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한 정리법 - 세계적 베스트셀러 <심플하게 산다>의 실천편
도미니크 로로 지음, 임영신 옮김 / 문학테라피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한 정리법
 
도미니크 로로? 36개국에서 출판되었던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심플하게 산다>의 저자란다. 고백컨데 소위 '서양인'으로서 '동양'의 우아한 절제미에 매혹되어  삶의 터전조차 바꾸었다는 동양예찬론자의 이야기에 그다지 귀기울이지 않아왔다. '동양'으로 상상되는 키워드인 무소유, 효와 예, 윤회 등등의 개념을 다분히 낭만화하거나 과장하는 목소리가 부담스러워져서......도미니크 로로 역시 프랑스 태생이나 동양적인 아름다움에 심취되어 오랜 시간 일본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영문학 석사로서 요가, 수묵화, 동서양 고전의 해석에 능한 전천후 수필가이다. 그 이력에 편견이 생겨 사실 <심플한 정리법>도 '일본식 절제미와 작게 사는 삶 예찬의 책이려니' 싶었다. 하지만, 이내 스스로의 속단에 고개 숙이며 <심플한 정리법>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지난 2주일 동안 무려 2번을 다시 읽었다. 읽기 만으로 내 안의 잡동사니들을 비워내고 숨 크게 쉴 공간을 확보하는 느낌이랄까....아직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한 삶을 모르는 예비독자를 위해 이 책을 소개해보기로 한다.


 

 
도미니크 로로는 놀라울 정도의 끈기를 가지고  시종 일관 '버리라'고 충고한다. 많은 스님들의 출간물에서 '비우고 버려라'는 마음을 대상으로 한다면, 그녀의 주장은 보다 구체적이고 즉물적이다. '집 안 살림을 버려라! 심플하게 살아라!' 그렇다고 그녀의 충고를 오해하지 말기를.  그녀가 주장하는 '더 깔끔하게, 더 세련되게, 더 단순하게' 사는 소박한 삶은 참고 견뎌야할 가난을 말하지 않는다. "심플하게 살자는 것은 모든 물질적 편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가볍고 좀 더 깊이 있는 삶을 산다 (p.20)"는 뜻이다. 단순함은 나아가 우리의 정신과 삶을 산란하게 흐뜨려 놓는 모든 것을 소유하지 않기로 결단하는 것이기도 하단다. 많이 소유할수록 과욕에 스스로를 갉아먹는다거나, '관계의 과잉'으로 쉽게 상처받는 이들을 우리는 많이 보아오지 않았는가? 어쩌면 우리 스스로의 모습일지도 모르고......
 
우리는 삶의 물리적 공간을 단순하게 함으로써 정신을 어지럽히는 잡동사니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아직 초월적인 포기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면, 비움을 추구하기 위한 보호막으로 기능할 물건을 공식적으로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p. 95)' 즉, 자신의 정체성과 생활의 편의에 기둥이 될만한 물건들까지는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나의 경우, 책사랑이 지독한지라 책만큼은 버리거나 정리하기가 고통스럽다. 도미니크 로로 역시 "우리가 소유한 것 중에 제일 줄이기 힘든 것은 아마 책일 것(p.200)"이라며 책수집가들의 괴벽에 고개 끄덕여주는 듯 하다가 반전 멘트를 날린다. "그토록 자유를 주장하는 우리가 책에는 말 그대로 매여 있다....(중략).....책은 우리를 늘 한자리에 머물게 한다 (번역자 임연신의 번역문에서는 '우리로 하여금'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독자 임의로 대체 표기하였음을 밝힌다)......우리의 시간과 시력은 소중하다....... (pp.201-203)" 다소 충격적일만큼의 솔직한 충고이지만, 나는 여저히 책만큼은 '보호막으로 기능할 소장품'으로 지니기로 한다.


 

<심플한 정리법>의 원제는 '본질의 기술(L'art de l'essentiel). 총 3부 구성의 이 저서에서 도미니크 로로는 먼저 버려야할 이유가 중요성을 독자에게 설득시킨 후 왜 우리 스스로가 버리기를 두려워하고 주저하는지를 심리분석해준다. 마지막 백미는 '버리기 실전'을 위한 지침들. 가사필수품이나 주방제품의 필수물품 리스트를 소개해준 페이지를 보면 로미니크 로로의 충고가 더욱 구체로 와닿는다. 일상과 닿아 있고, 바로 실천가능하고 바로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기에 더욱 설득력이 있다. 심지어는 1년에 한번씩 냉장고의 식재료를 모조리 비워내는 유대인의 식품보관법을 소개하면서 냉장고 안을 신선한 식품으로만 채우라는 구체적 충고도 한다.
마지막으로 심플한 삶에 대한 대중의 오해하나를 콕 집어 틀어주며서 도미니크 로로는 책을 마친다. "심플한 삶, 그것은 모든 욕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욕망이 증폭되지 않도록 삼가며 지배당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 (p.274)"임을 나는 그녀에게서 감사히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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