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 착한 식당을 찾아서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 제작팀 지음 / 동아일보사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탁을 찾아서
 
 
 

 
 
 
마을 사거리에 신장개업한 슈퍼마켓에서 오픈 기념으로 아이스크림을 정가의 80%가격에 판매했지요. 이 곳을 지날 때면 항상 10L 쓰레기 분리수거 봉투에 가득 찰 정도로 아이스크림들을 사가는 고객들이 보이더라고요. 제 입, 제 가족의 뱃속으로 들어가는 합성 색소며 첨가물이 아닌데도 걱정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친환경 재료, 착한 음식들 먹겠노라고 하면 "적당히 GMO고 MSG 뱃 속에 넣어주고 살아야 오히려 면역력이 강해진다."는 궤변으로 제 까탈스러움을 비꼬는 분들도 계시죠. 착한 음식 먹고 싶다고 식당 까탈스럽게 따져대면, "그러러면 차라리 텃밭에 직접 키워서 직접 해먹지. 요즘 세상에 깨끗한 집 밖 음식이 어딨다고.....다 그냥 알면서도 먹는거지."하는 분들 많지요. 그래도 어쩌나요? 여전히 착한 먹거리, 착한 식당에서 착한 음식 먹고 싶은 걸요. 아니, 소신껏 깨끗한 음식 만드는 착한 분들이 아직은 있다는 사실에 감동받아보고 싶은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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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돈 PD가 바로 제 소망을 풀어주었네요.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당을 찾아서>를 너무 재미있어서 한 달음에 다 읽었습니다. 부록까지 총 350페이지에 이르는 이 두꺼운 책은 채널A에서 2011년부터 절찬리에 방영중인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이란 프로그램을 활자화한 거예요. 발품, 깐깐한 검증, 또 재검증의 철저한 프로정신으로 우리 먹거리의 안정성과 안전성을 따져주었던 그 프로그램, 책으로 만나게 되니 더욱 그 장인정신이 느껴지네요. 이영돈 PD는 서문에서 "착한 식당, 착한 사람들이 인정받고 성공하는 사회가 되는 꿈을 잃지 않겠다"고 합니다.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당을 찾아서>를 읽고 나니, 정말 이렇게 양심과 소신을 지키는 분들이 인정받는 사회, 건강한 식문화 만들기에 모두 동참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생기네요.
 
총 4부 - 재배에서 조리까지 100% 토종 감동의 먹거리, 행복하게 자란 식재료 자족의 먹거리, 식품첨가물 없는 자연의 먹거리, 정통 방식 그래도 고집의 먹거리-에 소개된 여러 착한 식당 중에서 착한 손칼국수 편을 본문을 인용해서 소개해볼게요.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당을 찾아서>의 구성과 내용을 감잡을 수 있을 거예요.
 
착한 손칼국수 - 칼국수 한 그릇에 담긴 부부의 1년 
 
 
 

 
어느 동네든 먹자골목엔‘손칼국수’간판이 있게 마련. 하지만, 어떤 식당에서도 밀가루를 반죽하거나 밀거나 써는 흔적은 없고 주문한지 10분이면 뚝딱 쫄깃한 칼국수 대령이다. 그 비결? 간단하다. 칼국수 반죽할 필요 없이 공장에서 기계로 뽑은 면을 넣고 끓이기만 하면. 쫄깃한 식감을 위해 프로필레글리콜(propylene glycol) 및 타피오카 전분 조제품 등을 넣은 공장 제조 국수도 얼마든지 식당서 직접 만든 것처럼 보이게 할 수도 있단다. 홍두깨로 면발을 눌러 얇게 펴겨나, 손으로 쥐어서 더 꼬불꼬불하게 만들면 된다나? 과연 손칼국수 간판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착한 식당은 없을까?
 
