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집 보기 대작전 푸른숲 새싹 도서관 31
정연철 지음, 유설화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근두근 집 보기 대작전



아무리 독후감의 ABC를 잘 모르는 꼬마라지만,  『두근두근 집보기 대작전』이 "너무 재미있어서" 세번이나 읽었다고 자랑하는 꼬마의 독후감답지 않네요. 이 사랑스러운 그림책의 핵심은 '엄마가 마트 간 사이 집을 보는 두 남매' 이야기인데, 독후감을 읽어보니 꼬마 입장에서는 집에 찾아온 고릴라, 코끼리, 늑대 아저씨가 못생겨서 불만인가 봅니다. 독후감이, 온통 찾아 온 불청객(?)의 외모에 대한 코멘트로 가득하네요. 역시, 꼬마들의 엉뚱함이란 문학자습서 인쇄판이라도 된듯 그림책을 해석하는 어른의 둔감함과는 차원이 다르네요. 
한 번 읽더니, 재밌다고 또 읽고, 다음 날 또 친구들에게 자랑한다고 아예 집밖으로 외출시킨 그림책 『두근두근 집보기 대작전』의 설정은 "늑대와 일곱마리 아기 염소"와 비슷합니다. 배경이 21세기 한국 사회 아파트로 바뀌었다는 점이 크게 다르고요흰 밀가루 손에 뒤집어 쓴 늑대 대신에, 학습지 아주머니, 택배 아저씨 등 현실감 있는 인물이 등장한다는 점도 다릅니다.


쌍둥이 남매 유리와 재리에게 어려운 미션이 떨어졌어요. 계란 사러 엄마가 슈퍼마켓 다녀오실 동안, 집을 봐야 하는데 글쎄 엄마께서는 "아무에게도 문 열어 주지 말라"시지 뭐예요. "네"라고 대답을 했어도 쌍둥이 꼬마는 집보는 일이 걱정되어 심장까지 콩콩 뛰는 걸 느낄 지경이었지요. 꼬마들의 걱정하는 마음을 읽은 걸까요? 오늘따라 왜 이리 초인종 눌러대는 사람이 많은지, 게다가 왜 다들 "문 열어 달라"고 하는지 재리와 유리가 바빠집니다. 
 동네 통장인 펭귄 아줌마, 공부하라고 권하는 학습지 아줌마, 방역하러 온 기린 아저씨, 우유배달 악어 아저씨, 예수님 믿으라고 전도하는 호랑이 할아버지, 자장면 배달해온 고릴라 아저씨와, 층간소음을 항의하며 올라온 아랫층 하마 아줌마까지. 정말이지 오늘따라 왜 이리 손님이 많은 걸까요? "더운데 물 한 컵만 달라"는 악어 아저씨의 부탁도 거절하고 꿋꿋하게 현관문을 지켰지만 왠지 지쳐갑니다. 



"아무에게도 문 열어주지 말라"는 엄마의 지시를 어찌나 충실하게 지켰던지, 유리와 재리는 결국 '엄마로 추정되는' 인물이 문 열어 달래도 꼭꼭 문을 닫고 지켰다지요. 똘똘한 쌍동이 꼬마들의 미션이 성공하나싶던 찰라, 밖에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문을 엽니다! 무서워진 꼬마들은 이불 속으로 쏘옥! 상상만 해도 귀여운 장면이네요. 
결국, 엄마는 사오신 계란으로 쌍둥이 남매에게 팬케이크를 만들어주시고, 집보기 대작전에 성공한 꼬마들은 쾌재를 부르며 으쓱해한답니다. 잠시라도 엄마와 떨어지면 불안해지지만, 때론 용감하게 혼자 집을 봐야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는 꼬마들이 읽으면 푸욱 빠져들 그림책이었어요.  『두근두근 집보기 대작전』은, 어른 없이 주체적으로 상황 판단해야 할 상황에서 꼬마들이 의외로 현명한 결정을 하고,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꼬마독자들에게 일깨워주며 어깨 으쓱 시켜줄 책이네요. 
아 참, 옥의 티가 있답니다. 눈 매서운 꼬마가 발견했어요. 엄마가 현관으로 들어오면서 사자 흉내 내다가 계란 한 판이 다 쏟아져 깨졌는데 어떻게 팬케이크를 저렇게 많이 만들 수 있냐고 묻네요. 귀여워서 또 웃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