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전쟁 - 양자 역학과 물리학의 미래를 둘러싼 위대한 과학 논쟁 사이언스 클래식 19
레너드 서스킨드 지음, 이종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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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의 세계는 참으로 흥미롭다. 특히, 우주에 대해서는. 우주는 끝없이 넓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아니, 우리가 그곳을 'space(공간)'이라고 부를지 애매한 곳이 바로 우주다. 우주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너무나 신비하며 그 중 현대 과학으로 밝혀낼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블랙홀도 예외는 아니다. 블랙홀은 화이트홀과 더불어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되고 있다. 『블랙홀 전쟁』은 그것에 대한 책이다. 단지 논쟁을 한 사람이 특별할 뿐. 

 이 책의 주인공은 저자 자신인 레너드 서스킨드이지만, 동시에 스티븐 호킹과 토프트이기도 하다. 대립 구도는 '레너드 서스킨드·토프트 ↔ 스티븐 호킹'이다. 하지만 이 지적 전쟁은 나아가 블랙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했던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를 비롯한 모든 과학자들까지 관련된 문제였다. 승리한 자의 주장은 과학사를 바꾸는 일이 되는 셈이었다(하기야 과학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언제나 추측이 난무하니까, 그것 역시 하나의 역사라 볼 수 있다).  

 사실 이 전쟁은 30년 전 스티븐 호킹이 젊었던 시절부터 있었던 일이다. 이들의 치열한 논쟁은 어디까지나 과학적 논쟁이다. 그래서 『블랙홀 전쟁』은 나를 비롯한 일반인들, 그러니까 비과학자들(사실 과학자들 중에서도 이들의 주장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에게는 무척 어려운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저자는 그것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결국 스티븐 호킹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이 30년간의 논쟁은 과학사의 새로운 원동력이 되었으며 앞으로 있을 수많은 과학적 논쟁의 시작이기도 했다.  

 사이언스클래식, 말 그대로 품위 있는 과학의 고전들만 모아놓은 알찬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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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과학 - 뇌과학이 밝혀낸 의사 결정의 비밀
리드 몬터규 지음, 박중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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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삶은 항상 선택으로 가득 차 있다. 때로는 그 선택이 옳은 선택일 수도 있고, 옳지 않은 선택일 수도 있다. 그리고 어떤 선택이 누군가의 삶을 살리거나 죽인다. 이처럼 선택은 우리 삶에 있어서 항상 존재하는 동반자와도 같다. 그런데 이 '선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예를 들어, 책을 살 때도 이 책을 살 것인가, 저 책을 살 것인가, 라고 우리는 선택에 앞서서 갈등하는데 여기서 우리는 다섯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이 책을 사거나, 저 책을 사거나, 이도 저도 아닌 다른 책을 사거나, 둘 다 사거나, 아예 사지 않거나. 이것은 모두 '나'의 선택이기 나름이다. 『선택의 과학』은 리드 몬터규의 저작이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이다. 그런데 마음에 걸린 게 바로 추천사다. 우선, 저자의 역량을 그 외모를 보고 판단한 것, 그리고 '리드 몬터규'적인 작품이라고 이 작품을 소개한 것. 아니, 그런 표현은 적어도 국내에 명함 한 번 내민 작가에게 맞는 표현 아닌가? 왜, 그의 책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리드 몬터규'적인 작품이라고 말하는 것인가? 이런 생각에 책을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책 내용도 쉽지 않았고 말이다. 

 나는 항상 인간의 선택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궁금해 했다. 그래서 이 책이 나온 것에 놀라웠다. 그리고 나는 그 선택이 '뇌'에서 온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이미 『뇌는 답을 알고 있다』와 『심플렉서티』와 같은 뇌과학 도서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에 이 작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그래, 뭐, 나쁘진 않았다. 한데 내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내 기대를 채우지 못했고, 저자 자신만의 이야기로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에 4점을 준 까닭은 몇몇 흥미로운 사례들도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인간의 삶은 단순한 선택과 복잡한 선택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곧 '선택'과 '결정' 그리고 '그것의 실천'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선택의 과학』에선 후자에 대해 언급되진 않는다. 그것이 아쉬웠다.  

 이 리뷰에서 이런 표현을 쓰겠다, 이런 말을 하겠다고 '선택'하는 것도 나다. 그런 점에서 최소한 이 책의 가치만큼은 인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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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스푼 - 주기율표에 얽힌 광기와 사랑, 그리고 세계사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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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주변에는 많은 생물들과 사물들이 있다. 그리고 그 생물들과 사물들은 각기 다른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한 마디로 우리 주변은 원소로 가득 찼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생물들과 사물들의 수가 많은 만큼, 원소는 그 종류도 성질도 다른데,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바로 '주기율표'이다. 이 주기율표는 멘델레예프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대의 주기율표는 모즐리의 것을 차용하고 있다. 『사라진 스푼』은 주기율표의 탄생에 얽힌 과학의 역사, 그리고 주기율표 속의 원소에 담긴 인간사를 다루고 있다. 

