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배신 - 무병장수의 꿈은 어떻게 우리의 발등을 찍는가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조영 옮김 / 부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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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0대 시절 나는 과학자 되기를 열망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일들이 생겨나면서 그 목표에서 멀어졌고, 대신 과학 애호가가 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나는 연구소나 관측소에서 측정 결과를 끈기 있게 기록하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천문학이든 생화학이든 과학 분야에서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의 글은 열심히 찾아 읽는 편이다." 서문, 10쪽



생물학 박사학위자에 대한 편견이었을까? 진자처럼 극도의 규율적 실험 스케줄을 소화해내는 갇힌 공간의 과학자를 상상했는데, 이 분은 이력이 남달랐다. 바라라 애런라이크는 세포면역학으로 Ph.D취득하며 뉴욕주립대 조교수로도 재직하다가, 뉴욕시 관리예산실 정책 분석가, 도시 빈민 건강권 옹호하는 NGO활동가를 거쳐 현재는 전업 작가이다. <노동의 배신>을 필두로, <희망의 배신>으로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고, 최근에는 <건강의 배신>으로 독자몰이를 하고 있다. <건강의 배신> 원제가 "Natural Causes





1. <노동의 배신>은 작가가 직접 웨이트리스 등으로 일하며 최저 임금 수준의 삶을 체험하고 쓴 워킹 푸어 생존기로서 신자유시대의 빈곤문제를 다뤘고

2. <희망이 배신>은 화이트칼라 구직 현장에 뛰어든 중산층마저 무너지는 현실을 보여주어 이후 미국에서 전문직 노동조합 결성의 촉매제가 되었다고 하며

3. <긍정의 배신>은 자본주의와 공생관계를 맺고 있는 긍정 이데올로기(Mindfulness 포함?)의 문제점을 폭로한 글.

<건강의 배신>에는 사회학자, 인류학자, 여성학자들의 실제 연구사례가 풍부하게 인용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

"죽어 있는 세상 속에서 죽는 것, 은유적으로 말해 죽어 가는 별만이 비추고 있는 사막 위에 뼈가 바래지도록 남겨지는 것과, 우리 인간 외에 작인을 지닌 생명으로 들끓는, 그리고 적어도 무한한 가능성이 소용돌이치는 진짜 세상 속에서 죽는 것은 분명히 완전 다른 일이다. 우리 가운데 이 살아 있는 세상을 일별한 사람들(아마도 우리 대부분)에게, 약물에 의존하든 안 하든, 종교가 있건 없건 간에, 죽음은 어두운 심연으로의 두렵고 급격한 이행이라기보다, 계속되는 생명을 끌어아는 과정에 더 가깝다 (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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