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 박사의 우주선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13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글.그림, 서애경 옮김 / 현북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노아 박사의 우주선>

 

인간이 불러일으킨 환경 재앙, 지구오염, 공멸의 위기, 생존을 위한 지구 밖으로의 탈출 등의 거창한 개념을 5세 꼬마가 알턱을 없었겠지만 아이는 재작년 WALL*E에 푹빠져 있었다. running time 100분이 넘어가는 PIXAR 애니매이션 WALL * E 를 5세 꼬마가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 보기를 수 차례, 엄마를 보채서 한동안 매일 WALL * E 동화책을 읽어달랬다. 오염의 극한에 이른 지구에 남은 것은 달랑 쓰레기 처리 로봇 WALL * E 뿐, 인간들은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떠돌아다닌다.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1980년작 <Professor Noah's spaceship>가 현북사에서 출간된다는 소식에 눈이 번쩍 뜨일 수 밖에 없었다. 이제 7세가 된 아들이지만, WALL * E의 감동을 아직도 안고 가끔 책을 뒤적이는 아이에게 <노아 박사의 우주선>은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될 테니까.

 

역시나, 아이는 <노아 박사의 우주선>을 받자 마자 기분도 최고, 호기심도 최고조다. 그 자리에서 두 차례나 책을 읽어주었다. 제목 만으로 짐작이 되었지만, 내용은 참 간단하다. 지구가 오염되어 숲이 파괴되어 생존의 터전을 잃어가는 동물들이 노아 박사가 제작한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탈출한다는 내용이다. 우주선 오작동으로 도착한 곳은 오염되기 전의 지구. 동물들은 숨통을 트며 노아 박사에게 감사한다.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작품세계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고개 끄덕일터인데, 이 책의 감상 포인트는 그 ilustration에 있다. 16세에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첫 작품 <ABC>로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 8,000,000부가 넘는 책을 팔면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해왔다. 그의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면 (http://www.brianwildsmith.com/bw.noah.html) 마우스 클릭을 멈추고 자꾸만 보고 싶어지는 흡인력의 섬세한 일러스트레이션을 볼 수 있다. <노아 박사의 우주선>의 대표적 삽화 몇장을 소개하면 그 찬탄한 색채의 마술에 걸리는 경험을 직접 해볼 수 있다.

 

사진 출처
http://www.vintagechildrensbooksmykidloves.com/2009/06/professor-noahs-spaceship.html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는 말한다 " I believe children appreciate details as well as color. I want to help young people wonder at the world and to become close observers of the beauty and harmony in nature."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좀더 자세히 관찰하라고 일부러 섬세하고 자세하게 그린다는 그. 그림책에 최선을 다했다는 그의 말처럼, 그가 완성한 책 한권 한권은 책을 사랑하는 나와 내 아들에게는 예술품과 같다.

 

 

<노아 박사의 우주선> 독해의 두번째 포인트는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작품 세계 탐색해 보기이다. <바보 사냥꾼과 멋진 사냥꾼>을 접해본 독자라면 알겠지만, 그의 일러스트레이션에는 공통점이 몇 가지 있다. 1. 액자형 구조의 그림이 자주 등장한다. 2. 섬세하고 사실적인 동물 캐릭터가 주인공 내지는 중요 캐릭터로 자주 등장하며 숲 역시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다. 3. 수레 등 자주 등장하는 소품이 있다.

  

액자형 구조의 일러스트레이션    

 


<노아 박사의 우주선>의 세번째 포인트는 리듬감 넘치는 문장과 메세지가 명확하게 전달되는 문장에 있다. 동물들과 노아 박사의 입을 빌어,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는 환경오염이 얼마나 실존적이고 시급한 문제인지를 누차 강조한다. 이 책의 원문이 궁금했던 가운데, 일부를 대조해보니 한국어로의 번역과정에서, 독자연령층을 고려해서인지 일부 문장들을 축약하거나 생략하기도 했음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원문에서는 "My friends," said Professor Noah, "it is because of what you tell me that I am building this spaceship. It can fly like a bird, but it will go much faster and very much higher. It can fly to the moon or it can fly to the stars. ......(중략).......... Would you like to come with me?"
이 있었는데, 번역 과정에서 밑줄친 부분이 통째로 빠져 있었다. 원문의 자의적 축소번역은 그림책을 사랑하는 이로서 참 아쉽다. 
  

이 책의 네번째 독해 포인트는 BIBLE판 노아의 방주 원이야기와 비교해가며 읽기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노아의 방주는

1. 인간보다는 동물 중심(노아의 방주에서는 인간도 쌍을 이루었는데 노아의 우주선 탑승객 중 인간은 달랑 노아박사 뿐이다).

2. 기계와 문명의 이기에 배타적이지 않고 반대로 기계나 물질 문화와 공존 모색. (동물들은 사람보다도 로봇과 더 가까운 사이 / 비둘기가 물어온 잎사귀도 노아박사는 컴퓨터로 조사)

3. 직선형의 시간이 아닌 타임머신 과거 회귀형 (우주선이 도착한 곳이 수백년전의 지구, <혹성탈출>이라는 영화를 생각나게 하는 설정)



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한 번 더 책을 같이 있고 오늘은 어제 못풀었던 수수께끼 답을 함께 찾아보아야 겠다. 숲속 동물들이 숲의 파괴와 오염에 따른 고충을 토로하는 와중에 펠리컨은 "알이 품으려 해도 깨져 버린다.'해는데, 왜 그럴까? 어제 아이가 계속 물었던 질문, 네이버라도 검색해야지. 사람들이 숲 속 친구들에게 가한 폭력을 설명해주기 부끄럽고 심란하지만, 아이가 아무리 어리더라도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 지구 환경사랑의 방향도 제대로 어린 시절에 잡을 수 있을테니까.


                                    

    

 

 

고단해서 잠시 이른 저녁의 낮잠을 자고 일어나보았더니, 노아박사의 우주선을 본따서 자기만의 우주선을 그렸다. 불꽃도, 날개도 달았다. 아이가 기특하고 예뻐서 '신박사의 우주선'이라고 이름 지어주었다. 정말 기특했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 있을 쯤이면 지구환경오염은 더욱 걷잡을 수 없을 심각한 수준이겠지만, 내 아이도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처럼 그림을 통하건 글을 통하건, 웅변을 통하건 지구환경보전과 공생의 길에 대해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주고 환경 사랑의 목소리를 내는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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