 저자 샘 킨은 2010년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과학자이다. 그는 500쪽이라는 긴 과학, 역사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그리고 이해가 쉽게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많은 신문들이 그에 대해 극찬하였고 이제 우리나라의 차례다. 나도 학교에서 주기율표를 배운 적이 있지만, 『사라진 스푼』처럼 주기율표에 대해 이렇게 풍성한 이야기를 전개할 줄은 몰랐다. 그것은 내 기대 이상이었고 이 과학책이 말 그대로 "이야기책"이라는 사실을 인식했다. 비록 이 속에는 어려운 과학 용어들도 많이 등장하고 낯선 원소도 등장하지만 샘 킨은 능숙한 솜씨로 그것을 풀어낸다.

 과학의 역사는 우리 상상과는 달리 피와 논쟁으로 가득 차 있다.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주장했을 때, 그는 종교와 맞서 화형을 당할 뻔했으며,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했을 때, 과학과 종교 간의 논쟁이 극에 달했다. 주기율표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실 이 주기율표는 아직도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저자 샘 킨은 그 논쟁을 조금이라도 잠재우기 위해 이 책을 쓴 것 같다. 과학 시간에 배웠던 딱딱한 '주기율표' 이야기가 아닌, '주기율표'를 중심으로 한 흥미로운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바로 이 책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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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
브렌다 매독스 지음, 김종건 옮김 / 어문학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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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조이스의 아내에 대해 아는 것은 곧, '율리시스'를 비롯한 조이스의 작품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그들의 인간적인 이야기들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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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 / 돌베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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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고 굵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그 말은 바로 이 책에 적합하다. 분노하라. 이 책은 '책'이라기보다는 '팜플릿'에 가깝다. 책 자체의 부피도 80쪽이라는 매우 짧은 양이지만 실제로 인터뷰와 후기, 생애 등을 제외한 '본문'은 30쪽 내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읽는 이에 따라 가볍게 읽을 수도 있는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이 책이 출간되었을 당시 불과 7개월만에 2백만 부를 돌파했으며 93세의 노장인 저자 스테판 에셀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외침을 높이 알리며 전세계를 '분노 신드롬'에 몰아넣고 있다. 도대체 그 힘은 어디서 왔을까? 

 '레지스탕스'는 '저항하다'라는 뜻의 'resister'의 명사형이다. 이 레지스탕스는 저자가 몸담았던 시기 중 하나인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맞선 단체였다. 그리고 이 단체의 주요 구성원은 바로 청년들이었다. 어린 시절엔 문인인 어머니으로부터, 청년 시절 철학자 사르트르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아온 그 역시 레지스탕스의 일원이었고, 거기에 참여하다가(앙가주망) 나치군에게 고문까지 받기도 한다. 

 이렇게 세월을 거쳐가며 숙성된 저자의 정신은 『분노하라』 속에 압축적이고 간결하게 담겨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전혀 어렵지 않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분노하라! 그리고 참여하라!" 좀 더 깊이 있게 들어가보자면, 저자가 외치고 있는 대상은 바로 오늘날의 청년들이며 이 썩어빠진 현실에 분노(또는 분개)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분노에서 멈추지 말고 레지스탕스, 앙가주망 정신을 되살리라는 것이다. 어떻게 현실에 참여한단 말인가? 바로 프랑스를, 아니 전세계를 이끌 수 있는 지도자에게 투표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무관심이야말로 최악의 태도다"라며 다시 한 번 분노와 저항이 필연적임을 역설했다. 

 짧지만 인상적인 책이었다. 왜, 이렇게 짧은 책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는지 이해된다. 비록 나이는 100세를 바라보고, 곧 죽을지도 몰라, 일종의 유언이 될 책일 수도 있겠으나, 적어도, 지금은 우린 분노해야 한다. 그리고 그 현실을 바꾸기 위해 직접 참여해야 한다. 보편적인 주장을 담고 있느라 저자의 삶이나 구체적인 사례 등은 본문에 나타나 있지 않다. 한국어판 『분노하라』는 이를 위해 저자의 생애, 옮긴이의 후기, 그리고 저자와의 인터뷰를 담았다. 이로써 이 팜플릿은 비로소 책이 된 것이다. 하나의 신드롬을 낳은, 위대한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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