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 2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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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삼총사』가 국내에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말로만 듣던 고전을 제대로 된 번역으로 만날 수 있어서 마음은 기대에 부풀었다. 매혹적인 디자인의 고급 양장본을 보니, 그것을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솟구쳐올랐다. 마침내 두 권으로 된 『삼총사』가 내게로 오게 되었다. 그리고 당장 읽어보았다. 최근에 본 영화 <삼총사>와 비교 해볼까 하던 참으로. 그러나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는 영화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말해두겠다.

 

 역시, 삼총사다.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 그리고 다르타냥이 벌이는 자유롭고 유쾌한, 그러나 치밀하고 신중한 모험은 명확하고 빠르게 진행된다. 단연코 모험소설의 고전이라 할 만하다. 국제적으로, 정치적으로 가장 음모가 많고 위험한 시기에서, 왕보다 더 강력한 권력을 가졌던 추기경의 적이 된다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삼총사, 그리고 다르타냥은 그 위기를 함께 극복했다. 또한, 이 소설 속에 등장인물은 각각의 특성을 갖추면서도 그 시대의 흐름에 따라간다. 즉, 리슐리외 추기경을 비롯해 국왕 루이 13세, 버킹엄 공작, 프랑스의 왕비 안과 같은 역사상의 실존 인물과 밀레디 드 윈터(윈터 백작부인), 삼총사, 다르타냥, 트레빌 씨와 같은 허구의 인물(어쩌면 허구가 아닐지도 모른다)을 적절히 섞어내어 뒤마 최고의 걸작이 탄생한 것이다. 

 

 1000쪽이라는 만만치 않은 분량과 복잡하게 얽힌 당시의 정치상황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질리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우선, '이야기'의 힘을 들겠다. 소설의 줄거리를 한 마디로 요약하기는 매우 어렵다. 『삼총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아우르며 이야기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모두 담으려면 1000쪽이라는 분량으로도 부족할 지경이다. 페이지 안에 빼곡히 차 들어가 있는 정치 이야기, 모험 이야기, 그리고 연애 이야기들이 질리지 않게 번갈아가면서 등장한다. 그러니, 몰입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두 번째로, 뒤마가 창조한 '캐릭터'의 힘을 들겠다. 뒤마는 '머리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그것을 옮겨적어가는 형식으로 소설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그것을 본 독자는 혹시 '나'가 등장하지 않을까 궁금해할 것이다. 하지만 '나'가 등장하는 순간, 이 소설은 매우 지루해진다. 동시에 여러 이야기를 전개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서술자는 많은 것을 알고, 시공을 뛰어넘어 자유로이 이동해야 한다. 따라서 그렇게 하기에는 '나'라는 1인칭 시점을 사용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따라서 이름도 모르는 화자가 아토스는 어떻게, 포르토스는 어떻고, 아라미스는 어떻고........ 라고 쓸데없이 열거하지 않는다. 뒤마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동안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인물의 개성과 특성을 삽입했다. 그럼으로써 독자는 각자만의 분명한 느낌으로 인물의 개성과 성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난 이 소설의 악역인 '밀레디'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그녀는 이른바 '팜므파탈'로,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지만 그 뒤에는 감출 수 없는 욕망과 악이 숨겨져 있다. 소설이 진행되는 동안 그녀는 교묘한 말솜씨와 유혹으로 다른 사람들을 죽이거나 그 원인을 제공한다. 특히, 『삼총사』 2권에서 밀레디가 펠턴이라는 청교도를 유혹하여 탈출하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다. 


