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래빗 전집
베아트릭스 포터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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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래빗 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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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하지 않는 육아 베테랑도 많을 것입니다. 편견일까 조심스럽지만 말씀드려보자면, 어린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어 주면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는 꼴입니다. 광속 회전하는 팽이와 번쩍 번쩍 광선검에 열광하는 친구들은 피터 래빗과 그 친구들의 여유롭고 부드러운 몸동작을 기다려줄 여유가 남아 나지 않습니다. 21세기 스펙테클, 마블 시리즈에 비한다면 클라이맥스조차 무척 밋밋한 스토리에도 감흥 느끼기 어렵습니다. 일단 마블 시리즈와 번쩍번쩍 섬광이 보이는 영상물에 온 신경이 동요하는 이들에게 "피터 래빗"의 아날로그 정서는 먹히기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장하고 싶습니다. 가급적 피터래빗 시리즈는 꼬꼬마, 그러니까 영유아 시절부터 접해주라고.

전  그 자신이 피터래빗 전집과 성장했기에 자녀들까지 피터래빗의 친구로 맺어준 지인 덕분에 일찍 피터래빗의 세계에 초대 받았습니다. 나른함, 부드러움, 따사로움, 자연스러움....피터 래빗 시리즈의 매력에 빠진 저는 원서 혹은 번역본으로 한권씩 사 모으고 보드북 전집까지 구매했지요. 그런데 한 권에 그  컬렉션을 담아낸 책이 있다기에 눈이 번쩍, 반가웠습니다. 민음사에서 베아트릭스 포터(Beatrix Potter, 1866-1943)의 피터래빗을 『 피터래빗 전집 』, 한 권에 담아 주었네요. 두꺼운 양장본 표지도 매력적인데 그 두께가 상당합니다. 700여 페이지에 이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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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 년 넘게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베아트릭스 포터의 작품은 16년에 걸쳐 스물 세권의 시리즈로 출간되었습니다.  그 동안 전 세계 1억 부 이상, 30개 언어로 출간되었다고 하니, 과연 그림책계의  지존이자 영국 국민이 자부심을 가질만한 캐릭터가 아닐 수 없네요. 지금에야 피터래빗은 세계 어느 나라 도서관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베아트릭가 초판 낼 당시 많은 출판사가 그 원고를 거절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지요? 
피터 래빗을 사랑하다보면 자연히, 그 창조자인 베아트릭스 포터에 관심을 가지게 될 터인데요 그녀는 영국 상류층 가정의 외동딸로서 그림 그리고 자연 관찰하는 아름다운 취미를 계속 포기하지 않았다하네요. 학위만 없을 뿐이지, 왠만한 식물학자, 곤충학자보다 더욱 자연의 숨결을 잘 들을 수 있고 시인처럼 포착해낼 수 있었던 그녀. 그녀가 말년에 어떤 멋진 기여를 이 세상에 했는지 궁금한 독자는 꼭 그녀의 전기를 찾아 읽어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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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터래빗 전집 』에는 그 유명한 피터는 물론, 다람쥐 넛킨, 고슴도치 티기 윙클 아주머니, 아기 돼지 피글링 블랜드, 오리 제미마 퍼들덕, 아기 고양이 톰 키튼, 여우 토드, 생쥐 토마시안 티틀마우스 아주머니,  겁 없는 사고뭉치 벤자민 버니, 개구리 제레미 피셔 아저씨, 심술쟁이 생쥐 엄지손가락 톰과 훙카뭉카 등 베아트릭스가 어린이들의 친구로 불러온 많은 동물들이 등장한답니다. 이미 대중화된 에피소드도 있고, 새롭게 접해보는 이야기도 있어요. 하루에 다 읽을 욕심은 접고 손이 가는 대로 에피소드를 한 두개씩 읽어나가며 천천히 피터 래빗의 세계에 젖어드는 방식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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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트릭스는 동물을 통해, 따뜻한 가정과 가족의 이미지를 많이 보여주고 있어요. 아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 엄마가 꼬마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차려주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것 역시 베아트릭스의 소박하고 따뜻한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이겠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이들이, 베아트릭스 포터가 후손에게 남겨준 이 아름답고 따뜻한 세계를 이해하고 사랑해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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