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 - 문정희 산문집
문정희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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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왜 글을 씁니까? 저는 쓰고 싶어서 씁니다! 제가 쓴 것 같은 책들을 읽고 싶어서 씁니다. 오로지 현실을 바꾸었을 때에만 그것을 견뎌낼 수 있기 때문에 씁니다. 종이 연필 그리고 잉크 냄새를 좋아하기 때문에 씁니다.

 삶, 세계 모든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고 경이롭기 때문에 씁니다. 삶의 그 모든 아름다움과 풍부함을 단어들로 표현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씁니다. 도무지 행복할 수 없기 때문에 씁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씁니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나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쓰고, 나의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기 위해 쓰고, 세상을 바꿔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행복하게 바꾸기 위해 쓴다. 그렇다면 나에게 있어서 문학이란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공기와도 같은 존재인 듯 하다. 하지만 나는 그것의 소중함을 모른다. 마치, 취미나 특기처럼 자연스러운 것인 줄 안다. 때로 나는 육체의 피곤함 때문에 책을 읽는 정신 운동에 소홀해지곤 한다. 하지만 나는 곧 깨달았다. 독서에 몰입하느라 육체가 힘들더라도 감수해야 하는 일이 있어야 한다고.

 

 작년 이맘때인가, 『책은 도끼다』라는 책이 잠시 세상에 파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나도 책이 내 정신을 깨우는 도끼라는 말에 공감했다. 문정희 시인의 『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는 나에게 잠시 그 책을 떠올리게 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저자가 인문학자가 아닌 시인이며, '책'이라는 종합이 아닌, '문학'에 한정하여 내 삶을 깨우라고 독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하필 문학이며, 시인가? 누군가는 자기계발서에 인생이 바뀌고, 철학책에 빠져 철학자가 되고, 인문학 도서와 경제학 도서를 탐독하는 교수가 되는데 말이다. 왜 저자는 문학이 삶에 필수적인 도끼라고 표현했을까?

 

 이 책의 내용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문정희 시인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며 거기서 얻은 깨달음을 전하는 부분, 다른 하나는 여러 기행과 체험을 통해 그녀가 얻은 지혜를 말하는 부분이다. 이 에세이는 매우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마치 시처럼. 그러나 마치 시집처럼 각 장마다 새로운, 그리고 충격을 주는 이야기가 내 삶을 자극한다. 특히, 문학의 도시 아일랜드를 방문하는 장면, 그리하여 그녀가 아일랜드의 위대한 문호들을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제임스 조이스를 좋아하는 나에게 공감대를 형성시켰다. 또한, 이 책에는 문정희 시인의 시뿐 아니라 수많은 시인들의 노래가 담겨 있어, 시집을 보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시집과 희곡은 편안하게 읽는 타입인 나는, 그야말로 매 장마다 즐거움과 충격을 얻은 채 『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를 감상할 수 있었다.

 

 결국 그녀는 사진작가였다. 그녀는 이 책에서 '삶이 문학이 되는 순간'을 포착했다. 삶은 때로는 극적이고, 때로는 과장되고, 때로는 지극히 사실적이고, 떄로는 너무나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그러나 모든 문학이 그렇듯이, 삶의 순간은 우리에게 영감과 즐거움과 충격, 그리고 희망과 지혜를 가르쳐준다. 한편, 그것은 우리에게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그래, 인생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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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웨딩드레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웨딩드레스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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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셉은 이것이다. 살인자로 여겨지는 한 여자를 사랑하는 한 남자가 그 여자와 함께 하는 것. 여자는 자신이 왜 피해자를 죽였는지 알지 못하고, 나중에 가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잊으려고 한다.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는 세상이 범죄자로 지목한 자를 추적하고, 후엔 함께 한다. 이 기묘한 운명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저자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그러나 누구에게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이야기를 서스펜스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는 그것에 성공한 멋진 소설이다. 난 『알렉스』에서 보았던 놀라움과 색다름을 다시 한 번 이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목은 평범하면서도 무섭다. '웨딩드레스'라는 말에서 나는 '보통'을 보았고,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에서 '특별함'을 보았다. 일반적으로 드레스는 여자가 입으니까. 그리고 소설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남자가 입은 웨딩드레스는 그의 어머니가 입었던 낡은 구식 드레스였다. 그럼에도 '프란츠'라는 남자가 그것을 입은 까닭은 무엇일까? 그리고 왜 프란츠는 '소피'라는 여성과 함께 했을까? 소피는 도망자이다. 일어나 보니 동생 레오가 목 졸라 죽어 있었고, 그녀는 순식간에 도망자로 전락한다. 그녀가 세상의 감시와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주하는 장면은 영화처럼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이윽고, 작가는 속도를 늦추어 소피의 심리를 파고든다. '마리안 르블랑'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이전의 삶을 잊어야만 하는 그녀의 슬픔을.

