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바꾸고 역사는 기록하라 - 끈질기고 당차게 오늘을 달리는 여기자들의 기록
신동식 외 20인 지음 / 푸르메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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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희여기자상"? 1984년부터 제정, 시행된 이 상의 존재를 그 수상자들의 취재기와 기사로 엮은 <세상은 바꾸고 역사는 기록하라>를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최은희여기자상"은 경성여고 시절 3.1 독립만세운동에 이어 항일운동가, 여성운동가, 기자로 활동하다가 1984년 별세한 추계 최은희 선생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조선일보에서 제정한 상이라 한다. 조선일보 최원석 총무부장인 그 수상자 32명 가운데 21명의 글을 엮어 <세상은 바꾸고 역사는 기록하라>를 출간하였다. "그들은 뼛속부터 기자였다!"라는 제목의 서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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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21명 모두 전직, 현직 여기자들이다. 그러다보니 기자로서,엄마로서, 아내로서, 사회인으로서 “1 6, 1 7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야 했던 그들의 생생한 날 것의 육성이 주를 이룬다. 엮은이 최원석은 <세상은 바꾸고 역사는 기록하라>가 기자들의 글쓰기 노하우를 배우고, 간접적으로 기자라는 직업을 체험하게 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전문직 여성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세를 보여주리라는 기대를 서문에서 밝혔다. 실로 그러하다. 독자 입장에서는 담백 수수한 수필체로, 편지글의 형식으로( 전 연합뉴스 출판국장 김영신), 혹은 스스로를 3인칭으로 타자화하여 분석한 형식 (전 조선일보 문화부장 박선이) 등 다양한 글을, 기자 특유의 예리한 감성과 글솜씨로 접할 수 있다.

21명 기자들의 촌철살인 글솜씨에 아울러, <세상은 바꾸고 역사는 기록하라>19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활동해온 대한민국 여기자들을 통해서 한국사회에서 여권 신장의 역사를 보여준다. 최은희여기자상 9회 수상자이자 전 연합뉴스 외신국장이었던 이정희 기자가 입사하던 당시만 하더라도 주류 언론매체들은 “1 1여기자 (소위 홍일점’)”관행을 유지했다(250). 그나마, 기자 개인의 정석과 능력보다는 그녀들이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문화부, 생활부, 여성부에 배정받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박금옥(전 중앙일보 생활부장) 기자처럼 여성문제에 뜻을 두고 30년 동안 일부러 한 부서에서 열성적으로 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세기동안 세상은 바뀌었고, 여성의 능력에 대한 사회적 평가와 인정도 달라졌다. 오늘날 대한민국 여기자 비중은 입사시험 합격률에서나 취재영역에서 많게는 50 50 전후에 근접하고, 그 배치부서도 정치, 경제, 사회, 외교안보, 군사 등 전부야로 확대되어 있다(251)고 한다 (문화부, 생활부, 여성부가 부서에서의 우열관계에서 하순이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확대되어 감을 강조하고 싶다).

<세상은 바꾸고 역사는 기록하라>에 실린 21편의 글은 크게 고군분투기맹활약기로 나눌 수 있다. 여기자에게 음흉하게 플레이보이 잡지를 보여주더 공무원에,악수하면서 기자의 손바닥을 간질이는 성희롱을 하는 공무원들이 맨얼굴 들고 다니던 1960년대부터 현장을 누빈 신동식 기자의 현장에서의 분노, 일에 쫓겨 삭힐 수 밖에 없었다는 전자로 분류될 것이다. 스커드 미사일이 날아다니던 이라크 사막 하늘 아래서 방탄조끼를 입고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기사를 썼던 강인선 기자의 글도 여기자의 맹활약상을 잘 보여준다. 21명의 이야기는 한번 기자면 영원한 기자인 기자정신을 보여주고, 그들이 어떻게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고 글쟁이에서 사회참여형 지성인으로서 진화해나가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세상은 바꾸고 역사는 기록하라>에는 엮은이 최원석 부장의 아이디어로, “글솜씨로 난다 긴다하는 글쟁이기자들의 기사들도 기자당 한 꼭지씩 담고 있다. 컬럼, 스트레이트 기사, 연재 기획 기사 등 다양한 유형의 신문 기사를 접하니 문외한 독자로서 큰 공부가 되었다. 그 중 유이화 기자가 2007년에 쓴 장금도, 살품이춤은 격식이 없어야 해란 기사를 읽은 기쁨은 이 책의 보너스 선물! 2005년 진옥섭의 기획으로 보았던 전무후무공연의 감동을 다시 살려 주었다! 역시나 사고의 굴곡이 모세혈과처럼 길게 가늘게 얽혀 읽는(252)” 여기자들의 感이 살아 있는 기사는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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