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핵의 세계사 - 평화네트워크 욱쌤이 들려주는 20가지 핵무기 이야기
정욱식 지음, 소복이 그림 / 갈마바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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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olee2,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2020년 기준, 재적학생이 173명인 작은 규모의 대학원이 있다. 종로구에 위치한 북학대학원대학교University of North Korean Studie이다. [흥미진진 핵의 세계사]를 쓴 정욱진 저자 덕분에 처음 알게 된 학교이다. 이 대학원에서 군사안보를 전공한 저자는 "'핵'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세계사 주요장면을 분석하는 작업(6)"을 해왔다고 서문에서 밝힌다.그는 2018년 BTS 멤버가 입었던 광복을 환영하는 티셔츠를 일본이 문제 삼았던 사건 때문에, [흥미진진 핵의 세계사]를 쓰게 되었다 한다. 한국의 청소년이 마땅히 알아야할 핵 이야기를 "핵무기"를 중심으로 다뤘다. 



[반딧불의 묘](1988), 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상영해주었고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보았다. 뒷 줄에는 남자 대학생들이 주르르 앉아 있었는데,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집합적으로 소리를 삼켜 우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나보다 어른들도 저렇게 우는구나 하는 청소년 마음으로, 그 집합적 애도의 울음을 의아해했던 기억이 난다. 후에, 이 영화에 대해 알게되면서 그 울음소리는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U.S. Navy Public Affairs Resources Website,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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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식은 [흥미진진 핵의 세계사]에서 수차례 강조한다. 1945년 일본에 떨어진 핵폭탄에 피폭된 70만명 중에는 강제 징용된 조선인이 7만명 있었다고. 그 중 4만 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부상당한 3만 여명 중에서도 생존자는 2000명 정도 뿐이라고. 다시 말해, "한국은 일본에 이어 세계 제 2의 피폭 국가. 그러나 정작 한국 사람은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60)." 한국 밖에서는 이 반도의 정전 상태가 얼마나 위험하게 인식되는지도 잘 모르기도 한다. 콜롬비아에서 유학온 친구가, 한국으로 공부하러 간다는 말에 일가친척까지 울면서 말렸다(전쟁 나면 어떻게 살래?)는 이야기를 전해주어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또한 미국이 한국전쟁에서 북한에 핵폭탄을 투여하지 못한 이유 중에는, 인종차별국가라는 윤리적 오명("왜 미국은 아시안에게만 원폭을 투하하는가?")을 쓸 부담을 피하기 위함도 있었다고 한다.베트남 전쟁에서 닉슨 미 대통령 역시 핵 단추를 누르고 싶은 충동을, '핵전쟁 국가'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서도 눌렀으리라고 저자는 추정한다. 





 SAED 



아이러니하게도 초창기 반핵 운동은 핵물리학자들이 주도했다. 뉴질랜드는 2021년 현재, 코로나로부터도 비교적 청정국가인 동시에 핵청정 국가이기도 하다. 1987년에 비핵법을 재정했다. 비핵 지대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핵보유국의 미온적 태도에 불만이엇던 국가와 반핵 단체들이 ICAN(핵무기폐기국제운동https://www.icanw.org/)을 추진중이다. 2017년에는 핵무기금지조약TPNW이 채택되어 핵무기의 궁극적 폐기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안타깝게도 정작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파키스탄, 북한, 이스라엘은 이 조약에 참여하지 않았다.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저자 정욱식은 "전쟁과 핵 없는 세상"을 만드는 일을 우공이산(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에 비유한다. 그래도 함께 힘 모아준다면 뚜벅뚜벅 그 길을 가겠다고 한다. 든든하다는 말로 부족하다. 같이 알고, 함께 움직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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