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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해, 우리 - 함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레아.여유 지음 / 시공사 / 2012년 12월
평점 :
따뜻해, 우리
세례명 레아, 큰
딸 호적상의 이름도 레아, 1974년생, 대학 사진동아리에서 첫 인연시작된 남편은 4세 연하인 1978년생, 155cm의 단신, 취미는
사진촬영, 현재는 두 아이의 엄마. <따뜻해, 우리>를 읽으며 알게된 작가 레아이다. 아니, 그녀에 대해 더 알게된 것도 같다. 학창
시절 왠지 순정만화에 푹 빠져지냈을 것 같은 감수성, 4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방귀 내가 뀐게 아니라'며 남편 앞에서 대성통곡 할 수 있는
엉뚱함, <어린왕자>의 장미를 연상케 하는 '나 좀 봐줘요.'하며 애정을 재차 확인하려는 습성, '나 행복해' '나 우울해' 자신의
감정을 소우주 삼는 롤러코스터 여행자, 남편에게 사랑받는 여자, 남편 구깃한 와이셔츠 입혀보냈다고 미안해져서는 울 수 있는 여자.레아는 그런
여자이다.


짐작컨데, 사진찍고 기록 남기기 좋아하는 레아가 둘째를
임신해서 장기출장간 남편의 공백을 글로 메꾼 것이 바로 이 <따뜻해, 우리>가 아닐까 싶다. 임신 호르몬의 영향인지 감정의 기복이
가파르고 오로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며 자신의 감정 외에 보이는 것이 적어진 한 여성이 행간에 드러난다. 자기 감정만 보고 어루만저 달라는
목소리에 살짝 피곤해지기는 하지만, 그것이 레아의 매력아니겠는가. <어린왕자>의 장미와 같은...책의 가장 후반부에는 예쁜 아기가
분만실에서 '앵'하고 울며 탄생하는 사진과 더불어 '이제는 네 식구' 라는 레아의 말이 함께 한다. 정말 축하해주고 싶다. 방귀 내가 뀐 게
아니라고, 왜 팥빙수 말고 다른 걸 사오나며 또 다시 앵앵 울것도 같은 레아지만, 그래도 남편에게 내내 사랑받으며 행복할 것 같다.

<따뜻해, 우리>를 읽으며 가장 부러운 것은
레아의 사진 사랑, 사진 속 아이가 너무도 예쁘다. 죽을 손으로 퍼먹는 모습. 까치발 하고 있는 모습, 처음 팬티를 선물 받은 날의 리틀 레아,
쿨쿨 자고 있는 모습, 사랑스럽다. 엄마 레아도 아이의 예쁜 모습에 황홀경에 빠져 버렸다. 작은 몸집이지만 헌신적인 모성의 화신으로 거듭 난
엄마 레아의 다부짐이 느껴진다. 임신한 와중에 이렇게 사진 기록들을 남기고 글을 쓸 수 있었던 그녀의 부지런함과 일상에의 관심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그 녀 덕분에 나도 좀 더 부지런히 기록을 남겨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