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바이러스의 습격 -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 우리는 새로운 감염병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이슈 리포트 1
김우주 지음 / 반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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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코로나19 이전, 메르스 사태 때부터 대중에게 친숙해진 이름이다. 김우주. 그는 2015년 메르스 대응 국무총리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했다. [바이러스의 습격]은 2020년 코로나 사태를 맞아 일반 대중에게 내놓은 가벼운 문고판 안내서이다. 프롤로그에서 김우주 교수는 왜 감염외과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터닝포인트로서의 군대생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한마디로 바이러스의 위험성, 무서움을 목격했기 때문이란다.

[바이러스의 습격]은 앞서 말했듯, 감염병에 무지한 대중을 주 타겟 삼은 만큼 얇고, 전달하는 정보도 간결하다. 1장에서는 공중보건 분야에서 등장하는 용어들- 사례정의(감염병이 유행할 때 감시, 대응, 관리 대상을 규정하는 것), 슈퍼 전파사건, 의사환자, 지역사회 전파-을 설명한다. 김우주 교수가 실로 메르스 사태 때 전염병 관리를 중앙에 선 위치였기에 내부자니까 알 수 있는 정보도 이 책에 담고 있다. 바로 2014년 메르스 사태 때, 대응지침에서 사례정의가 잘못되어 방역망에 큰 구멍이 난 사례이다.


"감염자와 2m이내 또는(or) 같은 방에 머무른 경우"로 WHO와 CDC가 분류하고 있으나, 대한민국 방역당국은 이를 크게 오독했다. "밀접 접촉자는 환자와 증상이 있는 동안 2m 이내의 공간에 1시간 이상 머문 사람"으로. 이런 어이없는 실수 때문에 밀접접촉자를 놓쳐 메르스 초기 방역망에 큰 구멍이 숭숭 뚫렸다. or를 and로 해석한 사례정의를 전국에 배포하고 따르게했다니? 도대체 누가 이런 기초적이면서 중대한 실수를 할 수 있을까? 아무도 바로 잡지 않았을까? 누가 책임졌을까? 



2장에서는 아마도 [바이러스의 습격]을 읽는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내용, '코로나로부터 날 지키는 법'을 집중 설명한다. 개개인의 면역 증강법뿐 아니라, 진답 면역으로서의 '군집 면역(herd community)'까지 개념을 설명한다.




3장에서는 21세기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 원인과 그 특징 등을 설명한다. 흥미로운 점은 김우주 교수는 화난수상시장처럼 wet market을 바이러스의 온상으로 지목하지만, 실제 화난수산시상이 발원지인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코로나 Q&A는 잘못된 상식을 바로 잡아주는 정보에 할애하는데, 나도 '코호트 격리 cohort isolation'의 의미를 덕분에 제대로 배웠으니 옮겨본다. "2~3명 이상의 같은 전염병 환자를 함께 격리하는 것(151)"이 사전적 정의이기에, 광주 21세기 병원에서의 격리를 '코호트 격리'로 표현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날이 서다 못해 서슬이 퍼런 비판의 목소리는 [코로나 19: 자본주의의 모순이 낳은 재난]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 19 사태에서도 문제는 계급이다"라는 글에서는 대구시 소재 신천지 교회 신자 집단 거주 아파트를 집단 격리 시킨 조치를 맹 비난한다. 140명 중 46명이 확진을 받았다고 아파트 전체를 집단 격리 시킨 것은 대구시가 저소득 노동자로서 이 아파트 청년들을 홀대하는 증거라고 울분을 터뜨린다. (노동자 연대의 기자인 장호종이 쓴 글이다)

사실, '코호트 격리'의 의미조차 잘 모를 정도로 공중보건, 방역에 대한 지식이 없기에 장호종의 주장이 타당한지 잘 모르겠지만 귀기울여 본다.



[바이러스의 습격] 덕분에 확실하게 배운 두 가지 용어가 있다. 아래에 인용한다.

WHO는 슈퍼전파자라는 용어 대신 '슈퍼전파 사건 super spreading events'라는 용어를 권장한다. 환자 개인에게 슈퍼 전파의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표현인데다가, 슈퍼전파가 발생한 외부적인 환경과 상황을 살피지 못하게 하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메르스 사태 때 슈퍼 전파자로 낙인찍힌 분들 중에는 지금도 여전히 심리적 고통에 시달리는 분도 있다. 환자가 의도적으로 전파를 한 것이 아니라면 슈퍼감염자(전파자)라는 명칭은 피해야 한다.

[바이러스의 습격] 34쪽



스페인 독감은 1918년 미국의 군병영에서 시작되었다. 1차 대전 때 미국 군인이 대서양을 건너 프랑스에 상륙했다. 이와 동시에 유럽 전역에서 독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당시 스페인은...전시 상황이 아닌 까닭에 언론 통제도 없었다. 정작 독감이 유행한 미국과 프랑스 등은 언론통제 떄문에 보도가 되지 않아 자국민은 내막을 몰랐다. 스페인만 독감 보도가 여과없이 흘러나간 덕분에, 1918년의 패ㅔㄴ데믹 인플루엔자에 스페인 독감이라는 마뜩찮은 이름이 붙어 버렸다.

1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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