 마지막으로, 뒤마의 '전개하는 문체'를 말하겠다. 이 작품이 뛰어난 이야기와 분명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대중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는 불멸의 고전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이야기를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보내는 알렉상드르 뒤마만의 문체에 있다. 내가 영화나 뮤지컬, 그리고 아동용 동화보다 제대로 된 완역본을 읽어보라고 권하는 까닭도 그것이다. 직접 읽지 않으면 그 맛을 모른다. 유쾌하면서도 풍자적인 뒤마의 문체는 보는 내내 독자들을 자극한다. 나 역시 그랬다. 만약 뒤마의 문체가 없었다면 그럴듯한 교훈도 딱히 발견되지 않는, 한 시대에만 그칠 평범한 대중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여전히 『삼총사』는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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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이야기 -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애니 레너드 지음, 김승진 옮김 / 김영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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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소비자다. 추출자도, 생산자도 아닌, 소비자다. 우린 소비자다. 그렇기에 우린 추출된 것으로부터 생산된 `물건`1)이 유통된 매장에서 물건을 소비하고, 그것을 버린다. 하지만 우린 이 간단하고 편리한 활동의 현재 구조가 지구적으로, 그리고 인종적으로 얼마나 큰 위험을 발생시키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오로지 `소비`2)할 뿐, 나머지 네 가지 과정에는 관심도 주지 않는다. 다시 말해, 우린 기업이 TV에서 보여주는 속임수(광고)에 현혹되어 추출, 생산, 유통, 소비, 그리고 폐기에 이르는 한 물건의 일생과 그 안에 담긴 문제점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도, 해결책을 모색하려고 하지도 않는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애니 레너드의 『물건 이야기』는 쓰일 가치가 없었으리라.

 

 원래 『물건 이야기』는 20분 분량의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하는 책이다. 하지만 책은 20분 안에 요점과 전체적인 흐름만 말해야 하는 영화보다 훨씬 더 상세하고 친절하다. 환경운동가이자 한 가정의 어머니인 저자의 주장은 매우 호소력 있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 화학물이 다름 아닌 모유에 가장 짙게 농축되어 있다는 문장을 보고 엄마들은 큰 충격에 빠질 것이다. 우리가 `TV보고-일하고-쇼핑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저자가 주장할 때, 많은 아빠들이 자신들의 생활 방식에 대해 반성했을 것이다.

 

 『물건 이야기』의 핵심 주장 중 하나는, 현재 우리가 `물건`이라고 부르는 것의 일생, 즉 추출, 생산, 유통, 소비, 그리고 폐기에 이르는 과정이 모두 커다란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이것이 지구의 환경뿐만이 아니라 사람의 기본적인 권리까지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 관해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분명히 하고 있다.

 

 "나는 가는 곳마다 "왜?"라고 물으면서 점점 깊이 파고들어갔다. 왜 쓰레기더미는 그렇게 유해한가? 그 버려진 물건들에는 애초에 왜 독성물질이 들어가 있었는가? 왜 쓰레기장은 저소득층 유세인종들이 사는 곳에 많이 들어서는가? 또 공장 전체를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이 어째서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는가? 어떻게 해서 기업들은 그렇게 멀리서 물건을 만들어 옮겨오면서도 고작 몇 푼을 받고 판매할 수 있는가? 그리고 또 하나!가전제품은 왜 그렇게 빨리 망가지며, 어째서 고치는 것보다 새로 사는 쪽이 비용이 덜드는가?" - 물건 이야기, 11쪽

 

 이뿐만 아니라, 이러한 심각한 구조상의 문제로 지구는 거의 한계에 봉착하게 되었다. 지구가 한 개로는 부족하게 된 것이다. 과연 지금 상황은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물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여기서 대표적인 `물건`을 `책`으로 삼겠다).

 

