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야~ 울지 말고 노래해! - 표현력 키우기, 정체성 찾기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16
최영란 글.그림 / 노란돼지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늑대야, 울지 말고 노래해

출판사 노란돼지에서 창작그림책 시리즈를 한권씩 한권씩 정성들여 기획하고 출간하고 있습니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저는 해외 유명작가의 그림에도 열광하지만, 한국의 멋지고 재능있는 작가분들이 그 작품세계를 보다 많은 독자에게 알리고 세계적 작가로 우뚝 설 기회가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소망하는지라 노란돼지 창작그림책의 기획취지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늑대야, 울지 말고 노래해>는 노란돼지 창작 시리즈의 제 16권에 해당합니다. 따끈따끈 신간이지요.

 

서양화를 전공하고 어린이 책에 오랫동안 그림그리는 일을 해오신 최영란 작가님이 직접 이야기를 짓고 그림을 그리셨습니다. 제 선입견일까 조심스러워지기는 하는데, 작가약력상 illerstration을 더 오래 해오신 분이셔서 그런지 <늑대야, 울지 말고 노래해>에 글과 그림 평점을 따로 매기자면 저는 그림에는 별5개 따따블 , 글에는 별 4개 을 주고 싶네요. "표현력키우기, 정체성 찾기"에 중점을 두고 창작된 동화로서 동물 우화의 형식으로 주제를 전달하는 힘이 탁월하고, 특히 그림은 최근 보았던 유명 해외작가의 대표작에 뒤지지않을 만큼 섬세하고도 독창적으로 잘 그려졌어요. 다만 글에 별이 인 제 평점의 이유는, 4-7세를 주 독자로 삼을 책인 만큼, 좀 군더더기를 제하고 짧게 문장 쳐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의 아쉬움이 남아서랍니다.

줄거리 구조는 매우 간단해요.

혼자살던 늑대가 농물친구들의 마을에 이사해 들어왔어요. 보름달만 뜨면 합창을 해대는 동물친구들이 부럽기도 하고 흥도 나서 늑대가 노래를 불렀더니만 친구들이 일순간 고요해지더니 '늑대야, 울지 말고 노래해."라 하네요. 실망하고 부끄러워진 늑대, 동물친구들을 하나씩 찾아다니며 노래의 비결을 묻고 연습합니다. 하지만 친구들을 아무리 따라해도 1% 부족한 무엇인가 때문에 동물친구들로부터의 노래 전수는 매번 실패로 끝납니다. 낙담해서 혼자 우는데, 그 소리를 듣고 예쁜 여자친구늑대가 노래를 배우고 싶다고 찾아왔네요. 그 둘의 하모니가 달밤 하늘에 울려퍼지고 늑대는 "늑대답게" 살고 "늑대답게" 노래하는 것이 가장 멋지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책을 한번 같이 읽었을 뿐인데 4세 딸아이는 벌써 '늑대야 울지말고 노래해"를 소리내어 외워버렸습니다. 엄마 흉내를 내며 운율까지 제법 넣어 외우는데 귀엽기 그지 없네요. 최영란 작가님이 창조한 늑대 character는 음흉하거나 무섭거나 한 기존의 늑대정형성을 탈피하여 어수룩하고 순진하면서도 노래에 열정을 가진 귀여운 캐릭터예요. 단지 본인은 노래라고 해도, 주변 동물 친구들은 '울음'이라고 단정지어 버리니 속상할 뿐이지요. 친구들의 평가, 즉 타인의 시선에 충격받은 늑대의 눈물겨운 노력은 한 마디로 늑대다움을 포기하고 타인의 잣대에 만족스러운 skill익히기에 집중되지요. 야옹이처럼 유연한 자세로 노래를 부르려 발레도 해보고, 싱스러운 소리로 노래하려 누렁소처럼 채식을 해보기도 하고, 얼룩말처럼 생생한 소리로 노래하려 숨차하면서도 트랙을 달리고 또 달립니다.

 

친구들에게 인정받을 수준의 노래를 익히려다 심지어는 무서운 드래곤까지 찾아가기도 했네요. 노래배우기는 커녕 걸음 나살려라 줄행랑을 치기는 했지만요. 이렇게 눈물에 젖은 빵을 먹다 먹다 결국은 "~~다움"의 도달불가능함에 엉엉 울어버리는데, 여기서 심오한 진리를 깨닫게 되지요. 타인의 "~~다움"을 모방하고 좇을 필요도 없이 자기 안에 이미 "늑대다움"이 있다는 것을, 늑대답게 노래를 부르는 것이 최선임을. 

저는 <늑대애, 울지말고 노래해>가 자기다움의 정체성 긍정하기, 자신을 자신있게 표현하기 등 유아동 보편에게 적합한 내용이면서도 특히나 한국의 아이들에게 더 의미를 지니는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쟁이 유난히도 심하고, 소위 난사람, 튀는 사람에 대한 질시가 심한 문화, 개성을 맘대로 표출하면 낙인찍히기 쉬운 단일성을 선호하는 문화에서 독특성을 가진 아이들은 위축되기 싶지요. 하지만 늑대가 결국 어떻게 "늑대다움"을 긍정하고 자시을 찾는지를 배울 수 있을 테니까요. 노란돼지 창작 그림책 17권도 기대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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