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육아의 사회학 - 스스로 ‘정상, 평균, 보통’이라 여기는 대한민국 부모에게 던지는 불편한 메시지
오찬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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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육아의 사회학


오늘이 그날이다. 계속 기다렸던 강연일. 도서관에 가면 청소년 서가에서도, 유아동서가에서도 성인들 서가에서도 '대출중'이기에 찾아보기 어려운 화제작들(『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 갔을까?』,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진격의 대학교』 등 다수)의 저자. 오찬호 박사의 강연이 10월 29일 오늘 마포에서 열린다. 정작 나는 사정이 생겨 참석하지 못하고 아쉬운 마음에 리뷰만 끄적이고 있다. 




어느 순간 박사님, 교수님 보다는 '작가'로 더 많이 불리는 것 같더니 『결혼과 육아의 사회학』에서도 '오작가'라는 명칭이 등장하고, 네이버 인물 검색을 해보면 오찬호는 사회학자가 아닌 '작가'로 소개된다. 대한민국 많은 지식인들이 (비밀리에라도) 동경하는 그 이름 '유작가'의 위상에는 아직 닿기, 멀고 멀더라도 '오작가'라 불릴만하다. 참으로 부지런한 분이다. 12년차(?) 강사로서 전국구로 직접 뛰는 발 움직임으로도 부지런하고, 가사분담을 하면서도 집필을 위해 오롯한 자기 시간을 확보하는 시간 활용면에서도 부지런하고, 사회 비판의 날을 늘 시퍼렇게 유지하는 지적인 노력에도 부지런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감탄하면서도 여전히 궁금해진다. '사회학자'가 아닌 '오작가'로 naver인물사전에 등록되고, 또 그 호칭으로 불리는 것이 사회학자로서의 그에게 어떤 자유를 허여할지 혹은 역으로 족쇄가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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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블로거가 오찬호를 '믿고 보는 작가'라며 강한 신뢰를 보내던데, 사회학 전공 유무는 물론이거니와 사회문제 관심과 참여도의 정도와 상관 없이 오찬호의 책들이 잘 팔리고 많이 읽히는 이유는 '사이다의 시원함' 때문이 아닐까 싶더라. '다 뻔히 알고 있었지만, 뭐 굳이 이야기해....'싶은 걸 뻥뻥 터뜨리는데, 대게의 경우 힘없고 눌린자들의 입장에서 비꼬는 목소리로 얘기한다. '저런 걸 시시콜콜 이야기 해도 괜찮은거야?'싶게 솔직하게도 얘기한다. 예를 들어, 전작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에서는 자신의 특강 강의료를 떼어간 대학교수를 아슬아슬하게 고발하더니 이번 『결혼과 육아의 사회학』에서는 학생부 업그레이드를 위해 '학교에서 밀어주는 엘리트 학생'의 부모와 교사가 짜고치는 특강 퍼포먼스를 세세히 묘사한다. 



그렇다면  『결혼과 육아의 사회학』에서는 오찬호표 사이다가 어느 지점에서 펑펑 기포를 터뜨렸을까? 아직 사회학 전도사로서의 오찬호의 전작을 접하지 못한 독자가 오찬호를 첫 소개팅하는 것이라면 다소 당황할 수 있다. 그는 성공적인 결혼과 육아비법을 설파하려는 것도, 2018년 한국사회 결혼과 육아를 통계자료 곁들여 권위있게 해독해내려는 것도 아니니까. 그보다는 『결혼과 육아의 사회학』은 까대기. 보다 고상한 말로는 비판하기가 주 목적인 책이니까. 오찬호는 아빠로서, 생계형 노동에서 자유롭지 못한 도시 거주민으로서 자신의 삶과 주변 지인의 삶, 무엇보다 그가 전국구 강의하며 만나온 다양한 유형과 연령의 사람들에게 수집한 결혼, 비혼, 출산, 육아의 스케치를 시도한다. 한마디로 자본주의에 대한 체념과 순응이 만들어낸 결혼출산-육아의 일그러진 자화상”(12쪽) 그리기를 목표로 설정한 것이다. 그의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다. ž 대부분의 사람들이 2018년 한국 사회에서 저출산과 육아를 둘러싼 문제를 사회문제로서 인식은 하되, 일상의 개인적 실천 차원에서는 여전히 수동적으로 자본주의에 최적화된성공 가능한 아이 키우기’에 올인하게 된다. 그 결과 아보니 어쩔 수 없다면서 일상적 민주주의를 포기한 대가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몫이다경쟁을 정당화할수록 차별과 혐오는 면죄부를 얻고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은 여전히 부유한다. (9)”
책장을 넘길수록, 오찬호표 비딱하게 보기, 신자유주의 시대 개인을 자기계발 혹은 자기생존에 목매다는 지상과제를 게임의 맥락도 모르게 눈가리개하고 수행하는 다수를 측은하게 보면서도 그 게임판위에서 챙길 것 다 챙겨가는 얌체 소수에 대한 욱함이 느껴진다. 오늘 7시 마포에 가야만하는데....아쉽다. 그의 육성으로 들어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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