 먼저 `추출`이다. 모든 물건은 지구에서 제공하는 자원 및 재료를 바탕으로 생산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그 물건은 우리가 언뜻 생각할 수 있는 재료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다른 많은 재료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종이를 만드는 데에는 나무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나무를 벨 전기톱과 기계를 만들 금속이 있어야 하고, 베어 낸 목재를 가공공장에 보낼 트럭이나 배와 같은 운송수단이 필요하며, 기계와 공장을 돌리기 위한 석유도 있어야 한다. 종이 펄프를 만들기 위해 많은 물을 써야 하며 종이의 색을 밝게 만들게 하는 화학표백제나 과산화수소와 같은 화학물질 역시 필요하다. 그리하여 종이 1톤을 만드는 데에 대략 98톤의 자원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원리로 나무와 물, 그리고 광물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자원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베어지고, 오염되고, 또 인간성을 훼손하게 만든다.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물 140리터가 소비된다는 것은 아는가? 또,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대부분이 불결한 물을 마시고 찬물로만 목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세계 한편에선 다이아몬드 때문에 내전이 일어나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있으며, `콜탄`이라는 광물을 캐기 위해 어린이들에게까지 가혹한 노동을 시키고 그 사이에 지역 여성들이 강간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러나 더운물로 목욕하고, 비교적 깨끗한 식수를 마시며, 광물로 만든 게임기로 게임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비극을 개선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그 다음은 `생산`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손길과 환경의 손상을 거치고, 어찌되었던 `추출`된 재료는 이제 그 물건의 쓰임과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공장으로 이동하는데, 여기서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충격적인 일이 벌어진다. 바로 `독성 화학물(그것도 약 10만 가지의, 대부분 인체에 유해한지 검증되지도 않은 화학물들이)`이 제품에 첨가되는 것이다. `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종이를 표백할 때 쓰이는 `염소`라는 화학물질은 1차 세계대전 당시 무기로도 쓰였다고 하니, 얼마나 유독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잉크를 만들고 인쇄기를 청소하는 데 사용되는 `톨루엔`은 공기를 오염시키고 사람의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그리고 우리가 `비닐`이라고 일컫는 `PVC`, 이것은 이 책에서 저자가 수차례 사용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 극악무도의 독성 화학물이다. 얼마나 그것을 위협적으로 생각했는지, 부록에서는 PVC의 생산과 유통과 관련된 인물에게 편지까지 썼다.

 

 자, 이리하여 물건이 완성되었다. 하지만 그 물건이 이 구조의 주체인 소비자, 곧 우리에게 전달되려면 '유통'의 과정이 필연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언뜻 생각하면 이 과정은 다른 과정에 비해 덜 환경친화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실상을 보면 우리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배나 트럭이 내뱉는 이산화탄소와 독성 물질은 물론이요, 온라인 유통 분야에서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아마존'과 '언제나 낮은 가격'을 내거는 월마트의 횡포로 동네 서점과 동네 가게는 우리 곁에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특히, 매년 엄청난 땅을 잡아먹는 월마트가 언제나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혹할 수 있는 이유는 가히 놀랍다. 다른 마트보다 항상 싼 가격을 유지하는 물건 가격의 뒤에는 하루에 5달러도 채 안되는 보수를 받으며 노예처럼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으며, 의료보험조차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월마트 내 직원들이 있다. 그리고 아이티에서 저자가 겪은 일은 독자들에게 큰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아이티 국민들의 농업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그것을 이른바 '개발' 3)이라고 칭하는 'USAID' 4)의 설명을 듣자 나는 얼마 전 강제로 비준처리된 FTA와 함께 우리나라 농민의 미래가 떠올랐다. 어느 나라든, 어느 시대든, '개인'의 힘이 점점 약해지고 '생산층'이 점점 소외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과연 나뿐일까?

 

