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떼! 김 써르 - 다정 김규현의 히말라야의 꿈 1 다정 김규현의 히말라야의 꿈 1
김규현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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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마스떼! 김 써르(Namaste! Kim Sir)』의 부제는 "다정 김규현의 히말라야의 꿈1"이다. 저자 김 써르, 김규현은 칠순을 넘긴 나이가 무색하게, 『네팔의 역사와 문화산책』 와 『티베트와의 인연, 4반세기』도 근간 준비 중이다. 나마스떼! 김 써르』만해도 330여 페이지 분량인데, 그 왕성한 창작욕구는 어디에서 나온걸까? 속된 말로 역맛살이 대단해서 젊어서부터 티베트와 친숙했고 여생을 네팔에서 보내는 저자의 경험세계가 이야기 거리를 풍성하게 해주기 때문이리라고 추측해본다. 더 근원적으로는 그가 아내를 떠나보내며 바뀐 에너지 덕분이라고 상상해 본다. 저자는 네팔에 미술 선생님, 그러니까 김 써르(김 선생님)으로 봉사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말한다. 


내 한평생을 돌아보니 그런대로 열심히 살았다고는 하지만, 그 세월들은 어찌 보면 지극히 이기적인 삶이었다... (중략)... 이제는 남은 여생이라도 내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나아가 그들의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 살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결기가 가슴속 깊숙한 곳에 들어차기 시작했다. (본문 77쪽)  

 

다정 김규현은 헌신 어린 봉사를 향한 결의라고 정리하지만, 나마스떼! 김 써르』는 이 작가의 마음에 여전히 인연 동심원의 잔물결이 쉼 없이 파동침을 드러낸다.  아내를 향한 그리움과 추억을 정리한 1부,  ‘영원한 이별 그리고 비우고 떠나기’를 읽다 보면 '애잔'하다고밖에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독자의 마음에 올라온다. 자신을 취재하러 온 띠동갑 여기자와 결혼, 손수 지은 집 '수리재'에서의 신혼과 가정확대기, 하지만 아내에게 찾아온 병마, 꿈을 펼치지 못하고 하늘로 떠난 아내 유품 중 발견한 창작노트. 남편 김규현은 문학가를 꿈꿨던 아내 노력을 뒤늦게(재능은 진작에) 발견하고 정성을 담아 출간해냈대. 이렇게 1부에서 독자는 마치 김규현 저자가 상주로 있는 장례식에 경건한 마음으로 조문온 기분을 느낀다.


나마스떼! 김 써르』본문에서

2부부터 저자는 더 아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자신이 미술 선생님으로 몸담은 네팔 비렌탄띠 마을의 '스리 비렌탄띠 세컨더리 휴먼스쿨'과 그 학생들 이야기부터, 산악인이라면 특히 좋아할 안나뿌르나 트레킹 이야기, 네팔의 종교와 먹거리 문화를 소개한다. 아마도 저자 자신과 "글로벌콘텐츠" 출판사 편집자가 많은 내용을 덜어냈겠지만, 김규현의 경험세계가 워낙 폭넓고 깊기 때문에 이야기는 방사형으로 뻗어 나간다.  네팔을 아끼는 반semi내부자로서 뼈가 든 충고도 하고, 네팔과 한국과의 여러 연계(지원, 문화교류 등)에 대해 구체적 소개를 하며 향후의 소통 채널을 열어주는 일도 한다.

저자 김규현은 어떤 이들을 독자로 상상하며 글을 썼던 것일까? 1부에서는 아내 추모행사에 자리를 함께 해준 이들을 상세히 언급하고, 2부에서는 이례적으로 긴 지면을 할애하여 '세칸더리 휴먼스쿨' 염소 후원자의 실명과 기관명을 빼곡하게 적고 있다. 마찬가지로 3부에서는 안나뿌르나 트레킹을 계획한 이들을 위한 여행 코스를 상세하게 제시한다. 마치 김규현의 일기, 가까운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등반 떠나려는 후배에게 전하는 쪽지글, 네팔 현지문화 전문가로서의 에세이를 동시에 섞어놓은 글을 읽는 듯하다.

염소 기증자 명단

나마스떼! 김 써르』는, 다른 어떤 네팔 안내서와도 차별되는 개성으로 네팔을 소개하리라는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랬다. 김규현이라는 영혼과 발이 자유로운 구도자, 의미의 여행자, 그 만의 렌즈로 세상을 걸러 보여주기에 이 책은 충분히 그 기대를 충족시킨다. 끝으로 본문의 몇 문장을 옮겨 적는다. 다정 김규현 선생 덕분에 처음 듣게 된 '옴 Aum,' 뭘까? 궁금타.


히말라야는 분명 인간의 영역 밖이다. 그것은 히말라야의 깊이 모를 경이로움 앞에 마주서 본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인하는 바일 것이다. 그 앞에 서면 '옴 (Aum)'이라는 신비로운 파장이 자신도 모르게 전율같이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155쪽).

신령스러운 기운이 감도는 산 밑에 서면 우리는 두려움과 함꼐 안온함도, 마치 모태에 다시 들어가 앉아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160쪽).

몇몇, 이미 그렇게 되기로 운명지어진 사람들은 그 부름소리를 듣고 성스러운 것에 대한 열망이 가슴속 깊은 곳에서 일어남을 꺠달아 그 영감의 근원지를 찾아 길을 떠나게 된다. 자연에 이어진 보이지 않는 끈을 자신의 영혼에 잇기 위하여,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자아를 찾아 순례의 길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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