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역사 - 동서양 핵심개념만 간결하게 정리한
박석재 지음 / 동아엠앤비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2019년 네이버 열린연단 제 22강 "교양 교육의 이념"에서 정진수 충북대 물리학과 교수는, '문/이과' 이분의 고질병에 더해, 이공계 교양을 경시하는 풍조 때문에 대학교양교육이 절름발이가 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도도하리만큼 엄밀한 수와 식으로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는 아예 지레 겁을 먹고 멀리해왔던 스스로를 반성하며, 일부러 도서관 400번대 서가에서 오래 어슬렁거린다. 



과학서점 '갈다'대표 이명현 박사 덕분에 일반인이 동경하는 '천문학자' 이미지는 실로 아마추어 천문애호가일 경우가 다수이며, 실제 천문학자들은 천재 중의 천재, 정재승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천재들의 무덤"이라 할 지적 집단임을 알게는 되었다. 우주의 원리를 탐색하는 이 학문에서 국경이나 국적, 민족주의적 정서가 치고 들어갈 틈이 없으리라 속단했는데 『하늘의 역사』를 읽고 깨졌다. 이 책의 저자 박석재 박사는 한국 최초 블랙홀 박사이자 한국천문연구원 제3대 4대 원장을 역임했다. 2013년 EBS '역사특강'에서 10부작으로 진행했던 '하늘의 역사' 강연을 보강하여 『하늘의 역사』를 펴내며 역사관, 민족관에 대한 소신과 소명의식을 우렁찬 목소리로 전하고 있다. 

"책 머리"와 "책 끝으로"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핵심 단어가 천문학자 박석재 박사의 주장을 짐작하게 해줄 터인데, 그것은 "우리 배달민족"이다.


역사 광복은 현대를 살아가는 배달민족의 시대적 사명이다... (중략)... 하루빨리 우리 역사를 바로잡아 'K-History, Korean-History'로 온 세계에 알려야 한다. 지금까지 공부한 바와 같이 배달민족의 민족정신은 유대민족의 시오니즘 못지않게 훌륭한 선민사상이다... (중략)...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개천사상, 천손사상, 홍익사상을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중략)...애국애족을 이야기하면 '국뽕'이라며 마치 자기는 세계화가 다된 양 언행을 한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대한민국이 구태여 독립을 유지할 필요성도 없어지고,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면 오히려 더 좋고..... 이런 생각들이 독버섯처럼 퍼져 자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하늘의 역사] "끝으로" 본문 중에서 



 『하늘의 역사』는 과학동아로 유명한 "동아엠앤비"에서 출간된만큼, 비주얼 자료인 인포그래픽의 수준이 높은데 이 책에서 '태호복회의 팔괘'나 '육십사괘,' 천부경을 바탕으로 태호복회가 그렸다는 '하도'까지 보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 이는 책 제목이 "우주의 역사"가 아닌 "하늘의 역사"인 이유와도 연관된다. 박석재 박사는 지금까지의 우주의 역사가 서양의 관점에 치우쳐 'Universe'만 얘기되어 왔다면, 본인은 동양과 서양의 비중을 동등하게 하고 'Universe + @'로서의 'cosmos'도 조화롭게 다뤘다고 한다. 그렇다고 "'태극이 은하 모습과 비슷한 것을 보면 옛날 동양에서는 이미 은하의 모습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면 말이 안 된다."(본문 240쪽)이라며 일단 검증을 한 후, "현대적, 과학적 용어로 기술해 글로벌한 새로운 동양 우주관으로 보급돼야 한다." (본문 241쪽)




 여기까지는 이 책의 기본적 접근 방향,관점에 대한 독자로서의 인상 스케치였고, 가장 중요한 내용에 대한 부분을 놓쳤다. 『하늘의 역사』가 천부경 구절을 해석하고, 저자 박석재 박사가 직접 지은 "개천가"의 가사를 소개하는 데 지면을 대부분 할애한다고 생각하면 오산. 그 유명한 천재 송유근 군의 지도교수이자 대한민국 블랙홀 박사 1호로서의 전문지식을 대중에게 쉽게 풀어낸 부분도 많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천문학의 동서양 역사, 우주 탄생의 신비에 대한 논의들, 상대성이론과 양자물리학 등 정밀한 이론 입문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목적에 맞게 잘 활용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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