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초능력자 미생물 똑똑똑 과학 그림책 47
이정모 글, 김유대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방에 꽂혀 있는 십여 질의 전집 중에서 7세 아이는 루크북스의 <박학다식>, 그 중에서도 <인체>편을 가장 사랑합니다. 5세 때부터 "인체"편을 뽑아들고는 책장을 넘기는 기색도 없이 응시하던 녀석은 지금도 종종 그러합니다. 쉽게 책장을 넘기지 않고 계속 그림을 노려보듯 응시합니다. <인체>편에서 아이를 가장 매혹시켰던 정보는 백혈구의 식균작용, 그리고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5세 때 입력된 '백혈구'란 단어에 추가적인 전문 정보가 더해지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아이는 툭하면 '백혈구가 싸우고 있다.' '바이러스를 물리친다.'등의 표현을 일상에서도 쓰곤 합니다. 그런 아이에게 웅진주니어의 <나는야 초능력자 미생물>은 박학다식 <인체>편과 짝꿍 책이 되어 주었습니다.



연세 대학교 생화학 석사에 독일 본대학교 화학과 박사과정 수료의 학력을 지닌 이정모 작가님과 시각디자인 전공의 김유대 선생님의 합작으로 태어난 <나는야 초능력자 미생물>은 한마디로 "만화처럼 재미있고 쉽게 읽히면서 백과사전의 정보를 지향하는 과학책"이라는 인상입니다. 무척 재미있어요. 7세 오빠가 책 읽는데 4세 여동생이 기웃거리며 훈수하듯 참견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미생물의 세계를 탐색하는 책이 이렇게 술술 책장 넘어갈 수 있게 꾸려진 데는 김유대 작가님의 그림의 힘이 큰 몫을 했다는 판단입니다.


꼬물꼬물 초극소형 미생물들에 캐릭터의 발랄함을 입히고, 그 가공할 증식력을 그림으로 표현하느라 작가의 손가락에 힘이 많이 들어갔을 터인데, 그 덕분에 꼬마 독자들은 이정모 선생님의 친절한 본문을 쉽게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답니다.

 
예를 들어, '미생물은 도처에 천지"라는 이미지를 풀기 위해 변기통, 생선이 올려진 도마, 욕조, 진공 청소기 안에 보글보글 살아 증식중인 듯한 미생물들을 코믹한 터치로 그려냈는데, 4세 아이조차도 메세지를 쉽게 이해하더군요. 또한 미생물의 기하급수적 증식력의 속도감과 엄청난 개체수를 표현하기 위해 회오리치는 은하수의 이미지를 빌어오기도 했습니다. 아이에게 사람이나 동물 일반 종의 '번식'과 '증식'의 어감차이를 설명해주기 위해서 그림을 함께 끄적여보았습니다. 최근 읽은 <생명축제>라는 책에서 족보family tree의 곱하기2규칙성을 배운 터라 아이는 증식을 쉽게 이해하는 듯 하네요.

 

이정모 작가가 미생물에 대해 균형잡힌 정보를 골고루 전달해 주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아이와 함께 책 읽다보니 느껴졌습니다. 미생물과 지구의 역사(미생물과 지구 생명탄생의 연결 고리), 미생물의 증식력, 미생물의 서식처, 미생물의 폐해, 미생물의 유용성, 백신의 원리, 미생물과 자연, 공생의 지향 등을 책 본문에 고루 담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는 흙 속에 사는 미생물이 훌륭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게 돕는다는 점에 놀라워했어요. 이제까지 아이에게 흙은 "놀이터 다녀오면 비누로 씻어내어야만 하는 더러운 흙"이었을 뿐이었거든요. 저 역시 아이에게 그 점만 부각시켜왔었고요. 관점의 변화로 인해 앞으로는 아이가 흙을 보는 시선도 달라지겠지요.

본문의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는 미생물, 이 작은 생명들과 함께 잘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낙원화된 이미지로 그려있습니다. 환경 공부가 뭐 따로 있나요? 작디 작은 미생물 조차 생명의 고리로 모두 얽혀서 지구에 공존함을 깨달으면 그것이 환경 사랑의 시작이지요. 이정모 작가는 미생물을 잘쓰면 약, 못쓰면 독이라는 메세지도 덧붙입니다.

 

"똑똑 정보"라는 코너에서는 사람에게 유익학 미생물 중 EM(Effective Micro-organisms)을 소개하고 있어요. 마침 작년에 동사무소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EM원액을 아이와 들고 온 적이 있는 데다, 아이의 친가에 주방 세제가 EM세제인지라 아이가 반가워 했네요.

<나는야 초능력자 미생물>은 웅진 주니어의 똑똑똑 과학그림책의 제 47권이랍니다. 총 50권 중 아직 더 만나본 책은 없지만 물리, 자연 물질, 지구, 우주, 인체, 환경, 화학, 지구, 생명 이라는 10개의 분야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집필했다니 아이가 취학하기 전에 "똑똑똑 과학 그림책"과 더 친해져야 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