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The Rotters
문명이 붕괴되어 소수만 살아남을 수 있으니, 자급자족 공동체를 미리 연습하자는 취지의 실험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딜런 에반스를 포함 이 실험 지원자들은 문명의 혜택이 제로에 가까운 공동체를 이상향으로 꿈꾸면서, 자급자족 채소가 부족하면 매주 대형 마트에서 사 오고 각종 이국적인 향신료를 선반에 늘어놓고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특히 딜런 에반스는 공동체를 이끌 지도자로서의 자질도 현격히 부족한 와중에 우울과 망상이라는 정신질환까지 앓고 있어 공동체의 구심은커녕 우울의 수렁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공동체에서 정기적으로 탈출함으로써 도리어 다시 이 공동체로 돌아갈 버틸 힘을 재충전한다. 예를 들어, 자급자족 공동체에서는 따뜻한 물로 목욕하기가 어려운데 딜런 에반스는 여자친구 핑계로 주말마다 온수, 전기 다 들어오는 오두막집에서 쉰다.
결과야 뻔하다. 실험의 창시자가 제 발로 정신 병원에 진료받으러 갈 정도로 흔들리는데 18개월 예상한 프로젝트가 끝까지 순항할 리가 없다. 결국 딜런 에반스는 정신병원 입원을 핑계로 자연스레 이 실험에서 하차하였는데, 『유토피아 실험』 참가자 중 일부는 이후에도 남아 "피닉스(불사조) 실험"이라는 명칭으로 이 프로젝트를 더 지속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