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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의 탄생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위대한 모험
송동훈 지음 / 시공사 / 2019년 4월
평점 :
스페인, 무적함대, 이사벨 여왕과 콜럼버스, 포르투갈, 항해왕 엔리케.
낱낱이 흩어진 단어로만 "대항해 시대"를 기억한다. 잘 몰라도, 사는데 특별히 지장은 없었으나 가렵다. 궁금해서. 어찌하여 유럽이 세계사를 정복과 탐험의 역사로 쓰게 되었는지? 교과서에 등장하는 "위대한" 인물들을 실로 어떻게 평가해야할지? 마침 『대항해 시대의 탄생: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위대한 모험』은 유럽이 주역이 된 대탐험과 정복의 역사를 소개한다니 읽었다. 의외로 저자는 역사학자나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니었다. 전직 신문기자이자 현직 "문명탐험가(책날개 저자 소개 참고)"인 송동훈이다. 하지만 『대항해 시대의 탄생』에 실린 많은 사진 자료가 그가 직접 현지에서 찍은 사진이라니, 여행가로서의 그 경험의 폭을 짐작할 수 있겠다. 송동훈은 이 책을 저술하며 방대한 역사책과 자료를 탐독했으리라. 덕분에 『대항해 시대의 탄생』을 다 읽고 난 지금, 15~17세기 세계지도가 다르게 보인다.
송동훈 저자는 "신세계 지식향연 인문학 특강"에서 ‘엔히크의 사그레스 600주년 대항해시대 열리다’라는 주제로대한민국의 20대들에게 강연하고 있다. 즉, 『대항해 시대의 탄생』은 애초부터,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 이들에게 역사적 포부와 개척정신을 심어주기 위한 의도로 집필되었다. 따라서 이 책 곳곳에서는 "흥하면 반드시 망한다. 역사는 돌고돈다. 준비하는 자에게 역사의 키는 주어진다" 뉘앙스의 문장이 등장한다. 다시 말해, 『대항해 시대의 탄생』은 단순히 특정 시대 역사의 주인공들에게 스팟라이트를 몰아주는 책이 아니라, 영광과 몰락이라는 역사의 거대한 흐름도 보여줌으로써 '미리 준비하고, 대범하게 내다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대항해 시대의 탄생』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은 이베리아 반도에서의 유대인과 무슬림 대학살의 흑역사와 모리스코( morisco: 카톨릭으로 개종한 이슬람교도) 추방이 스페인의 몰락위기를 어떻게 가속했는지였다. "타집단"으로 규정된 이들을 차별하고 배제함으로써 사회는 활력을 잃고, 되레 분열한다. '번영'은 매년 열리는 황금향이 아니다. 밭 토질이 나빠져서 아예 열매가 맺히지 않을 수도, 불타버릴 수도 있는 황금향 나무. 347페이지짜이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 의미심장하다.
대항해시대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배들이 바다와 시대를 갈랐듯이 오느날 미국의 우주선들은 우주와 시대를 가르고 있다. 우주 시대를 개척하는 선두 주자들이 인류의 역사를 이끌어갈 것이다.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어디 서게 될까? 우리 대한민국은 어디에 서 있어야 할까?
『대항해 시대의 탄생』 34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