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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달라졌다
스티븐 크레이그 지음, 나선숙 옮김, 조창현 감수 / 시공사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The 6 Husbands Every Wife Should
Have: How Couples Who Change Together Stay Together
잠들기 전 가볍게 읽으려고 집어든
<남편이 달라졌다> 책이 꽤나 두꺼웠다. 서문만 읽고 자야지 싶었는데, 솔직한 입담의 저자의 글솜씨와 '변화'를 중시하는 접근법에
반해서 두꺼운 책 한권을 다 읽고 잤다. 어찌나 재미있게 읽었든지 책에 등장한 결혼 생활의 꿈까지 꿀 정도였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븐 크레이그(Steven
Craig)는 지난 15년간 수천 쌍의 부부를 상담해온 부부치료 전문 심리학자로서 방송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부부치료 분야에서의 저자의
오랜 경험과 연구의 결과를 <남편이 달라졌다>에 압축하여 담고 있다. 배우 리처드 기어를 연상시키는 곱슬 백발의 스티븐 크레이그는,
이 책을 통해 추측컨데, 활기차고 자신 만만하며 타인의 주목받기를 좋아한다. 미국인 특유의 화법이라고 할까, 일상의 에피소드를 할리우드 영화
시나리오감으로 드라마타이즈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저자는 꽤나 솔직하다. 서문에서 밝히기를 자신 역시 평범한 다른 남자들처럼 남편으로서의 단점이
있고 결혼생활에서도 좌충우돌도 있었다 한다. 쓰레기 봉지를 또 처분 안했느냐는 아내의 잔소리에 폭우 쏟는 날 밤, 비를 쫄딱 맞으며 쓰레기
봉투를 버리오 와선 젖은 채로 침대에 기어들어가며 '자, 이젠 만족해?'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그런 솔직함에 힘 입어서 인지
<남편이 달라졌다>는 딱딱하고 훈계적인 심리치유서와는 다르다. 재미있고, 공감가는 충고에 스스로 변화를 작정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변화'
변화는 <남편이
달라졌다>를 관통하는 키워드이면서, 저자가 긍정의 의미를 부여하고 추구하는 가치이다.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여, 보다 성숙한 인간으로 커나가야 한다. 스티븐 크레이그는 '서로에게 잘해봐라'식의 진부하고 피상적인 충고나
'배우자의 마음을 녹이는 로맨틱한 말 열가지' 등의 임시방편적 도구로는 결혼생활의 진정 개선되지 않는다고 본다. 왜냐하면 아무리 좋은
도구일지라도 사용하는 사람이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하면 무용하기 떄문이다. 즉,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한 초석은 자신 스스로 인격적으로
성숙해지려는 노력을 끊임 없이 경도해야 한다는 답이 나온다.
My job as a
partner is to constantly reinvent
myself, maturely and without resentment or regret. Doing so not
only makes my marriage better, it makes my life fuller and it makes me a better
person as well as a better husband. If I didn’t face and make these transitions,
my wife wouldn’t want me. Not because I wasn’t a good guy, but because I didn’t
grow up.
From THE 6 HUSBANDS
EVERY WIFE SHOULD HAVE by Dr. Steven
Craig
원제가 : How
Couples Who Change Together Stay Together>인 이유는 저자가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한 로드뱁을 6단계
시기별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1단계 결혼, 2단계 신혼 생활, 3단계 아기 탄생, 4단계 가족 구성, 5단계 빈둥지 채우기, 6단계
실버부부로 나누어 각 단계마다 가장 필요한 배우자 상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소개한다. 저자는 부부관계를 마라톤이 아닌 10종 경기에
비유한다. 한가지 전략으로 주구장창 달려가는 마라톤이 아니라 각 경기마다 동원해야할 전략과 기술이 다른 10종 경기 말이다. 이처럼 결혼 생활의
6단계에서 각 단계에 맞는 목표를 제시하고 그 목표에 달성하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현실적으로도 성공적인 결혼에 이르는 방법이다.
<남편이
달라졌다>에 등장한 숱한 임상사례들과 여러 충고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적극적 경청이 있고 없고'에 따라 부부간 대화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에 대한 예시였다. 쉽게 말해 '아 다르고 어 다르달까.' 상대의 대화에 얼마만큼 귀기울이고 진정성을 담아 응답하고
상대와 내 자신의 마음을 어루 살피는가에 따라 대화의 방향이 완전히 다르게 나가고, 궁극적으로는 결혼 생활의 질까지도 달라지리라는 생각에
예시들을 유심히 여러 차례 읽었다. 배우자와 함께 읽기를 권하는 페이지들이다.
책 말미에는 '부부를 위한 변화 계획표'
질문지가 제시되어 있다. 저자는 이 질문지를 복사해서 새로운 목표가 생길 때마다 활용해 보라고 제안한다. 다소 생소하기는 하지만, 문답법을 통해
더 심오한 대화에 이르고 부부가 어떤 변화를 필요로하고 원하고, 또 그 변화를 위해 전력투구할 수 있는지를 결혼 생활 6단계에서 끊임없이
확인하는 작업은 무척 필요할 것 같다. 변화의 긍정적 힘을 믿는, 긍정 에너지 가득한 책. <남편이 달라졌다>를 아내와 남편, 예비
부부 모두에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