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물결 일렁임 없는 잔잔함을 사람들은 "온화한 성품"이라 좋게 말하지만,

실은 자기 보호 본능일 수 있죠. 

감정의 진폭이 높아지면, 바로 몸으로 반응이 와서 며칠 손해보니까 스스로 "온화하게" 길들여온 것일지도.

'욱' 했다가 아파서 며칠을 그냥 보냈어요. 그래도1월 8일에 개봉했다는데 더 미루기 싫어서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보러 다녀왔습니다. 



실은 이 페이퍼를 쓰며 영화 제목 처음 제대로 알았네요.  이제야 부제의 의미심장함이 눈에 들어오는 군요. 

"The Rise of Skywalker"

반쪽의 이름으로 존재하던 자가 이름을 찾은, 동시에 이름 부여받은 이야기. 단수인데 실은 복수인 이름. 마찬가지로  Force 역시 단복수를 흐리는 명사이자 동사이겠죠. 



잔병치레 끝물에 보아서 더 이입했던 것일까요? 줄거리야 뭐 예상했던 그대로(영화 씬들에 은근 복선이 널렸습니다) 뻔히 전개되었지만, 전혀 재미와 감동을 상쇄시키지 않았어요. 누군가는 정치적 풍자극이라고 해석하는 [DOGVILLE](2003)을 지극히 사적인 복수극으로 몰입해 보며 쾌감느꼈던 언젠가처럼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역시 우주서사극인데 지극히 개인적 화두로 끌어내려 놓고 보았습니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 혹은 "부메랑 효과". 


개인에게나, 혹은 사회에서나 "부메랑 효과"에 요새 관심이 꽂혔습니다.


[스타워즈] 이야기하다 "아닌 밤중 홍두깨" 격이지만, 오늘도 호주의 화재가 걱정입니다. 캥거루나 코알라 사진과 함께 재난 스펙테클로 소비되는 모습, 솔직히 불편합니다. 몇년 전 호주가 기후변화대응이 느린(불량한) 나라로 지목되었는데 한국은 그보다 더 낮은 단계로 평가되었다는 기사에 불안해집니다. 

뭉크의 "절규" 배경 하늘의 붉은 빛이, 실은 당대 인도네시아 대화재의 영향을 사실적으로 반영한 것이라는 글을 읽고 "재미" 있었는데, 반성합니다. 결코 호주 하늘의 붉은 빛은 재미있을 수 없습니다. 

이처럼 현시점에 얽혀 있고, 시공간을 엮으며 얽혀있는 문제들이 많기에 걱정입니다. 걱정인형을 끌어안고 자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