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박힌 못 하나 - 곽금주 교수와 함께 푸는 내 안의 콤플렉스 이야기
곽금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안의 콤플렉스 이야기
마음에 박힌 못 하나
 
 

 
<마음에 박힌 못 하나> 사실, 제목보다는 저자 이름에 먼저 끌렸다. 곽금주. 연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곽금주는 단순히 학문의 장에서 뿐 아니라 대중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아침 방송이나 뉴스에서 자문 역할로 코멘트를 해주거나 일반 대중에게 심리학의 세계를 풀어 전해주는 책을 내는 등 팔방미인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한다. 그녀의 고갈되지 않을 듯한 에너지를 생각하면 <마음에 박힌 못 하나>도 열정적으로 짧은 기간에 엮어냈으리라 상상이 된다. 저자는 "심리학을 씨실로, 신화와 문학작품을 날실로 하여 인간에게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 콤플렉스를 소개 (p.18)"하는 이 책을 그 동안 KB와 SamSung에 연재했던 칼럼의 연장에서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곽금주 교수는 "정상과 비정상 발달은 한끗 차이 (p. 310)"라며 인간의 정신에서 콤플렉스는 보편 발현된다고 이야기한다. 콤플렉스가 있다하여 비정상으로 몰아간다거나 당장에 전문의의 상담을 권하는 식의 접근이 아니어서 독자로서 마음이 편해졌다.  "콤플렉스의 종류는 인류의 개체 수만큼 다양할 (p.16)" 것이라는 저자는 <마음에 박힌 못 하나>에서는 18개의 콤플렉스에 집중한다. 출판사측 부제인 '신화, 문학, 그림 그리고 당신이 있는 콤플렉스 심리학'이 말해주듯 이 책에는 주로 그리스 신화나 서양의 문학작품에서 유래한 컴플렉스를 주로 소개한다.
 
 전사가 되고 싶은 여자들에게 흔한 '다이아나 콤플렉스'(힐러리 클린턴이 대표적 예),'트롤 콤플렉스 (투덜이 스머프가 대표적 예),' '시시포스 콤플렉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미란다가 보이는 일 중독),' '파우스트 콤플렉스 (빌 클린턴이나 타이거 우즈의 혼외정사가 그 한 예)' '휴브리스- 네메시스 콤플렉스 (닉슨 대통령),' '메데이아 콤플렉스 (아버지를 향한 증오를 가르치는 엄마들)' '크로노스 콤플렉스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와 스카이워커의 관계에 주목)' '카인 콤플렉스 (이방원)' '돈 주앙 콤플렉스'  '파에톤 콤플렉스 ('플레이보이'지의 휴 헤프너)' '몬테 크리스토 콤플렉스 (CEO 리 아이아코카)' '카산드라 콤플렉스' '플로니어스 콤플렉스,' '요나 콤플렉스' '폴리크라테스 콤플렉스' '노벨상 콤플렉스' '이카로스 콤플렉스'  


 
 
솔직담백한 화법만큼이나 편안하고 부드러운 문체로 곽금주 교수는 18가지의 콤플렉스를 설명하며 그것들이 '남의 마음, 너의 마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성찰을 하게 해준다. 물로 섣부른 일반화는 경계하고, 콤플렉스가 되려 자기 성장의 쓴 약이 되기도 한다는 순기능에 대한 코멘트도 잊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안의 못을 뽑아내 (p. 314)"라고 권유한다. 그 못을 부끄러워하거나 폐기하는 대신, 박혀 있는 그 못이 어쩌면 파괴자가 아닌, 나를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라는 열린 생각과 함꼐 하란다.  
흥미롭게 배워가며 읽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콤플렉스라는 정신분석학의 용어 자체가 서양에 기원을 두겠지만, <마음에 박힌 못 하나> 에 소개된 18개 컴플렉스 모두 서양의 신화와 문학작품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서 곽금주 교수는 대부분 서양의 명화, 외국의 유명인사나 서양 문화권에서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간혹 인천 부친 살해 사건이나, 이방원의 이야기도 등장하지만).
억지스럽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왠지 서구 학자들이 서구적 맥락에서 이미 발명해놓은 콤플렉스의 범주에 우리네 모습을 구겨 넣고 마찬가지의 이름으로 우리를 규정해야하나 싶은 보이지 않는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 물론 정신과 의사나 환자간의 비밀유지의무를 깨라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독자들에게 더 와닿을 수 있는 우리네 정서 우리네 특수한 문화적 풍토에서 콤플렉스에 대해 짚어주었더라면 <마음에 박힌 못 하나> 이 조금 덜 피상적이고 살갑게 다가오지 않을까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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