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일어나는 '공유의 비극'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저자 서종석은 [어업의 품격]을 펴내며, 청소년,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들이 많이 읽기를 기대했다. 저자 역시 세 아이의 아버지로서 학부모이자, 부경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무엇보다 북 토크에서 실제 만난 서종석 교수는 수산물을 좋아하기에, 수산자원이 고갈되면 슬플 거라고 이야기했다. 


[어업의 품격] 을 몹시 기대하며 읽었다. 먹거리나 환경에 관한 책은 널렸지만, 실제 현장 전문가가 전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귀하기 때문에 더욱더. 서종석 교수 역시 MSC(해양관리협회) 한국 대표이자 국제표준분야에서 10년 이상 전문가로 활동해왔기에 그만이 전할 수 있는 내용을 [어업의 품격]에 많이 담아냈다. 


저자 소개의 책날개에서도 '공유의 비극'을 키워드 중 하나 삼은 만큼, 나 역시 [어업의 품격]을 읽고 '공유의 비극' 관련 챕터를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리하려 한다. 


● 저자가 인용한 여러 공공재 게임 실험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예외는 있지만) 게임을 반복할수록 기부금은 낮아지고 무임승차가 많아졌던 것이다. 단, 팃포탯(Tit for Tat, 눈에는 눈)과 평판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참여도와 기부율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엘리나 오스트럼 © Holger Motzkau 2010, Wikipedia/Wikimedia Commons (cc-by-sa-3.0) 


● 자원이 부족하고, 배신자들이 들끓는 상황에서 어떻게 공유의 비극을 극복할 수 있을까? 정치경제학자 엘리나 오스트럼Elinor ostrom은 공유의 비극 해결 방안을 제시해 2009년 노벨 경제학상을 탔다 한다. 제시한 극복 사례는 에게해 터키 어업 실례지만, 이 시스템을 어업 외 다른 분야에 적용한 사례를 추후 더 찾아보면 유용할 것 같아 부족하나마 정리해본다. 


 터키 알라니아에서도 1970년대엔 어업 분쟁, 어부들간 갈등이 심각했고 수산자원은 고갈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해결방안으로서 도입한 "조업구역 배정시스템"은 십여 년 시행착오를 거쳐 안착했다. 서종석 교수가 요약한 시스템 운영법은 


1. 매년 조업하는 모든 어부 명단 작성. 

2. 어부들이 선호하는 조업 구역 목록 작성. 

3. 조업 구역 로테이션, 공평하게 모든 어부에게 배정.

4. 매년 조업 구역과 배정순서 재배치. 


이에 더해 자발적 감시와 모니터링(배신자(freerider는 늘 있으므로), 갈등 조율 과정을 거쳐 지속가능한 이익을 얻는다. 주목할 점은 이 시스템이 정부가 제시한 것이 아니라, 알라니아 어부들이 자발적으로 구축한 공동체 관리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Fishermen in Alanya proud to be a part of Nobel prize."라는 기사 제목도 등장하나 보다. 


● 오스트럼이 뽑은 성공적 공유자원 사례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1. 공유자원을 정의하고, 누가 이를 사용할지 확정하고 권리를 부여한다. 

2. 효율적 규칙과 시스템을 구축한다. 

3. 구성원이 참여한다. 

4. 모니터링한다. 

5. 점증적으로 제재한다

6. 갈등 조정의 장을 마련하고 조정한다.

7. 자치권을 보장한다. 

8. 적정 규모를 유지한다.


● MSC어업표준의 원칙

1. 어장은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자원량을 유지한다.

2. 어업은 환경 파괴를 최소화한다.

3.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토대로 지속가능한 어업이 효과적으로 관리된다. 



터키 알라냐, Pixabay/C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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