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은 자라서 어디로 갈까? 라임 그림 동화 22
피에레트 뒤베 지음, 이브 뒤몽 그림, 양병헌 옮김 / 라임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채소 먹어야지, 녹황색 채소는 눈에 좋단다. 사과는 껍질째 먹으렴"

아이들에게 채소 먹으라고 하는 어른들에게 묻습니다. 그런데 그 채소들은 어떻게 나는 건가요? 누가 기르고, 언제가 제철이며 산지가 어디인가요? 대답해주실 수 있나요?


아이들 채소 먹이려 날마나 애쓰시는 분들, 그런데 정작 본인도 본인이 먹는 채소가 어떻게 식탁까지 왔는지 별로 궁금해해보지 않은 분들에게 최적의 동화책을 소개합니다. 그림책이라지만, 초등학생은 물론 어른들에게 좋은 책 같아요.



[완두콩은 자라서 어디로 갈까?]에는 세 형제가 등장합니다. 머리가 말랑할 아이들이라면 금세 외울 그 귀여운 읾은 장-자크, 레알, 그리고 도널드랍니다. 어린이 책을 오래 써온 작가여서 그런지 피에레트 뒤베는 이 세 알의 완두콩 형제에게 인격과 개성을 부여했어요. 그래서 더 읽는 재미가 커요. 몽상가 레알은 시를 즐겨 쓰고, 도널드는 유머감각으로 주변 완두콩을 웃겨주지요. 장-자크는 '카트만두'라는 곳에 가서 모험하게될 거라 믿고 있어요.



 그런데 완두콩 농장의 수확 날, 탈곡된 완두콩들의 행선지는 '카트만두'가 아니었어요. 화물트럭이 도시의 아스팔트 위를 달려 도착한 그곳은 커다란 공장이었어요. 완두콩들을 환영해준 이들은 이 공장 소속 연구원과 직원이었고요. 


완두콩들은 크기와 신선도에 따라 선별된 후, '욕조'같이 생긴 통에서 다같이 씻고, 뜨거운 스팀으로 '데쳐진' 후, 급속 냉동된답니다. 기술적인 과정인데 작가가 어찌나 발랄한 문체로 기술했는지, 정말 완두콩들이 '카트만두'여행이라도 온 것처럼 느껴져요. 마지막 종착지는 인간들의 야채소비를 위한 개별 포장지 안으로 쏘옥. 완두콩과 당근 등 다른 채소들과 함께 어울려서 말이죠. 완두콩들은 "끝"이라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의 입 안으로 들어갈 운명이어도 굉장히 즐거워합니다. 


어떤가요? 완두콩 삼형제는 물론, 채소들이 달라보이지 않나요? 요즘에는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른들도 자신들의 입에 들어가는 음식의 출처를 알지도 못하고, 알려들지도 않고, 음식의 이동 경로에 대해 감사한 마음도 적은 것 같은데 [완두콩은 자라서 어디로 갈까?]는 이 모든 것들에 힌트를 주는 고마운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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