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hamed mahmoud / CC0
온라인 포럼으로 전문가 두 분의 강의를 각각 1시간씩 들었다. 한분은 인문학자, 다른 분은 IT계열 기업의 CEO이다. 내용이 알차서, 청중으로서 짜릿한 희열마저 느꼈다. 동시에 '전문가성'은 어떻게 구축(구축의 시발로서의 Ph.D 획득이야 모두가 아는 루트인데, 이후 전문가성은 어떻게 강화, 유통되는지)되는지 궁금해졌다. 요새는 석학들의 온라인 강의나 저서를 접해도, 이미 대중에게까지 내려와 익숙해진 사례, 멤버쉽 가입과 클릭질 몇 번이면 구할 수 있는 논문들이 등장하는지라 '그들만의 리그'라는 생각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이건 강의들으며 내내 궁금해했던 질문이다.

오늘, [차이나는 클라스]를 읽는데 그 질문과 닿아 있는 책인 것 같다.
우선, 제목이 다 말한다. "차/이/나/는/ 클/라/스" JTBC "차클" 초대 연사들은 흉내내기 어려운 전문성, 권위, 명성을 구축한 분들이 등장한다. 아무리 대의, 소명의식이 크다한들 뿜어낼 통로가 없으면 자기 소진에 울혈이 맺힐텐데, 이 분들은 뿜어낼 채널들도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다. 이들을 향해 나팔귀를 벌리는 청중들도 확보했고. 그럼 이미 답 찾은 거 아닌가? 전문가성의 구축과 유통.
[차이나는 클라스: 의학, 과학 편]에는 김우주, 강진형, 박은정, 계명찬, 강봉균, 천종식, 박종훈, 정희선이 등장한다. 편집실에서는 Q&A형식으로 책을 엮어 냈고, 강의에 활용되었던 프레젠테이션 시각자료도 적절히 배치하였기에 전문용어가 등장하여도 읽기에 부담이 없다. 대본이나 자료집 하나 없이 현장 Q&A 즉문즉답을 저 수준으로 순발력있게, 내용 풍성하게 하였다면 "차클"이 틀림 없다. 8분의 인터뷰 모두 유익하나, 그 중에서도 나는 나노학자 박은정, 의료사고 연구하는 박종훈, 그리고 초대 국과수원장이었던 정희선이 인상 깊다.
* 박은정 교수는 신문 기사에서도 읽었는데,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한 8년간의 경력 단절을 딛고 30대 후반에 다시 분발해서 세계적인 나노독성학자의 지위를 확립했다고 한다. 이 분이 나노독성을 연구하게 된 계기가 흥미로운데, "환경 호르몬이 내일의 문제인 반면, 나노 독성은 오늘의 문제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환경 호르몬이 후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라면 나노 물질은 지금 당장 우리가 겪을 수 있는 문제라는 거죠."라고 한다.

*평소 의학사 책들을 많이 읽기에 박종훈 교수가 인용한 예들과 친숙했지만, 넥타이는 처음이다. 박종훈 교수는 대한임상미생물학회지 보고를 인용하여, "전공의들이 착용하는 넥타이에서 슈퍼박테리아가 100% 검출되었다(228)"고 한다. 또한 WW2 당시 유행했던 "Give Blood, Save Lives,"의 신념과 달리, "수혈을 줄여야 생명을 구한다"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