 있었다. 대구광역시 달성군에 위치한‘말이네 할매 칼국시(가창칼국수)’같은 자리에서 18년째 장사하고 있는 마을 토박이 식당엔 '100% 우리 밀로 만들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제작진은 100%라는 "완전무결한 숫자를 쓴다는 건, 흠 잡을 데 없는 진실이거나 지독한 뻔뻔함, 둘 중 하나가 분명하다"고 기대 반 의심 반의 태도를 보인다. 이 의심은 곧 감동과 감탄으로 변하는데......식당 주인 부부는 식당에서 5분 거리에 600평대의 밀밭에서 밀농사를 직접 짓는다. 농약이나 화학비료 전혀 쓰지 않고. "손님에게 내놓는 칼국수 한 그릇에 꼬박 1년이라는 시가을 담은 셈이다. 재료 준비에 그 어떤 식당이 이렇게 오랜 시간 공을 들일까. 밀의 모종을 심는 그 순간부터 부부의 상차림은 시작된 것이다 (p.33)"라며 제작진은 감탄을 숨기지 않는다. 그렇게 ‘말이네 할매 칼국시(가창칼국수)'는 착한 식당에 선정되었다.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당을 찾아서>는 착한 손칼국수 외에도, 착한 순메밀국수, 착한 콩국수, 착한 달걀, 천연 효모로 순리대로 발효시킨 착한 빵, 재탕 없이 깨끗한 기름으로 튀긴 착한 튀김, 착한 커피, 인도식 정통 카레, 진짜 육수를 쓴 착한 냉면, 착한 감자탕, 착한 떡, 착한 나물 밥상, 착한 손두부, 통발로 잡은 자연산 미꾸리로 만든 착한 추어탕, 오전에 물질로 딴 전복으로 오후에 손님을 대접하는 착한 전복죽 식당 등이 소개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귀가 솔깃하고, '주소가 어디야? 상호가 뭐야?'하며 당장 찾아가보고 싶지요? 하지만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당을 찾아서>를 제대로 읽으려면, 단순히 식당 이름을 기억할 것이 아니라, 그 착한 식당을 운영하는 이들이 우리 먹거리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태도도 함께 배워야 할 거예요.
 
 
예를 들어, 벽오리농장의 박대수 대표는 닭의 존엄성을 헤아리듯 늘 닭에게 깍듯하게 대한다해요. 닭들이 낳은 달걀을 가지러 갈 때면 나무 상자의 뚜껑을 똑똑 두드리며 "미안 미안 알 꺼내간다"하고, 농장 견학온 가족들에게도 향짙은 향수나 반짝이 옷에는 주의를 준다네요.

 
 
 
 
 
VS
 
 
착한 튀김집 '요요미'를 운영하는 박종명 사장은 "튀김을 만들 때 속으로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라고 말해요. 재료를 손질할 때도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한다네요. 착한나물밥상 '걸구쟁이네'의 부부는 유난히 부부애가 각별해요. 횡성장에 17년째 다니고 있는 횡성장에서 할머니들이 직접 캐다 파는 나물을 사오거나, 직접 산으로 들로 깨끗한 나물을 캐서 요리한데요.
 


 

<떡의 미학>(서대문구 연희동)을 운영하는 김명순씨의 전통음식을 향한 애정과 자부심은 감탄을 넘어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더라고요. 떡의 성분을 소수점까지 표기해놓을 정도입니다. 물론 유화제나 인공 색소 따윈 넣지 않고요. 절구를 이용해 직접 떡을 치고, 밤을 새워 약식을 만듭니다. 호두 껍질이 들어가면 떡맛이 떫어진다며 일일이 호두살 하나하나 속껍질을 벗겨낸답니다. 오죽하면 손톱이 빠지기까지 했다네요. 이모와 전통문화로서의 떡을 이어가고자 떡 만들기를 배웠던 조카 혜정씨는 두텁떡 재료 손질에 지쳐서 6개월 만에 포기하고 나가기도 했을만큼 떡재료 손질에 온 정성을 기울입니다.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착한 식당을 찾아서>를 읽다보니, 착한 식당의 주인들에게서 흥미로운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유난히도 가족애, 부부애가 애특하고 모두 표정에 욕심이 없이 선량해보입니다. 착한 음식을 만들어서 일까요? 착한 음식 많이 먹다보면 우리 얼굴도 더 환해질까요? 건강한 먹거리와 착한 식당을 우리 사회에 화두로 던져준 이영돈 PD와 제작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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