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문법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3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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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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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신문방송학과 교수(전북대)이면서도 역사, 사회, 문화, 정치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방위적 활약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강준만 교수. 고백하건대 그의 이름에는 익숙해졌지만 정작 그가 쓴 <싸가지 없는 진보> 등 책 한 권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다작 저술가인 그가 2015년에는 <생각의 문법>을 내놓았다기에 호기심이 동하여 냉큼 읽어보았다. '머리말'의 타이틀부터 생각의 촉을 따끔따끔 자극한다. "왜 우리는 생각의 문법에 무심할까?"

강준만은 영어문법에 강박을 가진 한국인이 정작 한국어 문법은커녕, 문법의 존재함 자체에 무신경하다는 지적을 한다. 익숙해져서 되짚어보거나 자기반성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문법'이란 통상의 'grammar'가 아니라 '생각의 고정관념,' 즉 검증하지 않은 확신과 편견을 일컫는다. 그는 한국 사회의 경우 성찰하지 않은 확신과 신념이 독장미처럼 사회에 퍼져, '공공의 적' 수준이 되었다고 안타까워한다. 나아가 학자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는 '생각의 문법' 50가지를 해부해본다. 확신과 신념의 생성된 근원과 과정을 탐색한 책이 바로 <생각의 문법>이다.


 

"착각과 모방," "동조와 편승," "예측과 후회," "집중과 몰입," "인정과 행복," "가면과 정체성," "자기계발과 조직," "경쟁과 혁신," "네트워크와 신호," "미디어와 사회"의 열 개의 장으로 구성된 <생각의 문법>은 다시 50개의 하위 질문으로  세분화된다.  인물과 사상사 편집실의 혁혁한 공인지, 베스트셀러 저술가로서의 강준만 교수의 감각 덕인지 50개의 질문은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흥미롭다.  예를 들어,  "왜 정치인들은 자주 약자 코스프레를 하는가? "라는 질문에서는 '언더도그 효과(underdog effect)'를 소개하고, 한국 사회 연례행사인 민족대이동’은 로렌츠의 각인(imprinting) 효과로 해석한다. 그 외에도 자살한 여배우 이은주를 언급해가며 '베르테르 효과'를 이야기하고,   한국 사회에 만연한 ‘SNS 자기과시중독증은 인정투쟁 이론을 들어 설명한다. 이쯤에서 <생각의 문법>이 한국 사회에서 '최대공약수'로 통용되는 문법을 해독하기 위해, 진화심리학, 생물학, 사회학, 행동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의 렌즈를 빌어왔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각주로만 이십여 쪽(pp. 349-73) 을 할애했을만큼 많은 이론과 저서를 참조했다.  주로 서구에서 활약하는 학자들의 이론을 소개하고 한국 사회의 현상에 적용한다. 예를 들자면 아인슈타인의 명언 인용을 시작으로 칙센트미하이(Csikszentmihalyi)가 재정의했다는 '몰입 (flow)'의 개념을 설명한후, 한국 사회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몰입이 부재한다며 아쉬워하는 식이다. 강준만 교수에 따르면 "한국에서 몰입은...(중략)...'영어몰입교육'을 정당화하거나 미화하는 용도로만 사용된 (p.120)" 듯 하단다.

<생각의 문법>을 읽어나가다보면 '지식의 백과사전' 이 현란한 전문용어로 채워져 두꺼워짐을 느끼는 동시에 살짝 방향감각에 혼란도 온다. 50개의 질문과 답, 그 자체를 한 촉으로 꿰뚫는 문법의 규범을 따로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앎이 미천한 독자로서 강준만 교수가 꼽은 '최대 공약수의 공통해독 코드'를 짚어내지 못하고 정보의 망망대해를 헤엄치는데서 온 어지러움증인지.  50개의 질문에 대한 답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매 페이지마다 동동 떠오르는 전문용어나 이론들을 걷어내고 나면, 도대체 한국사회에서 '공공의 적'이 된 생각의 문법의 원맥이 무엇이라는 것인지를 알고 싶다(아니면, 그 코드를 알 수 있을만큼 '똑똑'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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