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중동, 만들어진 역사 - 중동을 읽는 자가 세계를 읽는다! 만화로 보는 교양 시리즈
장피에르 필리유 지음, 다비드 베 그림, 권은하 옮김, 김재명 감수 / 다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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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씩 차근차근 읽어가는 중입니다.







"잘 몰라서" 부끄러운 게 아니다. "몰라서"  행여 실수할까봐 조바심 난다. 혹자는 서구 중심적 세계관의 반영이라고 비판하는 "근동Near East" 등의 용어쓰는 것도 조심스럽고, 전범을 영웅으로 칭송할까도 걱정된다. 피비린내 나는 민간의 고통을 한 구절의 이벤트로 기억한 채 모르쇠할까도.......그래서 일부러 중동 역사 책을 찾아봤다. 도전적인 과제인지라 일부러 만화책으로 골랐다. [만화로 본 중동, 만들어진 역사]. 이래뵈어도 글쓴이는 프랑스파리정치대학교 국제대학원의 교수이자 중동정문가인 장피에르 필리유(Jean _Pierre Filiu)이고 그린이는 만화전문 출판사를 설립해 활봘히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다비드 베(David B)이다. 


만화 형식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다비드 베는 그림이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하도록 그린다. 강렬한 이미지가 문자보다 더 깊이 뇌리에 박힌다. 예를 들어 방관만 하던 미국이 2차 세계대전 발발하고 "석유"가 중요해지고 나자 '스윽~' 중동 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아래 그림처럼 표현한다. 담배 꼬나물고 여유롭게 관망하다가, 180도를 돌아 '쓰윽~' 깊숙하게 영향력 행사 시작. 





두 번 읽었는데, 실은 리뷰 쓸 만큼 머릿 속에 구조화되어 중동 역사가 망을 그리며 뻗어나지 못한다. 시간 차를 두고 나중에 한 번 더 읽거나, 관련 다큐멘터리를 중간에 한 번 보아야겠다.


[만화로 본 중동, 만들어진 역사] 본문의 굵은 가지를 그려내진 못해도, 타이틀 속뜻을 이해한 것 같다. 주말 내내의 독서가 물거품은 아니어서 다행이다. 모든 역사가 진행형일테지만, 타이틀에서 중동 역사를 "만들어진," 수동형으로 표현한 의도가 중요하다. 읽는 이에 따라 불쾌하다는 반응하겠지만(우리가 체스 판위의 말이니? 움직여지고, 만들어지게?), "전쟁 after 전쟁"이라는 분쟁의 역사를 체스판 위에 그리고 조종대를 쥐려는 이들이 있었고 계속 있다. 프랑스인 저자는 중동의 역사에 미국이 어떻게 개입하여, 때론 독자자와 손을 잡고 중립적인 척 하면서 이중잣대를 쓰거나 전쟁판을 일으키는지를 시원하게 보여준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서는 사담 후세인을 지원했던 미국이 어떤 과정을 거져 후세인의 몰락을 이끌었는지도 이 책을 통해 정리할 수 있었다. 프랑스의 비판적 지식인이라는 저자는 아버지 부시와 아들 부시의 중동정책들을 매섭게 비판한다(크리스쳔 베일 덕후인지라 새벽 극장에서 보았던 영화 [딕 체니]가 이해에 좀 도움이 되었다). 그 독설가인 트럼프 대통령조차 칭찬일색으로 조의를 표혔던 아버지 부시, 그리고 아들 부시. '죽음의 고속도록'라고 마치 공포영화 제목처럼 한 문구로 지나가버리지만 용서될 수 없는 범죄. 



"미국의 개입이 항상 좋은 의도였던 것은 아니다"라는 옮긴이의 문장이 책 다 읽고서 더 이해된다. 

중동 역사에서 소련을 비롯 유럽의 역할 역시,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간다면 "항상 좋은 의도였던 것은 아니다"라는 문장의 주어로 쓰일 수 있지 않을까? (몰라서 묻는다)


타자의 역사라고 생각하면이처럼 사후 반응으로 끝나지만, 만약 그것이 우리에게 임박한 것이라면? 오싹해진다. 이 좋은 책을 깜냥 부재로, 반도 못 소화시켜 아쉽다. [만화로 본 중동, 만들어진 역사]를 여름 쯤, 다시 읽어야겠다. 좀 배경지식 양념좀 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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