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맞춤아기, 누구의 권리일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30
존 블리스 지음, 이현정 옮김, 오정수 감수 / 내인생의책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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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에 대하여 우리가
 
알아야 할 교양 30

 

 

 

 

 

 

 

 

맞춤아기, 누구의 권리일까?

 

 

문학가들이야 말로 인류의 미래를 내다보는 뛰어난 예견자라 했던가요? 백여년 전 공상과학 소설에 허무맹랑해보이는 상상물로 등장했던 잠수함이나 우주왕복선이 인류의 삶에 구체적 현실물로 자리하고 있지 않나요? 첨단과학기술의 맞춤아기 기술력을 보자면 1938년 출간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나 영화 가 그리는 유전적 계급사회는 상상 속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탈핵 운동이나 환경 문제처럼 인류공영의 생존과 직결되겠지만, 왠지 당장의 문제로 보이지 않아서인지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맞춤아기' 를 세더잘 시리즈에서 친절하게 다뤄주고 있습니다.
1978년 VIF(체외수정)으로 최초의 아기 태어난 이후 2003년에는 인간 게놈 지도가 완성되었지요.  착상전 유전자 진단 및 분석이 일반화되면서 소위 표지자’가  발견된 배아는 폐기 처리되니 유전적으로 바람직한 아가들만 태어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된 거예요. 그런데 과연 이런 기술적 진보는 파란불만 키고 있을까요? 가상적 존재이기는 하지만 '프랑켄슈타인'처럼 빨간 경고등을 울리지는 않을까요? <맞춤 아기: 누구의 권리일까?>에서는  맞춤아기 기술이 제기하는 다양한 논쟁거리를 조목조목 다룹니다. 먼저 맞춤아기는 벅 더 벨 소송사건을 연상시키는우생학적 사고에 기반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선택의 문제도 제기됩니다. 불임부부가 여자아기, 파란 눈, 금발에 건강한 심장 등의 항목을 맞춤 선택하여 아이를 디자인할 수 있다면 그 서비스는 의학이고 어디까지가 마케팅일까요? 경이로운 생명 탄생의 과정에 경제 논리가 개입되면서 불거지는 유전 격차, 즉 제노이즘 (genoism)이라 할 불평등의 문제는 간과할 수 있을까요? 맞춤아기는 또한 '부모의 권리 VS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권리'라는 권리의 문제 및 정상성의 문제도 제기합니다. 과연 누가 정상이라는 기준을 정할 것이며, 기술이 규정한 비정상을 파괴할 권리가 인간에게 있는지요?  <맞춤 아기, 누구의 권리일까?>는 이처럼 다양한 각도에서 유전공학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맞춤아기 (Designer Babies)'라는 용어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마치 한 개인을 '동성애자'라고 명명하는 순간, 그의 성적 정체성이라는 일면이 한 인격의 전면을 덮어 씌워버리듯, 최초의 순간 잉태된 방식으로 누군가를 명명하는 순간 그의 정체성 역시 단순화될 테니까요. 또한 디자인되었건 자연임신으로 태어났건, 부모 입장에서는 똑같이 사랑스런 아이니까요. 사실 가치 개입을 요하는 문제는 열띤 토론의 대상 삼기는 쉽습니다. 하지마 막상 현실에서 스스로가 가치 판단을 내려야 할 입장에 서게 된다면, 생명의 문제이기에 쉽지 않을 것 같네요. 혹자는 '탈라세미아'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위해서, '맞춤아기'를 만들어 골수이식 수술을 선택했던 자인 하시미의 부모를 비윤리적이라고 비난할 지도 모릅니다. 실제 맞춤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 배아는 폐기되었던 것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실제 자신의 아들의 생명을 연장할 유일한 방법이 맞춤아기를 통한 골수이식이라면 선택은 어떻게 될까요? 비록 과학기술은 가치중립적이기에 맞춤아기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호불호의 가치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하겠지만, 현재 우리의 선택이 미래의 인류 종을 바꿔놓을 수도 있기에 두렵고 걱정됩니다.  에서 묘사한, 우수한 유전자를 구매해 개량된 인간종인 '부유 유전자 계층'과 '보통 유전자 계층'으로 인류가 계층화되는 미래 사회는 단순히 상상이 아닐지도 모르지요.

 세더잘,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The World Issue Debate) ”시리즈를 신개념 인문교양으로서 풍요롭게 해주는 '찬성 VS 반대', ' 알아두기' '간추려 보기' 및 '집중 사례탐구'가 본문 중간중간에 실려있습니다. 부록으로는 본문에 등장한 용어를 풀이한 '용어설명'에 아울러 연표, '더 알아보기' 및 '찾아보기' 페이지도 제공되고요. 본문의 내용을 토대로 토론의 구체적 질문 예시도 4개나 실어주었기에 토론에 아직 서툰 학생이라도 어떤 쟁점을 찾아낼지, 어떤 입장에서 의견을 전개할지 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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