 메이링처럼 죽는 걸까요?" 페이지 한쪽에 그려진 수액 링겔이 독자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김수희 작가는 긴 설명 필요 없이, 미세먼지가 왜 '은밀한 살인자'인지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메이링의 비극적 사연은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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