 

 그리고 프란츠. 그는 소피를 감시하기 위해 '임무'를 시작했지만 약 2년 간의 추적 끝에 얻은 결론은 "내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소피의 특별한 행동을 기록하기 위해 일기를 썼지만, 사실 그것은 그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 비밀 일기장이었다. 결국 소피의 연인 뱅상이 죽자, 그 빈자리를 프란츠가 대신하고, 두 사람은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것은 프란츠만의 짝사랑이었던 것 같다. 소피는 이미 '절대 알고 싶지 않는 세상'에 발을 들인 몸이니까,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벗어나려고 하니까. 결국 맞지 않는 사랑의 동거, 그 결과는 비참한 마무리일 뿐이다. 나는 프란츠가 왜 웨딩드레스를 입을 수밖에 없었는지 깨닫자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동시에 이 책이 너무나 섬뜩하고도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물의 심리를 끝까지 파고드는 전개, 그리고 결과를 알 수 없는 전개.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그 종착점은 '죽음'이라는 것. 아니, 작가는 이렇다. 범죄와, 사람의 죽음과, 그로 인해 얻은 타인의 새로운 삶. 그래, 희망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해피 엔딩이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얻게 되었으니까. 두 번의. 전자는 불운의 길이었으나, 후자는 행복의 길이니, 이제 소피는 웨딩드레스를 입지 않고도 새로운 나날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도망자가 아닌, 인간으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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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 스완네 집 쪽으로 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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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이 위대한 서사시가 어떻게 재탄생되었는지 눈 크게 뜨고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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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바라따 1 - 1장 태동: 신과 아수라와 인간과 영물들의 탄생 마하바라따 1
위야사 지음, 박경숙 옮김 / 새물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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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 위대한 서사시가 세상에 나왔으니. 이제 읽는 일만 남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감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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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동물원]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굿바이 동물원 - 제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태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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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의 말이 맞았다.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을 먹고 난 기분이랄까. 처음부터 끝까지 놓을 수 없는 유머의 뒤에는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 담겨 있었다. 나는 이 재미있는 소설이 '소설'이길 바랄 뿐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작가가 만들어 놓은 공간인 '세렝게티 동물원'은 틀에 박힌 일상이라는 우리 안에 갇혀 있는 나의 감옥처럼 보인다(참고로 '세렝게티'란 탄자니아 북서부에 있는 넓은 초원이며, 인간의 손길이 닫지 않는 야생의 세계를 의미한다). 동물들을 가둬놓기 위한 동물원에 인간이 갇혀 있다니, 참으로 역설적이지 않은가!

 

 『굿바이 동물원』의 주인공은 네 사람이다. 회사에서 잘린 이후 각종 잡일(봉투 붙이기나, 마늘 까기 등)을 하다가 '돼지엄마'의 권유로 세렝게티 동물원에 들어가게 된 '나(김영수)', 본명은 '영희'이며 9급 공무원 시험을 보기 위해 동물원 일을 겸행하는 '앤', 가족에게 버림받고 다시 취직하려는 '조풍년', 그리고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해 동물원에 들어가게 된 남파 간첩(!) '만딩고'. 이들은 고릴라의 탈을 쓰고 한 우리에서 만났다. 아마도 이 소설에서 가장 섬뜩하고도 흥미로운 설정은 이것이 아닐까 싶다. 진짜 동물보다 더 동물 같은 인간의 모습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안 들킬까'라는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은 살기 위해 발악해야 하니까.

 

 딜레마는 이것이다. 나는 우리 밖에서 동물들을 구경하며 노는 사람인가, 아니면 살기 위해 동물의 탈을 쓰고 사람들에게 놀이감이 되어야 하는 사람인가? 전자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편이고, 후자는 열악하다. 하지만 그것말고도 더 큰 차이점이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유형에 속하는 사람은 '자유로운 사람'인 반면, 두 번째 유형에 속하는 사람은 '속박된 사람'이다. 그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탈출'할 수밖에 없다. 놀랍게도, 그 탈출 방법은 만딩고처럼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다. 작품 중간에 네 마리 고릴라에게 소생이라는 외판원이 찾아오는데 이 사람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이(작가처럼), 태연하게 그들에게 콩고 이주를 권한다. 그리고 만딩고는 그것을 받아들인다. 우리가 보기에는 너무나 황당한 말인데도. 왜 만딩고는 그렇게 '인간 탈출 선언'을 했던 것일까?

 

 이 소설의 가장 큰 역설은, 어쩌면 정말 때려치우고 싶은 현실일지도 모른다. 영수, 앤, 조풍년, 만딩고, 그리고 영수의 아내와 운동 도중 만난 송 과장까지, 모두 각자의 사연이 있지만 그 사연이 탄생한 까닭은 물질만능주의와 차별로 가득한 이 세상이었다. 현실이 너무나 괴롭기에, 그러나 포기할 수 없기에 동물원에서 노예처럼 일하더라도, 그것을 참아야 했던 것이다. 그들이 원했던 것, 아니 우리 모두가 원했던 것은 단 두 가지였다. 행복과 자유. 아니, 궁극적으로, 행복을. 어떤 방식으로든 행복하라. 이것이야말로 저자 강태식이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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