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2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역시 김진명이다. 그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서부터 『고구려』까지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항상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와 그것을 극복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것은 그의 첫 베스트셀러가 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독자적인 핵무기를 가지고 싶었던 박정희 대통령과 물리학자 이용후 박사의 욕망이 빚어낸 슬프고도 아름다운 교향곡....... 그리고 거룩한 용서. 작가의 작품을 잊을 수 없게 하는 요소였다.

 

 왜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는데 기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더 발전한 남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가? 남북한의 안보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음모론적 생각이다. 더구나 소설처럼 우리나라의 이름을 빛낼 정도로 뛰어난 물리학자가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 호기심이 증폭되었을 것이다. 저자 역시 그 생각을 했을 것이고 그는 이 소재와 자신의 신념을 더하면 정말 재미있고 감동을 주는 소설을 탄생시킬 수 있으리라 확신했을 것이다. 그 결과가 바로 이 책이다. 오래 전부터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책이고, 김진명의 이름과 그의 문제의식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기에 이 작품을 읽지 않고서는 '김진명'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양에 겁을 먹고 김진명의 작품 중 가장 마지막으로 읽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읽는 김진명의 첫 번째 작품은 한편으로 새로웠다. 모든 작품마다 깔려 있는 문제 의식이 때로는 식상할 수도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김진명의 첫 번째 소설이면서도 문제의 종결점을 찍는 마지막 작품 같다. 작가가 자신의 소설 속에서 주로 다루었던 소재들이 모두 여기 담겨 있다. 음모론, 대통령, 대한민국의 슬픈 역사,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 그리고 한 인물의 동분서주까지....... 1000쪽에 가까운 분량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 흘러가게 해준 장본인들이었다. 특히 주인공이 아예 배제되었다시피 했던 마지막 부분은 충격적인 시나리오였다. 실제로 일본이 독도를 침공하고 우리나라의 산업 단지를 파괴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핵이 없다는 가정 하에,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그저 지켜만 보고 있을 경우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김진명은 소설을 읽는 독자에게 이렇게 묻고 있다. 과연 그 상황에서 우린 '거룩한 용서'가 가능할까?

 

 거룩한 용서. 그 깊은 뜻을 알게 되었다. 이용후 박사는 일본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우리나라를 침공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알면서도 핵폭탄을 일본에게 투하하는 비극을 낳게 하지는 않았다. '거룩한 용서'를 통해 일본 스스로가 돌이키기를 바랬던 것이다. 과연 현실에서도 일본은 뉘우칠까? 우리가 용서를 한다면 일본은 모든 역사 왜곡을 원래대로 바로잡을까? 그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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