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추석은 '간소화'를 국민 최우선 선결과제인양, 뉴스에서건 SNS댓글에서건 '우리 조상은 차례상에 전을 안 올렸다'식의 문구를 유난히 많이 볼 수 있었다. 거주공간과 친족관계의 변화 양상에 맞게 차례의 세부사항들도 바뀌어야한다고는 생각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간소화 열풍'이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급하게 만들어짐을 느꼈다. 심지어는 jtbc 뉴스에서도 "가가례전시를 소개할 정도. 




사실, 정작 지난 추석 때는 이 전시가 열리는 '아름지기'사옥을 주차 문제 때문에 그냥 지나쳐왔는데 작정하고 다시 가보았다. 아름지기 재단에서는 1년에 1회 기획 전시를 여는데, 이번 2018 아름지기 기획전시 '가가례家家禮: 집집마다 다른 제례의 풍경'展는 11월 2일까지 계속된다. 입장료는 없지만 일단 입장하면 우아한 미소로 환대해주는 큐레이터분의 친절과 전시실 내부에서 도움을 주는 큐레이터의 박학다식에 유쾌해진다. 시간만 넉넉했다면 박학다식 큐레이터 분께 더 많이 묻고 배웠을 텐데. 아래 사진 속 차례상에서, 닭의 배를 하늘로 향하게 놓은 까닭을 그분께 처음 들었다. 닭은 날개가 있어 날아가려는 속성이 있으니 뒤집어 놓았다고 한다. 21세기 한국 사회 차례상에는 '산적'이 올라가는데, 우리 조상들이 최고로 치는 고기는 생소기였다고 한다. 


퇴계 이황 종가 불천위 제사상이라고 한다. 생전 퇴계 선생은 "기름에 튀긴 과자와 같이 사치스러운 제물은 사용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셔서 유과 등의 한과류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2층과 3층에서는 현대식 제사상을 볼 수 있다. 격식과 품위는 살리되 친환경적(사용하는 그릇의 수를 최소화)이면서도 실용적 (차례 후 바로 뷔페상차림으로 전환)이도록 제사상을 재창조해냈다.  아래 사진처럼 커다란 하나의 그릇에 여러 음식을 넉넉히 동시에 담는 것이 특징이다. 이 상차림 맘에 드는데, 일단 이렇게 상을 올리려면 제기부터 싸악 바꾸어야한다는 게 함정! 


가가례 전시에서 예를 들며 추천하는 제기들은 다음과 같다. 1인제사상 용 제기는 황동으로 제작했다한다. 은수저 세트는 예쁘지만 고가이긴하다. 



21세기 한국 사회의 가장 보편적 주거공간이라하여도 과언이 아닌 아파트. "가가례" 전시에서는 아파트에 적합한 현대 제사상을 제안한다. 테이블이 높은 점이 가장 맘에 든다!



아름지기 재단 사옥은 아름다운 한옥 건축물인데다가 볓도 많이 받는다. 머무르고 싶은 공간이다. '가가례家家禮: 집집마다 다른 제례의 풍경'展 보러 한번들 찾아보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