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록 : 나는 마운자로를 맞는 의사다
장형우 지음 / 아침사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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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록] 표지를 곁눈으로 보아서 그런 건지, 원래 이 분이 장안의 화재여서인지, 카페 안 대각선 방향 테이블에게 "유키즈 나 온, 살 뺀 의사"이야기가 들려온다. 좀 민망하다. 마침 내가 읽던 책이 바로 그 의사가 쓴 책이었으니까.

제목은 "비만록"! 비망록이 아니다!

저자 장형우는 (근본적 이유는 밝히지 않는데) 어려서부터 한 번도 날씬했던 적 없고, 한결같이 기름지고 단짠단짠 양념 범벅 음식이나 육류만 좋아했다고 한다. 118kg까지 나갔을 만큼 초고도비만이다. 동시에 그는 서울대 출신 엘리트이며 흉부외과 의사이다. 간혹 자신이 수술하는 환자들의 심장에서 노랗게 낀 지방을 눈으로 직접 보며 약처방을 하는 그가 정작 자신이 부정맥으로 고생하며 언제 쓰러질지 모를 정도로 건강상태가 엉망이라는 아이러니 속에서 어떻게 의사라는 업을 이어 갔을까? 더 한 아이러니는 그가 구구 크러스티 아이스크림 한 통을 앉은 자리에서 퍼 먹고 다이어트 콜라는 음료수 취급도 안하며 청량음료를 들이붓는 식습관을 고수하면서도 한결같이 다이어트의 욕구와 실천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물론이거니와 위 절제 수술까지 해가며 체중감량에 최선을 다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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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겨운 다이어트의 역사, 즉 "비만록"을 기록하며 장형우는 엘리트 의사에 대한 선입견을 흔들만큼 매섭고 솔직한 화법을 구사한다. 적게 먹으면 부작용으로 "똥의 양"이 줄어든다거나 고기 먹을 때 채소는 고기 본연의 맛을 해치기에 절대 같이 먹지 않는다 등 내부자형 발언을 한다. 여기서 "내부자insider"란 비만 이야기를 할 자격(?)을 갖춘, 고도 비만을 경험해 본 자란 뜻이다. 역으로 장형우의 입장에서는 사람들의 살 빼고 싶은 욕망을 교묘히 이용하여 금전을 추구하려는 이들이 "아웃사이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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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에서 올리브유를 먹으면 살이 빠진다든가, 이것만 하면 지방만 쏙 빠지게 할 수 있다든가 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심지어는 이들 중에 의사 면허 소지자도 있다) 타당성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여러분을 속여서 경제적 이득을 취하거나 유튜브 조회수를 올리고 명성을 얻어 보려는 의도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다.

[비만록] 49쪽

고도 비만 환자가 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많은 일반인은 고도 비만 환자에게 운동해서 살을 빼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만큼 허황된 말도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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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고도 비만 아닌) 사람들이 고도 비만 환자에게 체중 감량에 관해 훈수를 두기도 한다. 당연히 이런 말은 고도 비만 환자에게는 의미가 없는 이야기다.

[비만록] 141쪽

장형우는 내부자로서 초고도비만 환자를 진정 돕고 싶은 마음으로 "나는 마운자로 맞는 의사다"라는 부제의 에세이를 쓴 것이다. 그의 주장과 결론은 명쾌하다. 거칠게 요약해본다.

고도비만까지는 몰라도 초고도비만은 "질병"이며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고칠 수가 없다. 약물과 수술 등 외적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 좋은 의학 신기술(마운자로, 위고비) 놔두고도 안 이용할 이유가 없다. 고도 비만 치료 안하고 조기사망할래? 이런저런 부작용 얘기가 나오지만 살 빼고 평생 관리하면서 좀 더 오래살래?


어제 마침 양재천 산책할 일이 있었다. 이 양재천을 장형우 저자가 얼마나 굳은 각오로 달렸을까를 상상했다. 사진 속 표정이 다 말해준다. 얼마나 강렬하게 살을 빼고 싶은지 건강해지고 싶은지...


장형우 저자가 굳이 이렇게 체중 변화 사진을 공개한 이유도 모두, 진심으로 고도 비만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서라고 본다. 이런 진정성이라면 잘 될 수 밖에 없다.


장형우의 책에는 동문 선부배의 실명이 여럿 등장한다. 흥미롭게도, 나이 오십을 바라보는 이 분이 선후배를 "교수"나 "의사" 등 직함이 아닌 "형"이라는 정겨운 말로 호칭한다. 나의 의견을 조심스레 덧붙이자면, 그 정도로 장형우는 특유의 가식 없는 솔직함 성격 때문에 좋은 관계의 사람과는 오래 그 관계를 유지할 것 같다. 가식적인 사람은 장형우 의사 곁에서 오래 지내기 어렵다. [비만록]은 화법이 사이다이다! 살 안 찐 사람이라도 비만인의 심정을 진정 이해하고 싶거든 [비만록] 읽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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