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권의 책이 각각, 연애할 때, 범죄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싶을 때, 직장에서 비언어적 단서를 어떻게 해독할까라는 실용적인 팁을 준다. 데이비드 기번스는 이 분야 전문가로서, 여러 기업뿐 아니라 FBI 등에서 자문도 했다. 마찬가지로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존 내버로도 FBI에서 일했다. 비언어적 의사소통 관찰과 해석의 달인으로서.
그 중에서 [Your Body at Work]를 읽었다. 한국 출판사에선 [넥타이를 맨 인류학자]로 의역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는 "우리가 정보경제 시대로 나아갈수록 목을 가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
(159)"이라 말한다. 즉, 점차 직장 내(사실 물리적인 공간으로서의 사무실에서 탈 탈 탈 벗어나는 이들도 covid-19로 증가추세이고) 넥타이와 비즈니스 스카프를 목에 매는 이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견이다. "넥타이"라는 단어가 남성부터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한국어 의역한 제목이 조금 의아스럽다.
이 책엔 좋은 정보가 많지만, 무엇보다 비대면 소통이 급증한 2020, 2021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음성 언어에만 의존하게 내몰린다면 또 잃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본다. 설령 온라인 대면소통일지라도, 많은 단서들이 삭감(?) 되기에 대화 상대의 의도를 제대로 알기 어렵기도 하니까. 온라인 소통 많이 하면 피로도가 급증한다는 기사가 겹쳐 생각나는 이유이다. 동공반사, 공간사용에서의 미묘한 변화 등등 부가적 단서가 없는 상태에서 상대를 더 깊이 파악하기란 피곤할 수밖에 없는 일.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무척 실용성이 강조된 책이었다. 에드워드 T Hall류의 학문적 접근과는 사뭇 다르게, 비즈니스 판에서 바로 적용, 실전 테스트 가능한 정보가 그득!
"헤어" 챕터의 시작을, 저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로 시작한다. 책 읽다 중간에, Trump, Hair 검색하다가 샛길로 겁나게 샜는데, 세상에나!!!!! 지미 팰런은 자신의 토크쇼에 트럼프를 초대하여 머리카락을 말그대로 뒤 엉클어 놓았다(물론, 트럼프의 마지못한 허락을 받긴 했지만). 2년 후에까지 팰런이 그 행동에 대해 사과했어야 했다는 댓글에, 동방예의지국 출신인 나는 사과의 대상이 트럼프 일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반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