 마침내 물건이 나에게 왔다. 소비자인, 곧 주체인 우리는 지금까지 거쳐온 추출, 생산, 유통의 과정을 통해 탄생된 물건을 '소비'하면 된다. 소비를 하려면 먼저 돈을 벌어야 한다(소비자는 곧 돈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어떤 물건이 필요한지 골라야 한다. 아, 이 과정은 필요 없다. TV를 키면 나오는 광고가 당신이 지금 무엇이 부족하며 어떤 물건을, 왜 사야 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주니까. 자, 그렇게 해서 우린 돈을 지불하고 그 물건을 샀다. 이로써 우린 우리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행복하지 않다. 심지어 만족감조차 없다. 과거, 적은 양의 그리고 작은 물건으로도 만족하고, 즐거워하고,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왜 생활 여건이 그 때보다 더 개선되고 원하는 물건을 더 질 좋게, 더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지금이 그때보다 불행하단 말인가? 이것은 미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의 이야기이다. '물건'이 만들어지는 이 구조가 존재하는 까닭은, 결국 소비자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닌가? 그런데 왜 정착 주체인 우리는 행복하지 못한단 말인가? 그렇다면 이 시스템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계속 되는가? 사람들은 새로운 물건을 사면 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그 물건을 사면 또 다른 새로운 물건이 우리를 불만족스럽게 만든다.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오면, 어제까지만 해도 미친듯이 붙들고 있었던 스마트폰을 버리고, 새 것을 산다. 그러나 여전히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 휴대전화가 나오면 또 다시 그것을 버린다. 이런 식으로 계속 새로 사고, 또 버리는데 이 구조가 어떻게 바뀌며, 또 지구는 어떻게 버틴단 말인가? 당장 바뀌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버리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한 사람당 매년 1톤 이상의 쓰레기를 버리는 오늘날, 지구는 쓰레기장이 되버리지 않을까? 이 물음 때문에 우린 '물건 이야기'의 마지막 단계, '폐기'에까지 이르렀다. 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다 쓰고 버린 물건을 태우거나, 땅에 묻어버리는 것이다. 때로는 다른 나라에 멀리 보내져서 폐기된다. 하지만 그러한 행위는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다. 매립을 하든 소각을 하든 독성 물질은 쓰레기 사이에서 스며나와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는 법이니까. 게다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매립과 소각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지 않은가. 매립을 하면 땅이 오염되고, 물이 오염되고, 또 대기가 오염된다. 소각을 하면 PVC를 비롯한 온갖 화학물질이 대기 속으로 퍼져나가 사람들의 몸 속으로, 또는 자연 속으로 파고들어가, 그 생명체를 부패시킨다. 결국 이 모든 '물건 이야기'는 인간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을 해치는 것이었다. 인간의 편리함과 생활의 영위를 위해 만들어진 물건이, 도리어 인간의 생존, 나아가 지구의 환경까지 위협하고 있다니, 얼마나 비극적인가! 마침내 저자는 부르짖는다.

 

 "이 책에서 설명한 물건의 라이프사이클을 생각해보라. 모든 쓰레기는 각각 광산에서의 추출, 삼림이나 농장에서의 수확, 공장에서의 생산, 공급망을 따라 이동하는 기나긴 여정 등을 아우르는 긴 역사를 갖고 있다. 추출과 생산과 유통에 그렇게 많은 노력을 들여놓고는 그 자원들을 땅에 파묻다니,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인가! 다시 한 번 말하겠다. 이 지구상에 있는 자원의 양은 유한하다. 우리는 그것을 다 써가고 있다. 땅속에 자원을 파묻어버리는 것은 아주 멍청한 짓이다." - 물건 이야기, 367쪽.

 

 그렇다면 모든 것의 해답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방법인 '재활용'인가? 맞는 말이다. 그것은 이 문제의 훌륭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재활용이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은 되지 못한다. 재활용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많고, 재활용 자체도 단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이 바로 '쓰레기 제로'다. 이 제도는 한 마디로 말해 추출 → 생산 → 유통 → 소비 → 폐기의 과정을 관찰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제도이다.

 

