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박사 안강입니다 - 수술 없는 만성통증 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 통증박사 안강입니다 1
안강 지음 / 김영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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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하는 눈빛에서 고집스러운 신념과 강인함이 느껴졌다. 통증의학계의 명의이자 괴짜 의사라는 별칭도 있는 차병원 안강 박사.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져서 <통증박사 안강입니다>를 집어 들었다. 재미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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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UC Berkeley의 인류학과 교수 Susan Greenhalgh를 떠올린다. 번역해서 국내 독자들에게도 소개하고 싶은 그녀의 <Under the Medical Gaze: Facts and Fictions of Choronic Pain>은 '근섬유통'의 병명을 단 만성통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경험한 의료화의 과정을 인류학적 통찰로 분석한 책이다. 안강 박사 역시 통증을 달고 산다. 만성통증의 동반자인 우울까지도 앓고 있다 (그의 아름다운 아내와 네 자녀 덕분에 우울증과 잘 싸워가고는 있으나). 그래서 만성통증 환자들의 고통을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고, 그 자신이 고백하듯이 스스로의 통증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통증 치료에 적극 매달려 왔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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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박사 안강입니다>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척추협착증과 후관절증, 척추전방전위증으로 고생하는 장모님에게 안강박사가 드린 말이다. "치료를 한다고 모든 통증이 깨끗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이제 통증을 평생 친구로 생각하며 지내셔야 합니다." 그는 속칭 '뼈주사'라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거의 쓰지 않는다고 했다. 임시방편일뿐 결국조직의 재생을 막아 퇴화의 주범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신 자연으로서의 인간의 자가 회복력을 믿는다. 양방 /한방 밥그릇 싸움하고 경직되어 있는 제도권 의학에 실망해서, 중국의 전통 마사지며,척추 교정, 몰핑,경화 요법 등 생소한 분야에까지 도전하여 만성통증을 이해하려고 애타게 노력해왔던 그가 깨달은 바가 바로 '자연으로서의 인간이 가진 자연치유력을 믿어보자'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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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강박사가 제안하는 구체적인 치유법 역시 제도권 의학에서 늘 접해왔던 방식과 다르다. 수술은 최후의 선택이다. 음식과 운동으로 통증을 잡는다. 안강박사 자신이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 감동을 받았다는 <동의보감> 허준의 혜안."음식으로 치유할 수 없는 병은 약으로 치유할 수 없고,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걷기'라는 말에 안강 박사가 지향하는 만성통증 잡기의 철학이 담겨 있다. 이 때 통증은 완전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아니라 순한 양으로 길들이는 대상이다. 인간은 자연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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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시 출신의 안강 박사는 차갑고 오만한 엘리트 이미지의 의사와는 사뭇 다르다. 50을 넘긴 나이에 유치원에 다니는 늦둥이 아들을 둔 그는 '저 아이를 지켜주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더욱 열심히 아침마다 현미채소김쌈을 먹는 눈물겨운 부정을 드러낸다. 공부와 거리가 멀던 시절에는 아이큐 검사를 해도 100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음을 쿨하게 고백하고, 책 처음 부터 끝까지 아내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을 감추지않는 가정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국내외 거물급 유명인사들을 숱하게 치료해왔지만, 의사로서의 소신을 가지고 늘 당당하며 올곧다. 매력적인 캐릭터의 헌신적인 명의이다. <통증 박사 안강입니다>의 후속작을 벌써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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