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비폭력 대화 - 누가 알아줄까 내마음?
김미경 지음 / 우리학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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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비폭력 대화
 

 

 
 
 
2013년 한 작은 모임에서 '비폭력 대화' 강사를 초빙해 수업을 들었다.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비폭력 대화법 전도사로 전향한 강사는 온화한 얼굴빛을 닮아 말도 조곤조곤, 상대와 공감하는 눈빛도 따뜻했다. 폭력적 대화의 파괴성을 느끼게 해준 퍼포먼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참가자들이 빙 둘러 서서 학창시절 '오재미'라고 불렀던 '헝겊 주머니 공'를 서로 던지는 퍼포먼스. 한 번은 서로의 이름을 미리 불러 신호를 준 후에 던졌고, 또 한 번은 내키는대로 무방비 상태의 상대에게 주머니공을 던졌다. 눈치 챘는가? 상대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 일방적으로 던지는 공은 일상에서의 일방적 언어폭력과 닮아 있음을. 그 모임에서 꽤 많이 깨달았고, 이후 자연스레 '비폭력 대화'에 관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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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청소년과 마주할 기회가 없음에도, <청소년을 위한 비폭력 대화>를 탐독한 이유는 첫째, '비폭력 대화'의 구체적 스킬과 그 적용 사례를 알고 싶어서였다. 둘째 이유는 보다 개인적이다. 바로 저자의 이름이 친근했기 때문. 학창시절 기억에 남는 국어 선생님 존함이 김미경. 남자 중고등학교에서만 주로 근무해오셨기에 꽤나 말투도 걸걸하고 카리스마 넘치셨다. 이 책의 저자 김미경 교사 역시 거진 30년을 국어교사로서 헌신해왔고, 비폭력 대화 지도자 과정을 마쳤다고 한다. 책 읽는 내내 마치 학창시절의 은사님께 직접 비폭력 대화 강의를 육성으로 듣는 듯한 묘한 느낌을 받았다. 설사 동명 이인일지라도 독특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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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을 위한 비폭력 대화>는 김미경 교사가 비폭력 대화, 감정 치유, 갈등 중재 교사로서 만난 청소년들의 사례 뿐 아니라 작가 스스로의 진솔한 내면을 담고 있어서 더 쉽게 다가온다. 각 챕터 역시 통상의 형식에 따르지 않고, "내 마음을 내가 봅니다," "내 마음을 알아줍니다," "느낌을 말합니다"등의 제목으로 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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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무리 비폭력 대화가 유용하고 유익해도 현실과 괴리된 처방이라면 독자가 외면할 터. 하지만 <청소년을 위한 비폭력 대화>는 공감가는 실사례가 많이 실려 있다. 그 중에서도 15세 소녀가 '당연시하는 마음'에서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느꼈는지의 고백과 마트에서 자신의 분노를 엉뚱하게 판매원에게 돌리는 아주머니를 보고 '오래 묵은 화를 쏟아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 17세 여학생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무형의 언어폭력이건 물리적 폭력이건 퍼붓는 이들이 따끔하게 충고 삼아야 할 에피소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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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에게 가장 밀접한 관계인 부모, 형제, 친구, 교사와의 관계에서 실제 적용해볼 수 있는 비폭력 대화법 예시문도 함께 실려 있다. 매 장이 끝날 때마다 스스로 생각하고 적어보며 성찰해보는 페이지를 할애했다.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이 함께 활용하기에 유용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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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비폭력 대화로 말하기, 상대 마음을 두드리는 말하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나 전달법'을 제안하며, 그대로  공감하며 들어주기를 제안합니다.  타인에게 공감하고 타인과 부드럽게 소통하려면 먼저 내 자신부터 살피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보고 들은 대로 말해보고, 내 호흡을 들여다보며 내 마음의 결을 가다듬어 본다. 스스로를 투명하게 들여다보고 성찰한 후에야 진정한 공감과 소통이 가능하다. 실천이 어려워서 그렇지, 누구라도 일상의 폭력적인 대화에 신물이 날 때 한두번은 생각해보는 탈출구일 것이다.


 
 


저자는 유난히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기를 강조한다. 요즘 청소년들 자유분방하고 거침없는 저돌미로 묘사되곤 하는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가보다. 벙어리 냉가슴처럼 끙끙 앓거나, 스스로의 감정에 무디어서 스스로 성찰하고 표현하는 훈련이 안 된 친구들이 많기에 저자가 이런 충고를 하는 것이 아닐까? 참는 것만이 미덕이 아니라는 것을 인용한 시 가 보여준다. 훗날 기회가 생긴다면 저자의 강연을 직접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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