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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니체의 말 2 ㅣ 초역 시리즈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음, 박미정 옮김 / 삼호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프리드리히 니체? 생철학과 실존주의? 몇 개의 키워드만 머리속을 스칠뿐 정작 철학자로서의 그나 그의 대표작에 대해 아는
바는 없다. 철학적 언어의 기반이 약한 독자로서 왠지 그는 넘을 수 없는 산처럼 느껴져서 대표서 읽기에 엄두도 나지 않는다. 여기 나처럼
스스로의 무지를 부끄러워하면서도 니체에 한 발 다가가고 싶은 독자를 위해 고마운 책이 있다. 히라토리 하루히코가 지은 <초역 니체의 말>의 1권은 2010년 일본에서 출간된 이후
120만부나 팔리는 밀리언셀러 대열에 올랐다고 한다. 제 2편 역시 1편의 구성과 마찬가지로, 니체의 글귀들을 마치 시집인양 아름다운 구성으로
223개 소개하고 있다. 223개의 경구는 연금술사 히라토리 하루히코의 섬세한 손길을 거쳐 8개로 묶였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1부 - 세상에 대하여, 2부 - 인간에 대하여, 3부 - 자신에 대하여, 4부
-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하여, 5부 - 지성에 대하여, 6부 - 말에 대하여, 7부 - 마음에 대하여, 마지막으로 8부는 - 삶에
대하여.
하루 한장씩 읽어나가는 성경책인양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펴서 읽어도 좋고, 첫장부터 꼼꼼히 흐름을 타며 읽어도 좋은
구성이다. 어느 페이지를 펴도 삶과 인간을 꿰뚫는 니체의 성찰에 마치 멘토를 만난 듯한 든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편역자
시라토리 히루히코에 따르면 타인의 눈에 비친 니체는 온화한 성품에 행동까지 조심스러웠지만, 내면은 대쪽같았다고 평한다. 실로 <초역 니체의 말>을 읽다보면 행간에서 삶에 대한 강인한 애착과
고난극복의 의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군중의 무리속에서 자아를 잃지 않고 스스로를 성찰하고 성장시키려는 생의지를 읽을 수 있다. 니체가
철학자라기보다 문필가라는 비아냥을 혹자가 했다던가? 정말이지 지레 겁을 먹었던 것이 부끄러워질 만큼 니체의 문장은 현학의 거품을 뺀 부드럽고도
유려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철학입문 초보일지라도 충분히 음미하고 이해할 수 있는 문장들. 어쩌면 편역자 시라토리 히루히코의 편역 재능 덕분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초역 니체의 말>는 철학자에
대한 편견을 뒤엎을 만큼 충분히 섬세하고 부드럽게 마음을 파고드는 책이었다.
무려 223개의 경구가
실린 <초역 니체의
말>을 니체 초보 독자로서,
그것도 원서직독이 아닌 편역판으로 처음 니체를 만나는 독자로서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 무지한 자로서 223개의 경구를 꿰뚫는 니체의 생철학에
대해 주석을 달 수는 없으리. 대신 가장 마음을 울린 경구 몇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뛰어난 글은 작가 개인만의 정신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벗의 마음과 영혼, 나아가 무수히 많은 타인의 마음과 영혼을 아우르고 있기 떄문이다. 그것이 바로 통합의 정신이며, 그 안에는 많은
사람이 숨쉬고 있다. (p.35)"
2세기 전의 철학자 니체가
집단지성에 대한 통찰을 이렇게 아름답게 내비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회 속에서 타인과의 교재를 통해
자신의 순수성을 현저하게 잃어간다.........세상의 파도 소게서 사교적으로 살면서도 표류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언가를 버리를
단호함과 용기, 통찰력이 필요하다. (p. 43)"
아마도 내가 추구하는 삶이기에 가장
마음에 와닿을지도.....결국 <초역 니체의
말>은 삶에 대한 생각과
추구하는 바가 다른 독자마다 새롭게 읽어낼 귀한 재료묶음같다. 어떤 조합으로 어떤 요리가 탄생할지는 해석하는 독자의 몫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