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커빌가의 개 지성과 감성이 자라는 어린이 세계문학고전 20
아서 코난 도일 지음, 토니 에반스 엮음, 김선희 옮김, 펠릭스 베넷 그림 / 가나출판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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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커빌가의

 

 

 

 

 

 

덩치 꽤나 좋은 10살짜리 사내 녀석이 자기방에서 이불과 베개를 들고 쪼르르 나왔습니다. "무서워서 혼자 못 자겠어요."하면서요. 1시간쯤 전만 해도 태평하게  잠옷 바람에 뒹굴뒹굴하며 <바스커빌가의 개>를 읽던 녀석이 말입니다. "미친 개인지, 괴물인지" 너무 무서워서 혼자 못 자겠답니다. 하긴 제가 어렸을 때 한동안 추리 소설에 푹 빠져서 '아가사 크리스티 걸작선'을 한 권 한 권 사 모았는데, 책장에 조르르 꽂혀 있는 그 빨간색 표지조차 무서워서 잠을 못 이뤘던 기억이 나더군요. 기억의 중첩.....

어린 시절의 저만큼이나 아이도 추리문학의 세계에 폭 빠져 들었나봅니다. 한 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오기 어려운데 말이지요. 아이가 읽은 <바스커빌가의 개>는 그 유명한 아서 코난 도일의 원작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과감히 에피소드의 부피를 줄이고 문장을 가다듬어 어린이용으로 펴낸 책입니다. 흥미로운 일러스트레이션, 본문 어휘풀이, 추리소설가 도진기의 추천사 등까지 곁들여져 초등 3학년 이상이면 혼자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난이도입니다.

 

 

<바스커빌가의 개>는 그 유명한 코넌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많이 읽힌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1902년에 발표된 이 이야기는 영국의 후기 빅토리아 시대, 런던에서 다트무어를 배경으로 전개되기에 2015년 한국에 사는 어린이 독자에게는 생소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가나 출판사는 이 걸작을 60여 쪽 분량으로 압축하되 원작의 감동과 가치를 살려냈고, 작품의 문학사적 역사적 의의를 설명한 그림과 사진자료까지 부록으로 실어주었기에 초등학생에게 친절한 고전 입문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코넌 도일이 상상해낸 가상의 인물이지만 왠만한 실존 위인보다도 명성이 높은 셜록 홈즈는 <바스커빌가의 개>에서 바스커빌 가문에 전해 내려오는 미스터리한 저주를 악용한 사건을 추리로 해결해줍니다. 괴물체, 전설, 시체와 황무지 등의 요소가 미스테리함을 배가시키며 독자의 손에 땀이 나게 합니다.  

 

 

 

 

사실 이 소설의 최초 아이디어는 토넌 도일이 아닌 당시 종군기자였던 플레처 로빈슨에게서 나왔습니다.  실제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다트무어 출신의 기자에게서 고향 지역에 전승되는 기괴한 전설을 전해들은 코난 도일이 재짝 작품화한 것이지요. 요즘처럼 스마트 기기니 CCTV에 일상적으로 사생활을 노출시키고 CSI 등 과학수사대가 활약하는 시대에 사는 요즘 꼬마들에게는 의아하겠지만 <바스커빌가의 개>가 쓰여졌던 20세기 초만 하여도 살인사건은 셜록 홈즈같이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관찰력을 지닌 탐정이 아니라면 해결하기 어려웠겠지요?

 


 

 

 

 

 

 

 

 

 

 

 

 

 

 

 

 

 

 

<바스커빌가의 개>는 몇 줄로 압축하기 어려울만큼 등장인물간의 관계도 복잡하고, 전설의 세계와 현실의 구체적 범죄가 중첩되어 미스테리함을 증폭시킵니다. 바스커빌가에 대대로 전해내려오는 전설을 일깨우기라도 하듯, 시골 마을 바스커빌에서는 바스커빌가의 후손이 의문의 죽음을 당합니다. 사건을 의뢰받은 명탐정 홈즈는 '전설 속의 거대한 개'가 아닌 추악한 인간의 탐욕이 실재함을 추리를 통해 밝혀냅니다. 독자는 과연 저주가 실재하는지, 아니면 검은 마음의 악인이 저주를 악이용헤 사악한 범죄를 구상했는지에 대한 답을 <바스커빌가의 개>의 마지막 장을 넘길 즈음에 찾게될 것입니다. 그 만큼 이 이야기는 퍼즐의 조각들을 손에 쥐고 있어도 마지막 순간까지도 완성된 퍼즐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스릴 넘치는 추리물입니다. 아직 추리물의 세계에 입문하지 못해본 초등학생 독자들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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