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위로 - 삶을 바꾸는 나만의 집
소린 밸브스 지음, 윤서인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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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나만의 집
공간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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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위로>의 원제, <SOULSPACE : Transform Your Home, Transform Your Life>. '사는 곳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지리라'는 메세지가 처음엔 다소 홍보문구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10년 이상을 오롯이 공간의 리디자인(redesign)에 헌신해왔다는 소린 벨브스 (Xorin Balbes) 의 진정성에 공감하면서 어느새, 나 또한  내가 사는 공간의 변화를 꿈꾸고 있다. 단순히 '먹고 자고 쉬어가는' 공간이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이들의 열망을 자극하고 꿈을 현실화시켜줄 공간으로.......

<공간의 위로>를 단순히 '인테리어' 실용서적으로 분류하면 큰 오산이다. 이 책은 종교서적에 버금가도록 자아성찰을 유도하는 명상서이자 삶의 지혜를 담은  철학서 같다. 대부분의 인테리어 서적이 '타인에게 과시할만한, 혹은 보여주기 위한 공간'에 포커스를 둔다면, <공간의 위로>의 접근법은 사뭇 다르다. 바로 그 공간에 사는 이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소린 벨브스에게 집은 단순히 소유물을 놔두는 장소가 아닌, 사는 사람이 스스로의 열망을 탐구하고, 영감을 얻고 고양시킬 곳이다. 동시에 과거와 현재 모습을 표현하는 물리적 공간이자, 내면의 거울이다. 소린 벨브스는 손님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내면의 욕구를 거부하며 거실만 부각시켜 놓는다거나, 과시용 고급 인테리어 소품들을 진열하라는 등의 팁을 적어 놓지 않았다. 대신 구체적인 8단계 과정을 통해 집을 영혼의 공간으로 재창조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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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린 밸브스가 제안하는 소울스페이스(soulspace) 창조 여덟과정에서 가장 기초단계에서는 스스로의 과거, 심지어는 무의식적 애착까지 파악한다. 과거를 알기 위해서는 "1단계 평가하라 / 2단계 방출하라 / 3단계 청소하라"의 과정을 거친다. 쉽게 말해,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을 왜 그렇게 꾸몄는지를 검토하고 불필요한 짐들을 과감히 방출함으로서 마음의 짐까지 벗어버린다. 청소를 하면서 기억과 소유물을 예우하고, 공간을 사랑하고 고마워하는 마음을 일깨운다.

2장에서는 "어떻게 살기를 원하는지," 즉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  "4단계 꿈꾸라/ 5단계 발견하라 /6단계 창조하라"의 과정을 거치며, 꿈과 목표에 가깝에 해줄 공간으로 집을 거듭 탄생시킨다. 다시 3장에서는 꿈을 추구하도록 응원하고 격려하는 공간을 고민한다. 구체적으로는 "7단계 향상하라 / 8단계 축하하라"의 과정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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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단계를 나열하고 나니 소울스페이스 창조의 과정이 다소 건조하게 보여지지만, <공간의 위로>의 서정적 문체와 고무적인 실제 사례를 접하면 각 단계가 얼마나 중요하고 현실에서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절감할 것이다. 소린 벨브스 스스로도 이 과정을 통해 로이드 라이트(Lloyd Wright)가 1926년에 설계한  그 유명한 소든 하우스(Sowden House)를 새로운 공간으로 리디자인했으며, 최근에는 마우이섬 에 위치한 프레드 볼드윈 추모관(Fred Baldwin Memorial Home)을 복원하여 힐링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켜놓았다. (홈페이지에서 각 건물의 이미지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 소든 하우스 http://lumeriamaui.com/ & 마우이 리조트 http://soulspace.com/book/ )

소린 벨브스가 얼마나 예민한 감성의 아티스트인지를 보여주는 사례 하나를 소개해보자. 소든 하우스를 개조하여 남자친구이자 애인과 삶터로 삼은 그는, 이사하고 한 달이 지나서도 유난히 피하고 싶은 음울한 공간이 있어 고민스러웠다고 한다. 그 무렵 출간된 <블랙 달리아 Black Dahlia>란 책을 읽고 그는, 이 집이 1947년 있었던 끔찍하고 엽기스러운 범죄의 범인일지도 모르는 외과 의사가 실제 살았던 집임을 알게된다. 소든 벨브스는 이 공간에서 음울한 기운을 몰아내기 위해 아메리카 인디언 샤먼을 고용해서 정화 의례를 치르고, 엑소시스트까지 불러서 성수를 뿌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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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와 명상을 즐기는 소린 벨브스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이를 적극 공간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그는 집 안에 흙 불 물 공기의 4요소를 갖추라고 제안하는데, 실제 자신의 공간에 크리스털 원석이나 수족관, 자쿠지, 유기농 텃밭과 수영장 등을 들여놓았다 (2-40평형대의 아파트 생활을 주로할 한국의 서민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제안이기는 하다).

<공간의 위로>에는 소린 벨브스의 조언으로 실제 인생의 물꼬를 새롭게 틀어, 적극 현재를 살고 미래를 꿈꾸게 된 이들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읽다보면, 슬금슬금 내 집의 거실, 욕실, 침실이 달리 보이고, 나의 꿈을 위해 어떤 공간을 집중적으로 만들거나 확장할지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고무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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