 답은 다섯 가지 과정의 일직선적인 경로를 순환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등 국민의 대표자들이 앞장 서서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환경을 생각하는 정책을 세우고 기업은 돈을 더 투자해서 좀 더 친환경적이고 인권적인 추출·생산·유통 단계를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소비자, 곧 주체인 우리 개인이 작은 일부터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부록'에도 제시되어 있듯이, 소비자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참으로 많다. 집에서는 독성 물질(특히 PVC)가 들어간 물건의 사용을 자제하고 1회용품을 최대한 사용하지 말고, 음식물 쓰레기로 퇴비를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또, 유기농 음식과 비료를 사고 에너지 사용을 줄이며 TV 코드를 끄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떨까(이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딱딱하게 방법을 제시하는 다른 책과는 달리 조금 더 인간적인 방법으로 다가간다)? 마찬가지로, 학교나 직장에서도 실천해 보자. 비록 어렵겠지만 이러한 작은 실천 하나가 조금 더 밝고 희망적인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애니 레너드는 미국의 독자들을 위해 이 책을 썼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물건 이야기』는 비단 미국의 독자들에게만 국한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곧 우리나라의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보여준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이다. 한편, 이 책에서 제시된 해결책 역시 우리나라에서도 발휘될 것이다. 그러니 결코 낙담하지 마시길! 이 세상은 작은 노력 하나로 바뀔 수 있는 법이니까.

 

 

 

 1) 물건: 이 책에서 물건은 제조된 상품, 또는 대량 생산된 제품을 뜻한다. 곧, 우리가 구매하고, 소유하고, 잃어버리고, 망가뜨리고, 새것으로 다시 사고,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개인적인 자아존중감을 그것과 헛갈리는 그런 물건들이다.

 

 2) 소비: 원래 '소비하다'를 뜻하는 'consume'에는 '파괴하다'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한 뜻으로 사용하지 않고, 단순히 '소비자들이 구매하고 사용하는 것'으로만 제한했다.

 

 3) 개발: 불행히도 개발은 흔히 화석연료 집약적이고 독성 물질이 가득하고 소비 주도적인 경제 시스템을 이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4) USAID: U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미국국제개발처)의 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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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영조의 탕평정치 - <속대전>의 편찬과 백성의 재인식 태학총서 30
김백철 지음 / 태학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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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뜨는 드라마, 하면 역시 '뿌리깊은 나무'가 아닐까? 세종의 한글 창안과 관련된 역사 드라마라는 사실은 거의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사극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시기가 바로 조선시대다. '뿌리깊은 나무'가 영상으로 보는 유쾌한 조선의 역사극이라면, 『조선후기 영조의 탕평정치』는 책으로 읽는 유쾌한 탕평정치에 관한 책이다.

 

 내가 형용사를 '유쾌한'으로 잡은 까닭은, 탕평정치의 어감 자체가 매우 유쾌하고 경쾌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전혀 낯선 단어기에 느낌이 새로웠던 것이다. 게다가 영조는 조선의 다른 임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조선후기의 정치상, 시대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조선의 임금, 영조에 대해 알게 해 준 책이었다. 여기서 '탕평정치'란 당파간의 갈등을 막기 위해 모든 사람들을 골고루 등용하여 당파를 평등하게 대우하는 정치를 말한다. 이 책이 집필된 것이 최근의 일이다(근데 표지는 무척 옛날 것 같아 .....). 그래서 저자가 요즘 국회위원의 당파싸움을 비판하고 대통령이 영조처럼 탕평정치를 실시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파싸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니까. '당'이 있는 한 '당파싸움'은 항상 존재하는 법이다. 훌륭한 지도자는 그 분열을 다시 붙이고 한 가지 목표를 내세우는 존재일 것이다.

 

 '뿌리깊은 나무'의 주인공이 세종이듯이, 이 책의 주인공은 영조다. 탕평정치는 정조도 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영조가 주인공이 되었을까? 그것은 그가 뛰어난 임금이었고, 더욱 백성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요순을 자처함은, 백성들에게 좋은 임금이 된다는 뜻이었다. 그러한 임금이 되려면 백성이 자신을 사랑하기에 앞서, 자신이 먼저 백성을 사랑해야 했다. 그 결과 영조는 정조에 걸쳐 탕평정치를 실시했으며 조선 정치사에 획을 그은 임금 중 한 사람이 되었다. 나는 그것을 기억하게 해준 이런 역사책 역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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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Re-Start Real Talking : 잉글리시 리스타트 리얼토킹 English Re-Start
Ellie Oh& Anna Yang & Tasia Kim 지음, 이다 그림 / NEWRUN(뉴런)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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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해리포터 영영한 사전』을 읽고 영어 원서 읽기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통해 영어 회화, 즉 말하기에 대해 배웠다. 제목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잉글리시 리스타트' 시리즈다. 리스타트, 다시 시작하라는 말이다. 예전에 출간된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가 은연 중에 떠오른다. 나에겐 'restart'가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것을 잊고, 다시 시작하라는 말로 들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나는, 이 책이 정말로 지금까지 내가 배워온 모든 영어에 관련된 상식들을 잊어버릴 정도로 가치가 있는 책인지 확인하기 위해 책을 펼친 것이다.

