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일에 남다른 열정과 사명을 지속적으로 보이는 보기 드문 젊은 학자.
직함보다도 후학 가르치는 일이 좋아서 학교에 계속 남고 싶어하는 학자. 좋아하는 이 친구랑 대화하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이론 외 실기 수업을 하다보면, 학생들이 빤히 자기 얼굴만 쳐다보고 있어 당황스럽다고. 그 시선은 본디, 교수자가 전수하고자 하는 실기 테크닉을 보여주는 손끝에 가 있어야하건만. 교수자는 열정을 다해 가르쳐주는 순간, 수강생들은 스마트폰에 지식 수집중 업무를 맞춰놓고 교수자의 눈썹 수를 헤아린다.....
어짜피 스마트폰 동영상 반복재생하면 걱정 없는지라 그 순간 배움에는 열중하지 않아도 학점에 영향이 적다는 계산일까?
이론 수업을 해도 노트 필기 하는 친구가 적다고도 한다. 손글씨 노트쓰기를 통해 흩뿌려지듯 날리는 지식을 종이위에 구조화하는 것이 얼마나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던가? 그거. 이제 잘 안한다고 한다. 스마트폰으로 교수자의 PPT찍어가면 되니까.
이 에피소드를 들으면서 2/3 정도 읽다만, <전문가와 강적들>을 다시 찾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판 부제는 "나도 너만큼 알아," 영어 원제는 "전문가의 죽음 The Death of Expertise"
예전엔 명강의가 있다하면 다른 대학으로 청강을 가장한 도강 다니기도 했는데, 이젠 유트브가 있잖아. 동영상이 있잖아. 전문적 지식은 특정 상황, 특정 시공간에서만 접하고 흐를 수 있는 전유의 대상이 아니라 공유의 대상. 저자 톰 니콜슨은 SNS 상에서 '인기'라는 권위를 얻어 유통되는 지식이 전문가성의 의미를 폄하한다고 다소 감정적인 반응을 드러내는 듯 했는데.....다시 읽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