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을 위한 몸부림 - 삶의 최적화를 위한 1년간의 처절한 실험
칼 세데르스트룀.앙드레 스파이서 지음, 임지연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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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건강 신드롬』을 읽고, 우선 나르시스트적 케미가 독특한 젊은 학자들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저자 칼 세데르스트룀과 앙드레 스파이서가 자기계발을 종용하는 사회적 흐름을 맹렬히 비판한 탓에, 이들이 몸소 "자기계발" 강령을 1년간 실천 후 썼다는 『자기계발을 위한 몸부림』을 바로 구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스포일 당하기 전에 영화 "기생충"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새벽에 극장 찾았듯, 이 책을 최대한 빨리 다 읽어버렸다. 2016년의 1월부터 12월까지, 각 월마다 '칼'과 '앙드레'가 실천했다는 "자기계발" 항목의 스포일 당하지 않기 위해. 



책 읽는 중간에, 그리고 다 읽은 후에 이 두 학자의 TED 강연을 보니 해석이 달라진다. 실은 전작 『건강 신드롬 』과 달리, 『자기계발을 위한 몸부림』은 전혀 전혀 아카데믹하지 않고, 거의 블로그 설사 수준의 유쾌한 이야기가 쏟아진다. 내세운 제목의 키워드는 "Self-Improvement"이지만, 감춰진 부제는 "두 남자, 칼과 앙드레의 밀당"으로 보인다. 이들의 관계가 삐걱거림에 따라 매월 진행되는 프로젝트간의 유기적 연결 고리라든지, 아우를 수 있는 큰 질문이 희미해져간다. 1달만에 spirituality경험하기,1달안에 아카데믹 저서 원고 완결해서 출판사에 넘기기, 1달안에 외국어 마스터하기, 1달안에 몸 만들기, 1달안에 외모 성형 등등...


https://www.youtube.com/watch?v=UDqCltzkzPQ



실은 이 엉뚱한 프로젝트의 강력한 주도자는 Carl이다. Andre는 야심가인 Carl의 푸쉬를 받아 자책감과 책임감을 쥐어 짜가며 이 프로젝트를 끌고 간다. 중간에 둘이 관계회복을 위한 테라피를 받기도 하고, 자신들의 문제를 파악하기도 하지만, 봉합된 상처일지라도 상처는 상처이다.

위 TED강연에서 Carl은 대본을 짜서 미리 철저히 외우고 예행연습을 하자 했으나, Andre는 설렁설렁 대사를 외워서 2번이나 자기 차례를 놓쳤다고 Carl이 분통을 터트리는 부분이 『자기계발을 위한 몸부림』에 등장한다. 스테이지 박 비한이드 스토리를 파악하고나서, 이 TED 강연자들의 몸짓사인과 대사를 보면 흥미롭다.


일반인이야 저술을 통한 인기를 위해서 이런 엉뚱한 짓에 시간과 돈을 쏟아부을 수 있겠지만 경영대 교수들이 뭐이 아쉬워서? 게다가 이들은 자기계발 산업에 그토록 비판적이었으면서도 어느덧 자기계발 산업의 소비자이자 조합원처럼 그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는 듯한 인상도 풍기지 않는가? 분명 이 책 많이 팔렸을 것이다. 이런 류의 책들이 이미 많이 나와 있다지만, 대중은 지식엘리트가 자기계발 쾌락 최대화 프로젝트를 이유로 성인용품 상점을 들락이며 자신의 마스**이션 과정을 비디오테이핑하는 묘사에 묘한 우월감을 느낄 테니까. 

이 책만 따로 두고 본다면야 "(자기계발을 위한) 몸부림"의 구체적 증언을 본 셈이지만, 만약 연구였다면 연구자로서의 윤리의식 및 방법론에서 많은 문제가 제기된다. 재기발랄하고 (특히 Carl의 경우, 자기계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소설 원고를 완성했을 만큼 글 솜씨가 좋다) 자신만만한 이 두 젊은 학자의 책들을 더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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