 

 삶에는 많은 상황이 있다. 영어책의 저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생활 속에 영어와 함께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매순간의 상황에 영어를 사용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습관대로, 또는 영어로 말하려 하지만 그 순간 영어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 말하지 못한다. 그래서 『리스타트 리얼토킹』은 친절하게 각 상황까지 만화로 제시하여 나의 이해를 도왔다. 그래, 각설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듣기 말하기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이 책은 나의 실생활에 영어를 끌어당겼을까? 이게 바로 이 책의 목적 아닌가?

 

 아쉽게도 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영어를 배울 때에만 조금 영어로 말하지(심지어 그 시간에서도 영어를 쓰는 경우는 극히 일부다), 실생활에서는 언제나 한국어로 말하니까. 하긴, 그렇게 해야 의사소통이 되는 거니까. 그럼 언제 쓰란 말인가? '동물농장' 영어테이프를 따라 읽을 때와 영어 배울 때를 제외하면 정말 영어 쓸 때가 없단 말인가? 아무래도 이 책을 다시 봐야겠다. 각 상황에 맞는 영어 표현을 머릿속에 각인시켜 정말 필요한 상황 때 훌륭하게 써보이겠다. 빨리 그 날이 오길 다시 한 번 나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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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영영한 사전 - 해리포터 원서가 술술 읽히는
에릭 랜덜 지음, 장계성.강윤혜 옮김 / 길벗이지톡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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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포터』 시리즈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세계를 휩쓴 21세기 최고의 대중 판타지 소설 중 하나이다. 저자인 조앤 롤링은 다른 책 없이 이 책만으로 인생이 바뀌었으며 또한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바뀌었으며, 판타지 문학사적으로도 이 작품을 모방하거나 뒤를 잇는 수많은 판타지를 만들어낸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하지만........ 한국인인 우리로서는 아무리 재미있다 한들, 번역서에 만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작은 영어로 되어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어 원서를 읽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읽어낸다 해도 단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대충 애둘러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래서 나온 책이 바로 『해리포터 영영한 사전』이다.

 

 이 책은 장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벌도 먼저 맞아야 낫다고, 단점부터 말해보겠다. 무엇보다 단점은, 이 책이 『해리포터』를 제외한 다른 문학 작품을 읽을 때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장점은 이 책에 나온 모든 단어가 『해리포터』에 나온 단어라서 그 원서를 읽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단순히 영단어만 해설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단어와 얽힌 해리포터 이야기(본문 중 일부)를 들려주기 때문에 독자들은 『해리포터』를 다시 읽는 또는 요약해서 읽는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 말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백문이 불여일견, 미리보기를 통해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 한 번 보시길. 그걸 보면 한 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팍 들 것이다. 나도 그래서 읽은 것이고.

 

 어쨌거나 이 '사전'은 해리포터라는 한 문학을 중심으로 한 '영한 사전'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특성상 가진 단점에도 불구하고 다른 영어 원서를 읽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 책은 미국에서 처음 나온 것이라서 이미 그 능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이제, 한국에서 두 눈으로 확인할 차례이다. 해리포터 매직이, 이 책을 통해 더욱 국내에 퍼지고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영어 원서를 한글 책 읽듯이 술술 읽어나갈 날이 오기를. 나도 그런 사람이 되길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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