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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임신 - 엄마가 해줄 수 없는, 엄마보다 더 위대한 힘을 가진
tvN 기획 특집 <아빠의 임신> 제작팀 엮음 / 예담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Daddy's
Pregnancy
아빠의 임신
TVN 기획 특집
여권신장이니, 여성상위시대니 하여도
출산과 임신, 육아만큼 '여성의 영역'으로 성별화 된 부분이 있을까?"씨받이"라는 존재가 당연히 여겨졌던 조선시대나, 불임은 '여성의 문제'로
여겨서 아내측이 주로 호르몬제 치료를 받는 2012년 한국의 많은 사례는 그런 시각이 잔존하고 연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숱한 임신, 육아, 산후조리
책들이 출간되지만 대부분이 여성, 구체적으로는 가임기에 있거나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을 주 대상으로 한 것이기에 남성은 논의에서 제외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tvN이 기획특집으로 방영한 3부작 시리즈가 활자화된 <아빠의 임신>은 임신과 출산
영역에서 배제, 소외당해 있던 아빠의 자리를 주장하고, 아빠의 역할과 힘을 강조해준다. 과장되게 표현한다면
성별화된 출산임신 서적의 출판 문화 속에서 하나의 획을 그은 혁신적 관점의 책이다. 그래서
<아빠의 임신>은 빛난다. 프롤로그에서 tvN제작팀은 '가시고기'와 '씨앗 태교(seed는 여기서 정자를 이야기한다)'를 언급하며
말한다. 애당초 엄마의 임신으로 다큐멘터리를 기획하다가 식상한 주제에 막막해하다가 아빠의 자리를 고민하게 되었다고.
이 책은 변화해가는 임신과 출산 환경에서 아빠의 자리 복권을 주장하는 목소리만을 담고 있지 않다.
예비아빠엄마는 물론 한국의 출산 문화와 육아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들도 귀가 번쩍 뜨일 활용도 높은 고급 정보와 팁도 가득하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던 나도 조목조목 메모하고 고개 끄덕이며 읽었을 정도이다. 예를 들어 information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 정보들로는
"슈퍼 베이비 프로젝트 남성 수칙 8계명" "퇴근후 1시간이면 충분한 연령별 뇌자극 놀이" "태아의 뇌 발달 단계"등 엄밀한 학술적 자료에
근거한 요긴한 정보들이 고마울 정도로 풍부하다.
책은 크게 3파트와 부록으로 구성되었는데, 3파트는 각각 '임신 전 10개월' '임신 중 10개월'
'출산 후 10개월'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보면 된다.
1부에서는
“슈퍼 베이비 (Super Baby)”를 탄생시키기 위한 “슈퍼 정자 프로젝트”가 핵심 내용이다. 환경 오염, 화이트 칼러 사무실 증후군의 시대에 정자들은 이 시대 남성들이 막연히 추측하는 이상으로 훨씬 더 형편없이
오염되어 있다. tvN제작진은 유전의 중요성과 더불어
건강한 정자 만들기 위한 팁을 소개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고환의 온도를 낮추기 위한 통풍 의자
사용하기’ ‘비스페놀-A 로 코팅되어 있는 영수증 멀리하기’ 등 의외로 간단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하다.
2부에서는 아이의 일생을 바꾸는 결정적 차이, 즉 소위 타고나는 두뇌 발달에 아빠가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자각시키면서 아빠태교의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엄마의 행복=태아의 행복’이므로 슈퍼 베이비를 갈망하는 아빠라는 아내를 기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메세지가 여자 입장에서 반갑다. 납득할만 하기도 하고.
3부에서는 tvN제작진은 부성애 회복, 아빠의 육아참여를 유도하는 목소리를 높인다. 생후 36개월까지 아기는 뇌에 필요한 시냅스의 150~200%를 미리 생성해놓기 때문에 36개월까지가 결정적인데 이에 아빠만이 기여해 줄 수 있는 바가 크기에 아빠효과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주장이다. 부성애 형성에 부담을 느끼는 아빠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지만 Friendy (Friend + Daddy)가
되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아이와 마음을 다해 잘 놀아주면
된다.
마지막 부록에서는 예비아빠들이 궁금해 할 사항들을 조목조목 짚어서 소개해 주고 있다.
주위에 임신을 한 부부에게 태교 동화나 임산부 요가 책을 선물하는 경우는 많이 보았어도 “아빠의 임신”을 이야기 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아빠의 임신>을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부성애의 회복 뿐 아니라 남성이 배제, 소외 당한 임신 출산 육아 영역에서의 남성의 목소리를 회복시키고, 보다 아름다운 임신을 축원하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