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 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1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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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된 독서] 

2018년에 읽고, 올해까지도 지인들에게 권하는 책이다. 문학가를 꿈꾸며 10대를 보냈다던 최영화 교수(아주대 의대)는 글은 독자를 WOWWOW하게 한다.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의 유성호 교수 역시, 대중을 겨냥해 처음 출간한 책이 기염을 토하며 독자를 끌어 모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분 역시 책 벌레, 에세이 소설 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책읽기에 흠뻑 빠져 유년기를 보냈다고 한다. 흐음. 역시 답은 '독서' 였던가?




법의학 대가인데도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독자를 두 번 매혹시키는 유성호 교수는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 강좌 개설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개설 초기엔, 20대 젊은이에게 '죽음'은 부적절한 화두라고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교양원을 설득해야만 했다고 한다. 그러나 60명 정원으로 개설된 강의는 곧 수강인원 마감이 되었고, 이후 높은 강의평가를 받으며 200여명이 듣는 대형강좌로 거듭났다고 한다. 서울대학교 교양교육원이 보였던 태도를 우리는 일상의 인식, 혹은 다른 기관들의 논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금은 바뀌었지만, 20대에게는 "죽음"을 노년에게는 "자살" 관련 교육이나 강의를 비권장했다고 한다(바로** 기관에서).





CSI시리즈, Criminal Minds, Hannibal시리즈의 광팬으로서,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를 사심 가득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실로, 유성호 교수의 서울대학교 제자(수강생) 중에도 이런 사심으로 수강신청한 친구들이 많았다고 한다. 물론, 이 책은 그 기대 충족시킨다. 매스컴에서 떠들석 했던 윤일병 사건, 영아학대사건, 세브란스 병원 할머니 논의, 백남기 농민의 사인 등 익숙한 많은 사례들이 소개된다. 여기에 더해  "법의학"이라는 학문이 1세대 문국인 교수에서 2세대 3세대로 어떻게 개척, 성장해왔나에 대한 생생한 학사도 소개되어 있다. 문국인 교수가 우연히 헌책방에서 읽은 책에 매료되어 독학으로 "법의학"을 개척한 이야기는 반 페이지로 요약되어 있어도 구구절절하게 들린다. 그가 스승 장기려 교수에게 "법의학"을 시작해보겠다고 하니 처음엔 말리셨던 스승이 3년후 문국인 교수가 힘들어 포기하겠으니 외과에서 받아주십사 청했을 때, 단단히 사명감을 일깨워주었단 훈훈한 일화는 오래 기억하고 싶다. 




이 외에도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에는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 아니 대놓고 잘 이야기하지 않던 화두들을 아주 명확한 어조로 이야기 한다. 생명공학과 기술의 발달로 인한 죽음의 정의와 의미 변화, 자살 그리고 존엄사에 대한 다양한 시선, 국가별 법제도의 차이, 죽음에 대한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문화적 태도 제고 등, 평소 이 주제를 귓등으로만 흘려들었던 이들은 꼼꼼히 새겨가며 읽어야 할 것이다. "서가명강" 시리즈 계속 팬심을 확보할 수 있는 이유가 있었다. 이 책은 시리즈의 1권이니, 차차 다음 권들도 손 대 봐야겠다. 


"죽음은 서늘한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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