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을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자릿세 비싼 목 좋은 상가에 마라탕 전문점, 중국 음식점마다 마라탕 추천하니 먹기는 한다.
이런 제목의 기사가 떴다.
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마라탕 국물도 마실 놈"이 비하적 표현으로 쓰인다는데?
갑자기 학창시절이 생각났다. 펭수 세대는 상상도 못할 "자율학습"이란 게 있던 시절, 밤 11시까지 팔팔한 애들, 성호르몬이건 뭔 호르몬이건 호르몬 범벅으로 팔팔한 애들을 밤 11시까지, 회색 콘크리트 방에 가둬두던 시절이 있었다.
그 교실 뒤켠에서, 개성 강하고 존심 높은 친구들이 줄 서 있던 모습이 갑자기 생각났다.
"새우탕면" 국물 한 모금 얻어 마시려는 아이들의 행렬!
정작 몰래 학교를 빠저나가서 컵라면 쟁취해 오느라 애쓴 녀석은, 면발 대강 집어먹는 둥 마는 둥
자신의 컵라면 앞에 길게 늘어서서
친구들을 외면하지 못한다.
"한입만," 아니 "한모금만"..
친구들이 줄서서 "새우탕면" 국물을 나눠 마시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자율학습" 머쉰 On상태로 돌아가는 그 광경이 아직 선명하다.
"새우탕면 국물도 마실 놈들"이 여기에선 욕이 아니다. 호르몬 범벅의 10대를 가둬두니, 매운 국물이라도 마셔서 이열치열해야했던 거다. 라면국물 줄서서 나눠먹는 재미로라도 버텼던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