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한의원을 원장하는 한의학 박사면서 '의사를 믿지
말라!'니, 의료계의 이단아 아니야?" "부친이 약사라면서, 약이 약을 부르는 악순환을 끊어내자니 너무 솔직한 거 아니야?" 이혁재 박사의
<의사를 믿지 마라>를 두고 독자들은 궁금해할 지 모르겠다. 오해를 걷어내기 위해 저자를 대신하여 변명하자면,
저자가 전하려는 것은 의료계나 의사를 불신하라는 부정적인 메세지가
아니라, "내 몸의 면역력, 자생력을 믿고 일꺠워서 건강하게 살자."의 긍정의 메세지이다.
사실 평소에 월간 "인산의학"을 정기구독하고, 각종 건강서적을 꼼꼼하게 챙겨
읽는 독자로서 <의사를 믿지 마라>는 건강 상식의 일반론에 가까운 주장을 펼친다는 인상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일반 대중들에게
쉽게, 많이 읽힐 수 있겠다. 최근 탐독한 <남자의 밥상> 역시 의사인 방기호 저자가 건강과 젊음을 먹거리를 키워드로 풀어내는데
집중했다면, 이혁재 저자는 한방의 건강 5적을 중심으로 책을 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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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5적이란 무엇인가? 제
1적인
노적은
체력에 비해 무리했을 때 생기며, 2적인 식적은 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많이 먹었을때, 3적인
칠정에서는
다스리지 못한 분노가 핵심촉발원인이다.4적 방로는 소위 양기를 많이 소모했을 때, 즉 무리한 성생활 혹은 잦은 유산을 했을 일어나며 5적인
담음은 위 4가지 원인의 복합으로 몸 속의 진액이 말라 끈끈하게 뭉친것을 이른다.
병이
나기 전에 몸의 소리에 충분히 기울이고 몸과 대화하여 병을 예방하기를 강조하는 저자는 5적마다 자가
테스트페이지를 두었다. 예를 들어 식적의 경우, 명치를 누르면 통증이 있고 트림을 자주 하거나, 자주 체하고 몸이 잘 붓는 등의 신호가 있다.
이런 증상을 방치하면 진짜 병이 되지만, 예방하고 개선하면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건강관이다. 특히 저자는 진짜 병과, 생활습관 개선
등으로 의사의 힘을 빌지 않고도 혼자 고칠 수 있는 가짜 병을 구별할 것을 강조한다. 그런 가짜 병은 "거꾸로 건강법," 즉 '어제의 나와
반대로 사는 생활습관 개선'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한다.
이혁재
박사는 상당부분 건강의 키워드를 개인의 생활습관 및 잘못된 식생활 교정에서 찾는데, 결국 스스로가 스스로의 의사가 되라는 메세지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하고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들은 진짜 병으로 의사 신세 덜 질 수 있다는 뜻. 1991년 개원이후
50000여명을 진료했다는 그는 자신의 환자에게서 취한 구체적인 사례나 한의학이론을 빌어와 자신의 건강론을 강의하는데, 서두에서 이야기했다시피
건강관리의 일반론적인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 건강서적 입문하는 독자에게 특히 유용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